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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 "성흔아, 근육 너무 키운 것 아냐" 우려

SBS Sports
입력2012.02.28 08:43
수정2012.02.28 08:43

//img.sbs.co.kr/newsnet/espn/upload/2012/02/28/30000017665.jpg 이미지"타자에게 과도한 근육은 양날의 검과 같다. (홍)성흔이가 근육을 너무 많이 키운 것 아닌가 걱정되기도 한다".

현재까지 롯데 자이언츠의 가장 강력한 4번 타자 후보는 홍성흔(35)이다. 2010년 2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과시했던 홍성흔은 지난해 타격 밸런스가 흔들리며 6홈런에 그쳤다. 올해는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났기에 그 자리를 채워 장타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 홍성흔은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에 몰두, 근육량을 늘려 선수단 최고 몸짱으로 거듭났다. 덕분에 프리배팅에서는 연신 담장을 넘겨대는 괴력을 과시 중이다.



그렇지만 홍성흔의 근육 증량에 우려를 표명하는 시각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였던 SBS ESPN 양준혁(43) 해설위원이다. 지난 24일 롯데가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 구장을 찾은 양 위원은 홍성흔을 만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이야기를 나눴다. 양 위원은 "나는 선수생활 내내 MVP 한 번 타본 적 없다. 주로 2등에 머물렀던 만년 2인자였다"면서 "성흔이도 타격 등에서 2인자 이미지가 있지 않나. 그래서 더욱 정이 가고 남 같지 않은 후배"라고 자칫 쓴 소리가 될 수도 있었던 조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양 위원이 우려하는 건 30대 중반에 접어든 타자가 근육만 늘린다면 자칫 순발력이 떨어져 고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선수들은 어쩔 수 없이 30대가 넘어가면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그 순간 자신이 더 이상 20대의 몸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고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무조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고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양 위원은 "다만 그 방법이 결코 근육량 증가에 따른 장타형 타자 변신이 돼선 안 된다. 많은 선배들이 30대 중반이 되며 장거리 타자 변신을 선언하며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을 키웠다. 그렇지만 오히려 거의 대다수가 성적이 추락했다"고 덧붙였다.

양준혁 역시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삼성으로 복귀한 2002년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타율이 2할대로 떨어졌다. 괴물 타자라 불렸던 그의 나이도 당시 어느덧 34살, 30대 중반을 지나고 있었다. 이때 양준혁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을 키우기 보다 타격 폼 수정에 몰두했다. 수 천번의 스윙과 시행착오 끝에 그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만세 타법'이 완성됐다. 양 위원은 "만세 타법의 특징은 팔로 스윙에 있다. 젊을 때는 공에 체중을 싣어 끝까지 밀어 줘도 된다. 힘이 있기에 가능하다. 만세 타법은 마치 권투에서 잽을 날리듯 공을 빠르고 짧게 때리고 다시 방망이를 거둬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준혁은 바뀐 타격폼으로 다시 비상했다. 2003년엔 타율 3할2푼9리 33홈런으로 바로 성적이 반등했고 39세였던 2007년엔 최고령 20-20(22홈런-20도루)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 순발력은 어쩔 수 없이 떨어진다. 여기에 근육만 키우면 순발력이 더 떨어지는 결과만 올 뿐이다. 차라리 연습을 통해 배트 스피드를 키우는 게 맞다"면서 "어차피 체중을 늘리나 배트 스피드를 늘리나 공이 받는 힘은 늘어나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물리 법칙 가운데 아이작 뉴턴이 만들어 낸 가속도의 법칙인 'F=ma'가 있다. 여기서 F는 힘(Force), m은 질량(mass), a는 가속도(acceleration)를 뜻한다. 이 법칙을 타자에 적용한다면 공에 많은 힘을 싣�� 위해서는 질량을 늘리는 방법과 가속도(속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힘과 속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렇지만 30대를 넘어선 타자가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배트 스피드를 높이는 쪽이 맞다는 게 양 위원의 설명이다. 힘을 키워봐야 방망이에 공이 맞지 않아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

홍성흔은 양 위원의 조언을 새겨 들었다. 양 위원은 "성흔이가 지금까지 정말 잘 준비했다. 다만 노파심이 들어서 이야기를 한 것 뿐이다. 워낙 성실한 선수니 시즌 때까지 잘 준비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말을 맺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양 위원의 조언이 장타력 부활을 선언한 홍성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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