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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아스널, 벵거 감독 '경질론' 까지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2.01.18 17:58
수정2012.01.18 17:58

[SBS ESPN 이은혜 기자] 박주영도 위기지만, 벵거 감독도 위기다.

난국에 빠진 아스널이 지금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아르센 벵거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경질론이 고개를 들었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의 스티븐 하워드 스포츠전문 기자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벵거의 끝을 생각해야 할 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아스널의 위기를 총체적으로 진단했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박주영의 출전여부가 당장 피부로 체감하는 문제지만 현재 아스널이 처한 상황은, 축구종가의 거너스 팬들에게는 더 심각한 문제라는 진단이다.
 
 
아스널은 16일 열린 리그 21라운드 스완지 시티전서 최하위권 팀에게 2-3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3일 치러진 리그 20라운드 풀럼전에서도 1-2 역전패를 기록한 터였다. 리그 2연패다. 복귀한 레전드 티에리 앙리가 부린 '마법'도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처럼 금방 벗겨졌다.
 
시즌이 중반을 넘긴 1월 18일 현재 아스널은 승점 36점으로 리그 5위에 올라있다. 6위 뉴캐슬에는 승점 36점 동률에 골득실 차로 앞서 있을 뿐이며, 7위 리버풀도 승점 35점으로 대동소이한 상황이다. 반면 승점 40점으로 4위에 올라있는 첼시와는 승점 3점 이상 차이가 난다.
 
아스널을 흔들고 있는 가장 심각한 공포는 2011/2012 시즌을 4위권 내로 마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 당장 리그 4위까지에게 주어지는 다음 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날아간다. 하워드 기자는 "아스널이 챔스 진출에 실패할 경우 반 페르시를 비롯 주요 선수들의 팀 이탈이 자명하다. 정상급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챔스에서 뛰기 위해 팀을 이적할 경우, 누가 그것을 막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96년 아스널의 지휘봉을 잡은 벵거 감독은 2005년까지 리그 최정상권 자리를 고수했다. 2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그러나 감독은 클럽이 현 에미리츠 스타디움을 건설하는 비용으로 긴축재정을 실시하면서 점차 위기상황을 맞이했다. 대형 스타플레이어들을 잡을 자금이 부족했고, 주로 유망주를 발굴해 리그 4위권 내 성적을 지켜왔다. 투자대비 고효율의 선수단 운영정책으로 그는 '교수님'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와해되기 시작한 팀 전력의 균열은 2011/2012 시즌 들어 최악의 위기를 가져오고 있는 듯 보인다. 아스널을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던 '부상악몽'도 이번 시즌에는 아직 팀을 찾아오지 않았지만 이미 전력은 그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워드 기자는 벵거 감독 시대가 끝을 맺어야 할 때가 왔다는 자신의 칼럼에서 공개적으로 차기 감독 후보군들의 이름을 공개했다. 아스널에게 충격패를 안긴 스완지 시티의 브랜든 로저스 같은 젊은 지도자들이 적임자가 될 수 있다는 것. 주제 무리뉴 감독이 첼시를 이끌 당시 첼시 유소년 팀을 맡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로저스는 벵거의 철학을 이어가면서도 아스널에 새로운 팀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노리치 시티를 이끌고 있는 폴 램버트나 사우스햄튼을 이끌고 있는 나이젤 앳킨스 같은 젊은 지도자들 역시 벵거 감독의 후계자로 거론됐다.
 
 
해당 칼럼에서 가장 크게 비판을 받은 벵거 감독의 취약점은 '혼자서 팀의 모든 전력을 관리하려 한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대목이다. 하워드 기자는 "벵거 감독의 오른팔이자 1군 코치인 보로 프리모라크만이 지금까지 감독을 지키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감독이 듣길 원하지 않는 뉴스는 결코 전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벵거 감독이 더 이상 애슐리 콜, 에마뉘엘 아데바요르, 세스크 파브레가스, 사미르 나스리 같은 선수를 찾지도, 붙잡지도 못하면서 '볼 소유'를 무기로 경기우위를 점했던 아스널의 강점은 퇴색한 지 오래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아스널의 위기가 계속될 경우 그 결과는 벵거 감독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편 하워드 기자는 지난해 말 아스널이 풀럼에 1-2 역전패를 당했을 당시에도 벵거 감독을 비판하며 박주영 영입의 실효성에 큰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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