[힐링 골프]라이가 어떻게 되죠?
골프를 하면서 자주 듣는 말 중에 ‘Drive for show, putt for dough’라는 것이 있습니다.
드라이버는 쇼이고, 퍼트는 돈이라는 의미로 골프에서 퍼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인데, 300야드 장타를 구사해도 3야드 퍼팅에 실패하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죠.
저도 그렇습니다만, 드라이버가 오락가락하고 그린에 올리거나 깃대에 붙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보니, 연습을 해도 주로 샷에 치중하게 되고, 퍼팅은 그날의 운에 맡기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골프 문화에서는 그린에 올라간 후에도 플레이어가 하는 일은 캐디가 닦아주고 놓아준 볼에 어드레스해서 퍼팅하는 정도가 고작이고, 직접 퍼팅 라인을 살피거나 공을 플레이스하는 과정이 생략되다 보니 퍼팅 자체가 대수롭지 않아 보여서 퍼팅 연습을 게을리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각설하고, 캐디가 친절하게 놓아준 대로 어드레스를 들어가면서 그래도 한번 확인은 합니다. ‘여기 라이가 어떻게 되죠?’ 혹은 ‘라이를 얼마나 봐야 해요?’라고요. 참 이상한 질문인데도, 캐디분들은 다 알아듣고 ‘오른쪽 보세요’, ‘왼쪽 홀 하나정도 보세요’라고 답해주십니다(저 같으면 ‘라이 좋~습니다’, ‘별로 중요한 거 아니니까 잠깐만 보세요’라고 대답할텐데요)
흔히 혼동하는 단어 중에 라이(Lie)와 라인(Line)이 있습니다.
라이(Lie)는 말 그대로 ‘공이 놓인 상태’를 말합니다. 따라서 ‘라이가 좋다, 라이가 나쁘다’로 말할 수 있는데, 이것도 페어웨이나 러프, 벙커 등에서 샷을 할때 쓰는 말입니다(물론, ‘그린의 잔디상태가 온전치 않거나 하면 그린에서도 라이가 나쁠 수 있지 않느냐?’라고 물으신다면! 고개를 떨구고 ‘네...’ 해야겠죠)
위의 경우, 대부분은 라인(Line) 혹은 브레이크(Break)를 묻는 말입니다. 그럴 때는 퍼팅을 했을 때 공이 굴러가는 선을 의미하는 ‘라인(Line)’, 공이 휘어지는 지점이나 휘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브레이크(Break)'를 사용해 표현해야 합니다. 따라서 ‘라인(Line)이 어떻게 되죠?’ 내지는 ‘브레이크(Break)를 얼마나 봐야 하죠?’라고 묻는 것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또는 두 단어를 모두 사용하여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브레이크가 있는 라인입니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공을 띄워서 멀리 보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몸 전체를 사용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퍼팅,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드라이브 샷이 슬라이스(Slice) 나는 것도 마음 아픈데, 퍼팅마저 슬라이스(Slice) 쳐서 몇 번에 끊어가는 슬픔만은 피해보고 싶습니다.
글/ 임한섭 SBS골프 캐스터
SBS골프 임한섭 캐스터는 골프언어, 경기 및 골프에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힐링 골프]라는 코너를 통해 골프마니아들의 바른 골프 언어 습관과 문화를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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