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 ‘검은 과부 거미’로 방울뱀 잡은 사연
SBS Sports
입력2012.05.20 12:37
수정2012.05.20 12:37

지난 19일 막강 화력의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안방에서 1-0 승리를 거둔 전남의 정해성 감독은 경기 후 갑자기 거미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상주전 승리를 통해 시즌 3승째를 힘겹게 챙긴 전남으로선 이번 13라운드가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공교롭게도 상대는 최근 9경기 무패행진을 달린 ‘방울뱀 축구’의 제주였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선 어떻게든 승리가 필요했던 정 감독은 제주전을 앞두고 상대 ‘다이나마이트 공격라인’인 자일-산토스-호벨치를 묶는 탄탄한 수비를 특별히 준비함과 동시에 심리적으로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하기 위해 ‘검은 과부 거미’ 이야기를 들려줬다고 한다.
정해성 감독은 “제주의 지난 2경기를 비디오로 봤는데 역시 상당히 강한 팀이었다. 그러나 우리 역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말문을 열며 “우연히 검은 과부 거미 이야기를 듣게 됐다. 경기 외적으로 승부욕을 높이기 위해 선수들에게 검은 과부 거미 이야기를 해줬다. 방울뱀을 잡아먹는 거미라고. 그리고 일일이 그림을 프린트해 방마다 붙여놓고 매일 보게 했다”고 설명했다.
‘검은 과부 거미’의 그림을 붙여놓은 것이 효과를 발휘했는지 전남은 제주를 상대로 흠잡을 데 없는 강력한 수비력을 선보이며 1-0 승리를 거뒀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12경기 동안 25골을 퍼부었던 제주의 박경훈 감독 역시 “상대 압박이 뛰어났다”고 말하며 ‘영패’를 인정했을 만큼 11명의 어린 선수들이 90분 내내 쉴 틈 없이 뛰며 ‘방울뱀 축구’를 꽁꽁 묶은 덕이었다.
그간 후반 막판 실점이 이어지며 못 챙긴 승리가 많았던 정해성 감독으로선 지난 상주전에 이어 시즌 첫 2연승을 기록, 승점 17점(4승5무4패)으로 상위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더 값진 승리였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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