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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콧대 높은 갤러리? 패트런(patron)!

SBS Golf 동민준
입력2012.04.05 09:17
수정2012.04.05 09:17

[SBS Golf 동민준 기자]

회원을 동반하지 않으면 라운드는 물론 골프장 출입도 허가되지 않을 정도로 폐쇄적인 오거스타의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갤러리가 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마스터스의 갤러리는 '후원자'라는 뜻의 패트런(patron)으로 불립니다. 약 4만명에 달하는 패트런은 평생 관람이 보장되고 사망자가 생겨야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넘어간다고 합니다. 1972년부터는 대기자 접수도 중단되었고 결원 보충을 위해 일시적으로 접수를 재개 했으나 바로 마감되었다고 하네요.

주최측은 패트런에게 판매한 티켓과 대회 기념품의 수익, TV중계권료로 대회를 치르고 선수들의 상금을 지불합니다. 타이틀 스폰서도 없는 '비상업주의' 덕분에 대회는 권위를 얻었고, 패트런은 '후원자'라는 명예를 얻었습니다.

마스터스에서는 휴대전화와 카메라 반입도 철저히 금지됩니다. 이를 본떠 작년 '최경주 CJ인비테이셔널'에서도 캠페인을 벌였었죠. 패트런은 뛰어다닐 수도 없고, 플래카드를 펼칠수도 없고, 코스에서 선수에게 사인을 요구하지도 못합니다. 다른 골프 대회에서는 흔한 풍경이지만, 진행요원이 들고 있는 '조용히(Be Quiet)'란 팻말도 볼 수 없습니다.

얼마전까지는 전반 9홀에 대해서는 TV중계도 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직접 대회장을 찾은 패트런이 TV시청자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특별 대우 때문입니다.



이는 미국 스포츠계의 독특하면서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제도인 '블랙 아웃 룰'의 일종입니다.

NFL(미국프로풋볼)에서는 경기가 시작되기 72시간 전까지 입장권이 매진되지 않으면, 경기장을 중심으로 반경 75마일(약120km, 서울에서 세종시 거리) 이내에서는 로컬 TV의 경기 중계가 금지된다고 합니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경기를 즐기고 싶다면 경기장을 찾으라'는 것이죠. 매진이 되어 티켓을 구하지 못하는 팬들에게 비로소 TV를 통해 서비스하겠다는 것입이다.
매 시즌 팀별로 단 16경기만 치르는 NFL의 자부심과 티켓 판매 파워에 대한 대단한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전세계 어느 곳과 견주어 보아도 스포츠를 관람하기 편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입장권 정도의 가격이면 케이블-위성-IPTV는 물론 인터넷과 스마트폰까지 스크린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전세계 주요 스포츠 중계를 손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 스포츠를 사랑한다면 올 봄에는 경기장에서 현장의 생생한 감동을 경험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이번주 마스터스 중계는 TV로 시청하시고, 다음 주에 개막하는 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은 현장에서 즐기세요.

<SBS골프 마스터스 중계 방송시간>
1R 4/6(금) 04:00-08:30
2R 4/7(토) 04:00-08:30
3R 4/8(일) 04:00-08:00 SBS 동시생중계
FR 4/9(월) 02:40-08:30 SBS 동시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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