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우, '닮은꼴 오뚝이' 박찬호에게 감명받은 사연
오뚝이 인생끼리는 통하는 게 있었다.
한화 1번타자 강동우(38)는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오뚝이 선수다. 1998년 삼성의 1번타자로 혜성처럼 등장했으나 그해 플레이오프에서 당한 불의의 부상으로 태극마크 꿈이 좌절되고 오랜 기간 재활을 해야 했다. 부상을 극복하고 재활에 성공한 뒤에도 3차례 트레이드와 보란듯 재기라는 우여곡절을 이어갔다.
이제는 한화에 없어서는 안 될 '부동의 1번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데뷔 후 처음 2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그는 "2억원의 연봉을 이 나이에 처음 받았다. 더 빨리 받을 수 있었는데 이런저런 우여곡절과 아쉬움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오뚝이 인생'에 비유하며 박찬호(39) 이야기를 꺼냈다.
한화 선수단은 지난 3일 대전 우송대학교에서 단합대회를 가졌다. 강동우도 이 자리에서 박찬호를 만났다. 그는 "1998년 부상을 당하지 않고 방콕 아시안게임에 나갔다면 찬호형과 더 빨리 인연이 닿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박찬호와 만남을 뜻깊게 생각했다.
이 자리에서 박찬호는 선수들에게 자신이 걸어온 야구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했다. 강동우는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배울게 많더라.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팀 모든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였다"고 떠올렸다.
강동우의 귀를 사로 잡은 대목은 박찬호에게 시련으로 기억되는 텍사스 시절이었다. 박찬호는 대박 FA를 터뜨리고 화려하게 텍사스에 입단했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먹튀 논란에 휩싸이며 깊은 좌절을 맛봤다. 텍사스의 원망을 받은 채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하지만 박찬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야구에 매달렸고 당당히 중간계투로 재기했다.
박찬호 맞은편에서 이야기를 경청한 강동우는 "찬호형이 스스로를 오뚝이 인생이라 했다.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을 많이 했다. 나도 부상과 재활, 트레이드 등으로 어려운 시기가 많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야구를 하고 있다. 찬호형은 미국에서도 온갖 어려움을 극복해냈다. 상당히 감명 깊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강동우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직접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투수와 타자로 포지션도 다르고 지금 이 나이에 기술적으로 뭘 배우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여러모로 배울 게 많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닮은꼴 오뚝이 인생으로서 강한 동질감을 느낀 것이다.
국내 복귀와 함께 박찬호는 한화 팀내 최고참이 됐다. 그러나 아직 한국야구 문화는 잘 모른다. 다음 가는 최고참 강동우가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다. '오뚝이' 야구인생으로 닮아있는 한화의 투타 최고참들이 지난 4년간 가을잔치에 오르지 못하며 쓰러져있는 한화를 보란듯 일으켜 세울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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