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성훈, 원포인트 넘어 필승맨 진화
SBS Sports
입력2012.04.28 13:02
수정2012.04.28 13:02

무뚝뚝한 사나이다. 야구공도 무뚝뚝하게 내리꽂는다. 넥센 히어로즈의 좌완 계투 박성훈(30)이 팀의 필승조로 자리잡고 있다.
박성훈은 올 시즌 팀의 14경기 중 7경기에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중이다. 지난 20일 목동 두산전에서만 한 차례 1실점을 허용했을 뿐 다른 경기에서는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잠실 LG전에서는 팀이 8회부터 8점을 뽑아내며 대역전극을 벌일 동안 마운드를 지켜 2005년 프로 데뷔 후 첫 승을 거두기도 했다.
최근 박성훈은 경기가 쟁쟁한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가 아니라 팀의 믿음직한 계투로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188cm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직구와 변화구가 한층 안정됐다는 평가다.
박성훈은 강릉고-한양대를 졸업한 뒤 2005년 삼성에 입단했다. 입단 첫해 22경기에 등판해 3홀드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삼성의 뛰어난 투수진에 가려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09년 12월 좌완 장원삼과의 1대2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 김상수와 함께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트레이드 이후 구원투수로 출장하는 횟수가 더 늘어났다. 2011년에는 주로 2군에 머물렀지만 13승 4패 평균자책점 3.61로 퓨처스리그 남부 다승왕을 수상했다.
입단 당시 주목받았던 140km 후반대의 빠른 직구는 보이지 않지만 각도 큰 커브 등 변화구를 섞어 던지면서 제구력을 키워 오히려 직구의 위력이 세졌다.
27일 청주 한화전을 앞두고 그에게 최근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묻자 "아무것도 없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제 한국 나이 서른 하나. '이제 뭔가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는 말에 그는 오히려 "올해부터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그는 "좌완이 아무래도 희소하다보니 좌완 투수로 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선발도 매력 있지만 한 경기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중간 계투가 오히려 편하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좌완 계투로서 짧지만 진심이 담긴 각오를 밝혔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도중 신인 한현희(19)가 다가왔다. 한현희는 "선배가 집 방향도 다른데 끝나고 집까지 차로 태워주신다. 말은 무뚝뚝하게 하시지만 마음 속으로 정이 많은 분"이라고 박성훈을 추켜세웠다. 박성훈은 쑥스러운 듯 웃으며 "집에 가려고 차문을 열면 얘(한현희)가 이미 타있다"고 고개를 저었다.
마지막으로 최근 팀 계투진이 흔들리는 것 같다는 말에 그는 답했다. "누가요? (오)재영이도 잘 던지고, (이)보근이는 곧 올라올 거고. 저희 팀 불펜은 항상 셉니다". 그 불펜 가운데 평소 말수 적고 장난기 없는 모습이지만 팀과 동료들을 위해 헌신할 줄 아는 박성훈이 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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