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발끈] ‘조용한 카리스마’ 정연주, “롱런의 해피엔딩 꿈꾼다”
SBS Golf 이향구
입력2016.09.21 10:37
수정2016.09.21 10:37
“딸을 바랬던 연주 아버지 때문에 연주의 탄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쁜 일이었고 연주가 자라면서 곧 연주의 말이 집안의 법이나 마찬가지가 되었죠.”
7살 위인 오빠와 늦둥이로 태어난 정연주는 남 부러울 것이 없이 소위 말하는 온실속의 화초처럼 건드리면 깨질까 보면 닿을 까 애지중지하는 부모님의 사랑과 주변의 관심을 받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스포츠 선수가 되리라고 꿈에도 계획이 없었다고 했다.
“ 유독 아빠를 잘 따랐던 연주가 아빠와 골프장을 드나들면서 처음으로 골프라는 스포츠를 접하게 되었던거 같아요.” 정연주 선수의 어머니 김숙희 씨의 말이다.
“ 운동선수는 무게가 있어야 한다는 연주 아빠의 생각 때문에 애 아빠는 연주를 엄하게 다루기 시작했죠. 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아무리 힘든 일 있어도 독하고 강하게 견뎌내야 하는 체력과 인내심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어린 연주에게 일부러 혹독한 미션을 주곤 했죠.”
아버지에 받은 미션은 체력 운동으로 매일 윗몸 일으키기 250개, 푸쉬 업 150개, 매일 아침 연습장 7km(왕복 14km) 뛰어갔다가 뛰어오기, 저녁 연습을 끝내고 5km 달리기 등이었다고 한다.
“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연주 또한 고분고분 아빠의 미션을 받아서 우직히 다 하더라구요. 안쓰러우면서도 연주의 끈기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정연주는 그 당시를 회상하면서 너무 힘들어서 ‘못할 것같다’ 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 올랐었다고 덧붙인다.
“ 매 시합마다 사실 많이 긴장하고 있는데 웃지 않으면 약간은 차갑게 보일 정도라고 하시더라구요. 포커페이스를 일부러 하는 것은 아닌데 집중하다보니 그런 표정이 저절로 나오는 것 같아요. 불안하고 급해질 때면 스스로 느끼기 때문에 이를 컨트롤하고 차분하게 플레이하려고 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 노력하거든요.”
이러한 자기 컨트롤을 통한 내공 때문인지 프로 데뷔 후 정연주는 여러 대회를 통해서 침착함과 승부근성, 특유의 대범함으로 2011년 태영배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을 거두는 등 톱 10에 6차례 이름을 올리면서 신인상을 탔고, 상금랭킹 5위에 올랐다.
화려한 프로데뷔 신고식을 치룬 정연주는 그 이후 여러번 상위권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우승컵을 들어올리지는 못했다. 그리고 아마추어 시절부터 갖고 있던 일본여자골프투어에 진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골프를 해보고도 싶었고, 나 스스로를 시험해보고 싶어서 일본무대에 도전하게됐다.”
본격적으로 2014년에 일본 투어를 시작한 정연주는 일본 무대에 적응해나가기 시작했다.
“ 일본은 포대그린이고, 사이즈도 작다보니까, 숏게임을 많이 하게 됐다. 그리고 리커버리 샷에 대한 연습도 많이 하게 됐다. 일본 무대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고, 흥에 겨웠다.”
그리고 일본무대로 간지 2년만에 다시 KLPGA 무대에 선 정연주는 “동료선수들도 있고, 즐거웠다. 선수층이 두터워 져서 많이 놀랐다. 나에게도 자극이 됐다” 고 말했다.
올 시즌 정연주는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준우승과 BMW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4위를 기록하며 점차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리고 남은 대회에 대한 각오로 전했다.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할 생각이다. 우승은 늘 값진 것이니까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성적이 나도록 매 대회에 임해 올 시즌 만족스러운 성적으로 마무리 하고 싶다.”
(SBS골프 이향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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