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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민, 새별명 '보문산 전투기' 확정한 사연

SBS Sports
입력2012.08.25 09:40
수정2012.08.25 09:40

이제야 별명을 찾았다.

한화 우완 파이어볼러 김혁민(25)은 그동안 마땅한 별명이 없었다. 깡마른 체구와 날카로운 눈매가 북한 군인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괴뢰군'이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본인이 달가워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한대화 감독이 직접 그의 별명 짓고자 노력했지만 "앞으로 더 잘하면 별명을 바꿔주겠다"는 전제조건을 다는 바람에 미뤄졌다.



그리고 1년의 시간이 흘렀다. 김혁민은 올해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에이스 류현진과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올해 27경기에서 완투승 포함 6승7패1홀드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 중이다. 특히 5월 이후 선발 등판한 16경기 중 11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할 정도로 안정감이 넘친다. 진짜 선발로서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한대화 감독이 1년 전 약속을 지켰다. 김혁민에게 그럴싸한 별명을 붙여주기로 한 것이다. 우천 연기된 지난 24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비내리는 덕아웃에서 한 감독은 김혁민 별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한참 동안 고민했다. 마침 비구름을 확인하기 위해 하늘로 고개를 들었는데 보문산이 눈에 들어왔다. 야구장 인근 보문산은 대전구장에서 정면으로 보인다.

한 감독은 '보문산'에 별명을 착안했다. 그리고는 '보문산 전투기'라는 멋진 별명을 내놓았다. 한 감독은 "폭격기는 선동렬 감독이 있으니 안 된다. 보문산이 야구장 근처에 있고, 대전 사람이 아니면 잘 모르니 홍보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한 감독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한 건 아니다. 여러 선수들과 김혁민 본인에게도 직접 물어보며 '민주적인 절차'를 밟았다.

'코리안특급' 박찬호도 '보문산 전투기'라는 별명에 "멋있는데요"라며 엄지 손가락을 들었고, 안승민도 "선동렬 감독님과 비슷하지만 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 김혁민 본인도 처음에는 어쩔 쭐 몰라했지만 이내 "좋습니다"라며 '보문산 전투기'라는 별명에 만족해했다. 한 감독도 "오케이, 앞으로 보문산 전투기로 하는 거다"고 확답을 받았다. 류현진만이 "그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라며 반론을 제기했지만, 당사자가 만족했으니 결정난 일이었다.



한 감독은 김혁민에 대해 "제구가 좋아졌다. 원래 어깨로만 던져서 들쭉날쭉했는데 이제는 손목 스냅을 이용하며 기복이 줄었다"며 "작년 마무리훈련 때부터 안승민과 따로 기술 훈련을 받았다. 포크볼도 패대기 치는 것이 없어졌다. 한 단계 올라섰다"고 칭찬했다. 이어 "야구를 잘하니 얼마나 예뻐보이나. 얼굴이 폈다"며 흐뭇해 했다.

김혁민은 25일 대전 KIA전에 선발등판한다. 과연 '무등산 폭격기' 선동렬 KIA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보문산 전투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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