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바바, 머리를 자주색으로 물들인 이유
SBS Sports
입력2012.08.07 16:47
수정2012.08.07 16:47

전북전을 앞두고 훈련이 한창이던 대전 시티즌의 선수들과 프런트는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바바 유타(28)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확히는 바바의 파격적인 머리 색깔 때문이었다.
금빛 도는 갈색머리를 고수했던 바바의 머리는 유니폼과 똑같은 자주색으로 바뀌어있었다. 프런트의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파격적인 색깔이었다. 대전 관계자는 문득 전날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해야한다고 안절부절 못하던 바바의 모습을 떠올렸다.
일종의 팀 정신(Team Spirit)이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던 대전은 5-6월 상승세를 기록하다 여름에 들어와 다시 승리의 맛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무패 대신 무승 숫자가 하나씩 늘어났고, 더위와 맞물려 선수들마저 무기력해졌다.
설상가상으로 강팀과 연이은 맞대결을 펼치다보니 자신감이 점점 사라졌던 것이 사실. 팀의 은근한 숙원이었던 FA컵 우승마저 1일 제주전와 8강전에서 패하며 물건너가자 분위기가 침체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리그 1위인 전북과 경기를 앞두고 난데없이 외국인 선수 바바가 머리를 팀 컬러인 자주색으로 물들이고 나타난 것. 선수들과 프런트를 깜짝 놀라게 만든 바바는 특별한 설명 없이 묵묵히 훈련에 임했다. 하지만 해가 쨍쨍한 푸른 그라운드 위 바바의 자주색 머리는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머리를 자주색으로 물들인 바바의 팀 정신에 고무된 것일까. 대전은 5일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5라운드 경기서 선두 전북을 1-0으로 잡아내는 쾌거를 올렸다. 테하의 선제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효가 됐지만 케빈이 해결사로 나서면서 강적을 상대로 또 한 번 값진 승리를 올린 것.
지난 5월에도 부진의 끝에서 강적 수원을 제압하고 상승세를 이어갔던 대전은 전북전 승리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올림픽 열기에 묻혀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꼴찌가 선두를 잡은 이 기적이 또 한 번 상승세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런 기대심리의 밑에는 바바가 대표로 보여준 팀 정신이 깔려있다. 대전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들은 팀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한다던가 이런 식으로 팀 정신을 보이는 일이 거의 없다. 특히 일본 선수들은 더한 편인데 바바의 변화에 깜짝 놀랐다"며 선수들의 팀에 대한 애정과 끈끈한 조직력이 점점 더 굳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밑지는 대전이 좋은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선수들간의 끈끈한 조직력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외국인 선수들까지 팀을 위해 하나가 되는 분위기를 만들어낸 대전의 후반기 약진이 기대되는 이유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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