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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희 입대 전 토크①] "우승? 아직도 소름 돋는다"

SBS Sports
입력2012.04.20 09:05
수정2012.04.20 09:05

인삼공사의 미소년 가드 박찬희(25, 190cm)가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박찬희는 지난달 국군체육부대(상무)가 발표한 9명의 농구 선수 입대 예정자에 포함됐다. 지난 시즌 신인왕에 올랐던 박찬희를 상무에서 놓칠 이유가 없었던 것. 박찬희는 오는 30일 오후 1시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한다.

박찬희가 신인왕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힐 만큼 기량이 출중한 것도 있었지만, 시즌 초반부터 인삼공사의 주축으로 뛰며 많은 부분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박찬희는 지난 시즌 44경기에 출전해 평균 12.00득점 4.3어시스트, 4.2리바운드, 2.0스틸(1위)을 기록, 팀 동료이자 친구 이정현을 제치고 신인왕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모든 기록이 조금씩 떨어졌다. 인삼공사의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며 출전 시간이 줄어들은 것. 그럼에도 박찬희는 불만 하나 없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꾸준하게 수행, 결국 인삼공사가 창단 첫 우승을 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 우승을 축하한다. 그런데 조금 있으면 상무에 입대한다. 둘 다 실감이 나나?

▲ 우승하고 나서 바로 축하연 등 여러 행사에 참석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행사에 나갔고, 그 다음부터는 인천 집에 있으면서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지금 안양 실내체육관 앞에 축하 현수막이 있는데 그걸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우승을 확정지었을 때 희열과 짜림함이 아직 몸에 남아 있다. 아직도 실감이 안난다. 상무 입대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한 열흘 정도 지나니 실감이 난다.

- 우승을 확정지은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이길 줄 알았나? 한때 17점 차로 뒤졌다.

▲ 나도 승리할 줄 몰랐다. 벤치서 지켜 보는데 17점 차가 나길래 이대로 지면 7차전마저 힘든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조건 따라잡아서 10점 이내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10점 이내로 좁혀지니 느낌이 왔다. 뒤집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뒤집었다. 아무래도 정규시즌 중에 지고 있다가 이겼던 경기들이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10~15점 지다가 뒤집었던 적이 있어 그런지 그 힘을 알았다. 게다가 우리 팀이 젊기 때문에 분위기를 타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
 
- 아쉬운 점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신인 때와 비교하면 기록이 안 좋아졌다. (득점 12.00→8.70 어시스트 4.3→3.0 리바운드 4.2→2.2 스틸 2.0→1.4)

▲ 아쉬운 건 매경기가 끝나면 항상 생각 난다. '좀 더 적극적으로 했더라면'하는 생각부터 '침착했으면'하는 마음까지 다양하다. 기록이 저조한 건 2년차 징크스라기 보다는 시즌 중에 갑자기 컨디션이 떨어졌을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3~4라운드 때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경기를 치르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1년차 때에 비해 출전 시간 자체가 많이 줄었다. 또한 공을 소유하는 시간도 많이 떨어졌다. 2년차에 출중한 선수들이 합류했기 때문에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찾았다. 득점 보다는 패스를 해줘서 (오)세근이나 다른 선수, 외국인 선수들의 컨디션을 올려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 보니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12)를 기록하기도 했다.

- 스틸 능력이 좋다. 다른 선수들이 '박찬희는 패스 길목을 잘 안다'고 하더라.

▲ 유독 어렸을 때부터 패스가 지나가는 길이 잘 보였다. 그런데 프로에 입단하기 전인 대학 때는 지금과 좀 달랐다. 대학 때만 해도 정말 잘 몰랐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스틸을 하는 길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마음은 뺏을 수 있고 더 잘할 수 있는데 예상대로 안 맞았다.

- 지난 시즌에는 인삼공사의 주인공이었다. 신인왕도 됐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오세근에게 관심이 집중됐는데?

▲ 이번 시즌이 시작되고 나서 세근이에게 관심이 가는 것이 보였다. '이렇게 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세근이는 정말 뛰어난 선수다. 주목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시즌 초반에 잠깐 생각이 나고 감흥이 없었다. 단지 내 스스로가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해서 인터뷰도 좀 들어가야지'라는 생각도 했다(웃음).

- 조금 있으면 7월 올림픽 예선에 참가할 국가대표팀 명단이 발표된다. 욕심은?

▲ 이번에 만약 뽑힌다면 벌써 대표팀 3년차가 된다. 개인적으로 이번에는 시행착오를 그만하고 싶다. 처음 뽑혀 2010년 아시안게임을 준비할 때에는 형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막내급은 아닐 거다. 어느 정도의 책임감을 갖고 팀의 주축으로서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상범 인삼공사 감독님이 맡는 만큼) 대표팀의 스타일이 지금과 비슷할 것 같다. 많이 뛰면서 기술적인 선수들을 토대로 자율적인 농구를 추구할 것 같다. 내가 할 일도 비슷하고 말이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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