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가 밝힌 두 가지 우승조건
롯데 자이언츠가 우승을 한 지 올해로 정확히 20년이다. 그 사이 대한민국은 4명의 대통령이 거쳐갔고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또한 1992년 한국시리즈서 시구를 했던 야구 꿈나무 김사율은 20세이브를 기록한 롯데의 마무리투수가 됐다.
그 만큼 긴 시간을 롯데 팬들은 우승만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그러한 팬들의 열망은 "20년 동안 우승 못 한건 부끄러운 일"이라는 롯데 장병수 대표이사의 신년사로 불타 올랐다. 구단 임직원부터 코칭스태프, 선수 할 것 없이 롯데에 관련된 모든 이들이 '올해는 우승'을 외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롯데는 전지훈련지에서 맹훈련을 소화하며 사이판에서 전력 담금질에 한창이다. 아침 7시 반 식사로 하루 일과가 시작해 저녁 9시가 돼야 야간 훈련까지 모든 일정이 끝나는 강행군이다. 힘든 여정이지만 롯데 선수단은 사이판 현지에서 설날을 맞아 떡국도 먹고 합동세배도 하는 등 최대한 즐거운 분위기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23일 OSEN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다들 즐거운 가운데서도 최고의 컨디션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사이판 전지훈련 현지 분위기를 전하면서 "우승을 못 한다면 아웃이라는 각오"라며 2012년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과연 롯데의 지상과제인 우승을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할까. 양 감독은 '전력 유지와 추가전력 활약'을 꼽았다.
양 감독은 "일단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선수들이 부담감을 덜 필요가 있다"면서 "만약 부담감에 잡힌다면 지난해 성적보다 떨어질 우려가 있다. 이대호, 장원준 등이 빠져 나갔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을 유지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롯데는 많은 선수들이 기량을 만개시키며 정규시즌 2위까지 올랐다. 마운드에서는 송승준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킨 가운데 포스트시즌 징크스를 날렸고 이적해 온 고원준도 제 몫을 다 했다. 또한 전준우-손아섭 두 젊은 외야수는 화끈한 타격과 파이팅 넘치는 수비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내년 시즌에도 이들이 제 몫을 해 줘야 한다는 양 감독의 바람이다.
우승을 위한 두 번째 조건으로 양 감독은 선발진에서 깜짝 스타가 나타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대 제대한 선수들 가운데 한 명이 나타나서 힘이 되어야 한다"며 "이제 연습을 며칠 안 했기 때문에 기대치를 설정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지난해 없던 전력 가운데 한 명이 두각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양 감독이 바라는 건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가 2010년 이재곤과 같이 선발진에 합류해 활약을 펼쳐주는 것이다. 양 감독은 "이상화, 최대성 등 군 제대 선수와 김성호, 김원중 등 신인, 그리고 작년 부진했던 이재곤 가운데 한 명이 튀어 나와야 팀에 활력소가 된다.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우승 가능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사이판 캠프는 성격이 기초 훈련에 가깝기에 양 감독이 바라는 깜짝 스타 후보는 연습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일본 가고시마 캠프에 돌입해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0년 만의 우승을 위한 롯데의 '동량지재'들은 지금도 볕이 내리쬐는 사이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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