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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할타+외야겸업' 정원석, "찬밥 더운밥 안 가린다"

SBS Sports
입력2012.03.22 09:42
수정2012.03.22 09:42

//img.sbs.co.kr/newsnet/espn/upload/2012/03/22/30000029776.jpg 이미지"살살 좀 해라".

한화 구단 관계자들은 베테랑 내야수 정원석(35)을 볼 때마다 한마디씩 건넨다.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드는 정원석의 플레이 하나하나가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정원석은 "지금 내가 여유부릴 처지가 아니지 않나"고 웃으며 답한다.

정원석이 제대로 독기를 품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함이 그를 바꿔놓았다. 지난해 그를 볼 때마다 "절박함이 없어졌다"며 혀를 찼던 한대화 감독은 "자꾸 자극을 줘야 한다"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시범경기 3경기 12타수 6안타 타율 5할 1홈런 4타점 1도루 맹활약이 중간 결과물이다.

정원석은 "아직 시범경기일 뿐이지만 서서히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몸 상태가 완벽하다는 게 자신감의 원천. 정원석은 지난해 5월20일 군산 KIA전에서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한 이후로 페이스가 꺾였다. 부상을 참고 뛴 게 화를 불렀다.

정원석은 "그때 발목 인대가 끊어졌다. 참고 뛰었는데 뛸수록 데미지가 컸다"고 털어놓았다. 설상가상으로 8월에는 2군 경기 수비 중 바운드 된 공에 맞아 안와 골절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불상사까지 겪었다. 정원석은 "더 이상 부상 핑계를 대면 안 된다. 재활을 많이한 덕분에 이제는 몸이 아프지 않고 좋다"고 의욕을 보였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건 외야 겸업. 정원석은 지난 18일 넥센과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우익수로 선발출장해 7회까지 외야 한 자리를 지켰다. 뜬공 타구를 하나 잡고, 안타 타구를 2개 처리하며 무난한 외야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2006~2007년 두산 2군 시절 외야를 겸업한 뒤로 5년만의 외야 겸업이지만 가능성을 보였다.

애리조나 투산 스프링캠프 때부터 외야 수비가 시작됐다. 한대화 감독이 "외야를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본 게 발단이었다. 정원석은 "아직 외야를 많이 보지 않았다. 멀티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웃은 뒤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살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원석은 주로 1루수와 지명타자로 뛰었다. 기존의 1루수 장성호에 4번타자 김태균이 일본에서 복귀하며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가 꽉 찼다. 정원석은 "작년이나 재작년처럼 자리가 보장된 게 아니다. 나도 나이가 있는데 오래하기 위해서라면 기회가 날 때마다 잡아야 한다. 공격이든 수비든 가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원석이 더욱 이를 악물고 있는 건 어느덧 다섯살이 된 아들 우준군의 영향도 크다. 정원석은 "우리 아들이 이제 내가 야구하는 걸 알고 있다. 누군지 알아볼 수 있는 나이가 됐으니 야구선수로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소망했다. 아버지의 힘으로 외야 겸업과 함께 본격적인 생존 경쟁에 돌입했다. 출발이 좋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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