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완의 불운과 침묵, 기다리는 SUN
SBS Sports
입력2012.05.31 09:55
수정2012.05.31 09:55

KIA의 슬러가 나지완(25)이 불운에 울었다. 지난 5월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1-4로 뒤진 9회초 2사 1,3루. 두산 소방수 프록터의 초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왼쪽을 향해 홈런성 총알 타구를 날렸다. 타격 직후 스스로 두 팔을 번쩍 들 정도였다.
타자들이 이런 동작을 취하는 이유는 맞는 순간 홈런성 타구라는 점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너무 잘 맞은게 탈이었다. 타구는 라이너성으로 날아가더니 담장 최상단에 맞고 튀어나왔다. 50cm만 위로 날아갔으면 동점 홈런이었다. 나지완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면서 괴로움을 토로했다. 경기는 2-4로 무릎을 꿇었다.
이 타구는 어쩌면 나지완의 올해를 상징하고 있다. 나지완은 광주구장에서도 철책에 맞는 타구를 날리는 등 불운에 울고 있다. 때문에 홈런 생산(2개)이 더디다. 마수걸이 홈런도 5월 3일(SK 광주경기)에야 기록했다. 거포의 이미지가 확실한 나지완에게는 반갑지 않는 성적표이다.
작년에는 가볍게 치는 타격에 눈을 뜨면서 규정타석은 아니지만 3할 타율에 성공했다. 올해들어 3할 타율과 20홈런, 80타점 이상을 목표로 세웠다. 전훈에서 초대형 타구를 펑펑 날리면서 가능성을 예고했다. 상대투수에게 강한 압박감을 주는 타자가 되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개막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목표치에 근접하지 않고 있다. 5월 30일 현재 나지완의 성적은 타율 2할6푼1리, 21타점, 2홈런, 장타율 3할5푼2리에 그치고 있다. 아직 점화 되지 않았다. 선동렬 감독은 주로 6번에 배치되는 나지완의 후방타격이 살아나야 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선 감독은 타자 가운데 나지완에게 가장 만은 애정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그는 감독이 농담을 하더라도 능글능글 척척 받아친다. 무엇이든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마치 삼성의 박석민 같다"면서 웃는다.
나지완은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역전 끝내기 홈런의 이미지가 강렬하다. 그때도 부진을 딛고 날린 결정적 홈런이었다. 선 감독도 나지완이 불운을 훌훌 털고 언제가는 폭발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지완이 기대에 부응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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