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구 연속 볼' 리즈, 박찬호와 무엇이 달랐나
SBS Sports
입력2012.04.14 09:09
수정2012.04.14 09:09
LG 트윈스는 1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5-5로 맞선 연장 11회초 등판한 레다메스 리즈가 4연속 볼넷을 허용하는 등 극심한 제구 난조를 보이며 결국 8-6으로 패했다. 특히 리즈가 네 타자 연속으로 볼넷을 내주면서 단 하나의 스트라이크도 잡지 못해 '16구 연속 볼'이라는 진기록도 함께 세워졌다.
4연속 볼넷, LG에겐 잊고싶은 기억이다. 바로 지난해 6월 17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9회까지 4-1로 앞서고 있던 LG는 1사 후 임찬규를 마운드에 올렸으나 볼넷-안타-5연속 볼넷(임찬규 4, 이대환 1)으로 4-6, 역전패를 당했었다.
이날 리즈도 스트라이크를 전혀 던지지 못했다. 11회초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차일목은 내야땅볼로 잡았으나 이후 연속으로 16개의 볼을 던지며 4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밀어내기 1실점을 했다. 리즈는 안치홍에 우전 적시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바뀐 투수 이상열까지 볼넷을 허용하며 이날 투구성적은 ⅓이닝 3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문제는 리즈가 직구 제구가 전혀 안 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심광호는 계속 직구를 요구했고 결과는 좋지 않았다. 강속구가 주무기인 리즈지만 그게 안 들어갈 때는 돌아갈 줄도 알아야 한다. SBS ESPN 윤석환 해설위원은 "투수가 직구 제구가 안 될때가 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도 안 들어가니 차라리 변화구를 던지게 하는게 맞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위원은 "어제(12일) 박찬호가 그랬다. 경기 초반 직구 제구가 흔들리니까 배터리가 곧바로 변화구 위주로 볼 배합을 바꾸더라"고 말했다. 청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1회 첫 타자 이종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네 개의 공 모두 직구였다. 이에 포수 신경현은 다음 타자 정수빈부터 변화구 위주의 리드를 해서 범타를 유도했다. 비록 그 이닝에서 김동주에 볼넷을 내주긴 했으나 이후 박찬호는 7회 1사까지 단 하나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날 박찬호는 직구(28개)보다 슬라이더(33개) 투심(20개) 커브(8개) 체인지업(3개) 등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했다. 이에 박찬호는 경기가 끝난 뒤 "신경현의 리드가 좋았다. 고비 때마다 볼 배합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고 한화 한대화 감독 역시 "신경현이 역시 노련하더라. 최고의 리드였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 바 있다.
이 장면에 대해 윤 위원은 "변화구 선택은 진작에 나왔어야 했다. 늦었지만 변화구 두 개로 스트라이크를 잡는걸 보니 계속 그걸로 승부를 했어야 했다. 거기서 또 제구가 안 되는 직구를 무모하게 고집하다 실투가 나왔다"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리즈가 제구에 애를 먹으며 마운드에서 흔들리는 사이 심광호만 한 번 마운드에 올라갔을 뿐 벤치에서는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다. 결국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하던 리즈는 마무리 투수로서 잊지 못할 각인을 새기게 됐다. 여러모로 LG에겐 입맛 쓴 11회초, 그리고 '13일의 금요일' 이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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