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 "다 내잘못. 빨리 1군 투수 볼 받고 싶다"
SBS Sports
입력2012.03.09 09:46
수정2012.03.09 09:46
LG 포수 김태군(23)에게 올 시즌은 커다란 기회로 다가올 것 같았다. 그동안 팀의 주전포수였던 조인성이 FA 자격을 얻고 SK로 이적했다. 때문에 주전포수 바통은 4년 동안 백업포수를 해온 김태군에게 자연스럽게 넘어올 것으로 보였다.
고졸 포수 2년차에 불과했던 2009시즌, 김태군은 8월부터 꾸준히 주전포수 마스크를 썼다. 어린 나이에도 절묘한 볼배합으로 상대 타자와 수 싸움을 펼쳤다. 예측할 수 없는 타이밍에 변화구를 요구했고 상대 타자는 타이밍을 빼앗긴 채 허무하게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내줬다. 타석에서 두드러진 활약은 없었지만 홈플레이트 뒤에서의 기량은 일반적인 2년차 포수에게서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예상외로 발전은 정체됐다. 정확히 말하면 더 이상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10시즌 주전포수 조인성은 28홈런을 날리며 포수 포지션 최초로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김태군에게 100타점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었고 그대로 출장기회도 줄어들었다. 지난 2시즌 동안 선발출장 횟수는 약 20번에 그쳤다.
2012시즌을 앞두고 14년 동안 안방마님으로 자리했던 조인성이 SK로 떠났다. 많은 이들이 주전포수 1순위로 김태군을 꼽았다. LG 포수 중 LG 투수의 공을 가장 많이 받아봤고 이제 겨우 23살인만큼 정체됐던 성장곡선도 다시 치솟을 가능성은 충분했다.
하지만 올 겨울 김태군에게 돌아온 결과는 전지훈련 명단 제외였다. 지난 1월에 열린 체력테스트에서 탈락해 사이판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2차 체력테스트에선 합격했지만 여전히 김태군에게 전지훈련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김태군은 8일 LG2군 소속으로 고양 원더스와 경기에서 주전포수 마스크를 썼다. 경기 후 김태군에게 아쉬웠던 올 겨울에 대해 묻자 “자만했고 스스로에게 나태했다. 생각해보니 누구를 원망할 게 아니라 그냥 내가 잘못해서 생긴 일이었다. 오히려 이제는 정신적으로 더 건강해졌다”고 웃었다. 김태군의 표정에서 아쉬움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현재 김태군은 2군 소속이다. 오는 10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귀국하지만 김태군의 1군 합류 여부는 확실치 않다. 일반적인 경우 전지훈련에 참가한 선수들이 1군 주축이 된다. 이제 김태군은 예외의 경우를 노려야 한다. 김태군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1군 진입을 노리고 있다.
“전지훈련에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국내에서 마음을 다잡고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 그냥 지금으로선 1군 투수들의 볼을 너무나 잡아보고 싶다. 시범경기에서 1군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게 목표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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