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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자 스포톡] 과유불급(過猶不及), 응원 문화 속 금기

SBS Golf 이향구
입력2017.06.28 10:49
수정2018.01.16 13:48

오늘, 당신이 골프장에서 좋아하는 선수를 위해 했던 응원이 그 선수를 곤란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아시는가? 한 선수에 대한 과도한 응원이 같이 플레이하는 상대 선수에게는 부담스럽거나 두려움이 되어 클레임을 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코스에서 좋아하는 선수를 위해 응원을 어떻게 해야 하며, 또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것일까?

골프 관전 에티켓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졌다. 핸드폰이 대중화하면서 가장 큰 문제는 소음이었다. 벨이나 진동 소리 때문에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경기위원들과 관계자들은 ‘핸드폰 좀 꺼주세요’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을 정도였다.

이후에 디지털 카메라와 핸드폰에 카메라가 장착되어 나오자 갤러리는 선수의 모습을 담기 위해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타이거 우즈도 어드레스 하던 중 갤러리의 카메라 플래시와 셔터 소리 때문에 풀고 ‘카메라 좀 치워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것도 자주. 또 여성 골프 인구나 가족 단위 갤러리가 증가하면서 이른바 ‘킬힐(12cm이상의 굽)’로 불리는 구두를 신고 코스에 나와 코스를 손상하거나,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선수들의 샷을 방해하는 상황도 맞고 있다.      

관전 에티켓에서 최근에 회자되는 것은 ‘단체 응원’이다. 이전의 핸드폰이나 디지털 카메라, 킬힐처럼 시대가 변하고 또 다양한 계층이 골프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단체 응원’은 그동안 골프와는 동떨어진 문화였다. 골프가 개인 스포츠였고 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단체 응원’은 시대를 반영한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겨냥했던 팬 카페가 프로 골프 선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형성되기 시작했고 그들이 해당 스타나 연예인에게 하던 일반적인 단체 응원(단체 티셔츠를 입고, 피켓을 들거나, 크게 환호하고)을 코스에서 재현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조용한 관전’이 일반적이던 골프대회가 시끌벅적하고 또 볼거리도 많아지는 상황을 맞고 있다.  

단체 응원은 골프 활성화와 갤러리 증가라는 점에서 권장할 만하다. 선수와 가족, 스폰서 직원들로만 채워지던 썰렁했던 대회가 팬카페 회원들의 자발적인 응원으로 북적이며 온라인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해 일반인도 골프 선수 쪽으로 관심을 모으기 때문이다. 골프협회나 스폰서 입장에서도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골프는 에티켓을 중시하는 스포츠로 그동안 단체 행동으로 집단 소음을 일으키거나 선수에 대해 야유를 하지 않는 것은 ‘암묵적 합의’였다. 그러나 팬클럽 혹은 단체 응원이 속속 생겨나면서 단체 스포츠에서 행해지던 응원 문화가 골프에도 접목되었고 골프 게임의 전개와 관전 특성상 낯선 풍경을 연출하면서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도 종종 나오기도 한다.

팬클럽을 가지고 있는 한 선수의 말이다. 
“관심과 열정으로 응원을 해주는 것은 매우 감사하나 가끔은 다른 선수들이 준비하고 있는데 한 박자 늦게 단체로 파이팅이나 응원을 보낼 때면 상대 선수가 눈살을 찌푸리지는 않는지 눈치를 보게 될 때가 있습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제가 응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라면 상대 선수 팬들의 단체 응원이나 행동으로 의기소침해 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 티 샷이나 퍼팅 후에 응원하는 선수의 샷이 끝나자마자 다른 선수의 퍼팅은 아랑곳 않고  단체로 다음 홀로 이동하는 것은 응원을 받는 선수의 입장에서도 상대방에게 민망합니다.”

KLPGA에서는 오래전부터 ‘올바른 응원 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는 등 ‘계도’를 통해 선진 갤러리 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갤러리의 관전 수칙’ 총 10개 항목을 적은 부채를 나눠주는 등 ‘팬클럽이나 갤러리의 단체 응원은 대회 발전과 유치를 위한 긍정적인 모습이지만 선수가 플레이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는 안 된다’라는 입장에서 갤러리들이 에티켓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게 응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KLPGA 홍보 모델과 함께 갤러리 에티켓 캠페인 영상을 제작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KLPGA투어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들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바른 응원 문화를 만들기 위한 10가지를 제시한다.
1. 코스 내에서는 반드시 운동화나 골프화를 착용해주세요.
2. 선수가 어드레스에 들어가면 모든 동작을 멈춰주세요.
3. 모든 선수들이 홀 아웃 하기 전까지 다음 홀로의 이동을 삼가주세요.
4. 코스 내에서 휴대전화는 반드시 진동 모드로 전환하시거나 전원을 꺼주세요.
5. 관계자 이외에는 코스 내에서 카메라, 캠코더의 사용을 자제해주세요.
6. 안전을 위해서 로프 바깥쪽에서 관전해주시고 운영요원의 지시에 따라주세요.
7. 쓰레기 및 담배꽁초는 코스 내 아무 곳에나 버리지 마시고 지정된 장소에 버려주세요.
8. 어린이를 동반한 분은 각별히 유의해주세요.
9. 선수들이 훌륭한 기량을 보였을 때는 박수로 답해주세요.
10. 비록 응원하는 선수가 아니더라도 야유를 보내는 것은 삼가주세요. 

(SBS골프 이향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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