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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의 결정구는 자이로볼?

SBS Sports 정진구
입력2012.01.30 09:15
수정2012.01.30 09:15

[SBS ESPN 정진구 기자] 지난 29일 넥센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김병현은 결정구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이로볼 쓰리”라고 답해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김병현이 자이로볼(Gyroball)을 던진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일종의 유머 섞인 농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군다나 ‘쓰리’라는 숫자를 붙였다는 점에서 농담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병현이 역회전 공인 싱커를 구사하는 과정에서 자이로볼을 터득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몇 년 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보스턴의 일본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자이로볼(Gyroball)을 던진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정작 마쓰자카 본인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반면 텍사스 투수였던 C.J. 윌슨은 스스로 자이로볼을 던질 수 있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윌슨은 2008년 6점대 방어율을 기록했으나 자이로볼을 익혔다고 말한 2009년 시즌 방어율이 2.81로 크게 내려갔다.

 ◇자이로볼이란?

 일본의 과학자 히메노 류타로 박사와 투수 출신의 데스카 가즈시는 '자이로볼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공동 저술한 책을 통해 이 마구를 처음 소개했다. 히메노 박사는 자이로볼의 이론을 맡았고, 데스카는 자신이 운영하는 도쿄의 피칭 학원에서 자이로볼 던지는 법을 가르치며 전파에 앞장섰다. 윌슨에게 자이로볼을 가르친 스승이 바로 데스카였다.

자이로볼은 독특한 회전이 특징이다. 자이로볼은 회전축이 공의 진행 방향과 같다. 다시 말해 소용돌이치는 듯한 '나선형 회전'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총알이 날아가는 형태를 생각하면 쉽다.

이런 자이로볼의 회전은 공기의 저항을 최소하면서 구속을 늘리고 홈플레이트까지 공이 살아서 들어간다. 또 공기의 저항이 적을수록 중력 때문에 공이 떨어지는 각도 크다. 한 마디로 스피드에 낙폭까지 겸비한 자이로볼은 이론상으로 완벽에 가까운 마구다.

◇쉽게 던질 수 없는 자이로볼

자이로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기는 쉽지 않다. 나선형으로 회전하는 자이로볼은 스크루볼과 던지는 법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립은 직구와 같고 공을 끌어당기듯이 던진다.또 일반적인 역회전공보다 손목을 바깥쪽으로 더 심하게 비틀어야 한다. 결코 던지기 쉬운 공이 아니다. 팔목, 팔꿈치, 어깨를 동시에 망가뜨릴 수도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지바롯데의 와타나베 순스케와 세이부 라이온스의 호시노 도모키 등이 자이로볼을 던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론상의 자이로볼을 100% 구현하는 수준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와타나베나 호시노의 자이로볼을 변종 슬라이더로 보고 있다.

그러나 히메노 박사와 데스카는 '자이로볼은 누구나 던질 수 있는 공'이라고 주장한다. 데스카는 “자이로볼은 상체로만 던지면 팔에 무리가 생기기 때문에 골반 주변 근육과 상체 근육이 하나의 조화를 이룰 때 쉽게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연 김병현은 자신이 말대로 올 시즌 국내 무대에서 자이로볼을 선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제공=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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