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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학의 데이터 야구] 류현진, 탈삼진의 역사를 쓰다

SBS Sports
입력2012.10.05 13:56
수정2012.10.05 13:56

//img.sbs.co.kr/newsnet/espn/upload/2012/10/05/30000160015.jpg 이미지역대 최고의 닥터K 반열에 올라섰다. 

'괴물 에이스' 한화 류현진(25)은 올해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에 실패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탈삼진에서 역사를 썼다. 그가 기록한 탈삼진 210개는 1991년 해태 선동렬과 함께 역대 시즌 공동 6위에 해당한다.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200탈삼진을 넘긴 투수는 선동렬·최동원·장명부·김시진·정민철·주형광·에르난데스·류현진 등 8명에 불과하다. 200탈삼진을 두 시즌 이상 달성한 투수는 선동렬·최동원·류현진 단 3명 뿐이다. 

한 시즌 200탈삼진은 갈수록 보기 드문 기록이 되어가고 있다. 역대 12차례 200탈삼진 기록 중 1980년대가 6차례로 가장 많았으며 1990년대 3차례, 2000년대 이후 3차례로 힘겹게 뒤를 잇고 있다. 류현진을 제외하면 2000년대 이후 200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는 2001년 SK 외국인 투수 페르난도 에르난데스(215개)가 유일하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경기수가 적었지만 선발투수들이 기본적으로 한 경기를 책임지는 완투형 투수의 시대였다. 많은 이닝을 던지는 만큼 삼진을 잡을 기회도 많았다. 실제로 12차례 200탈삼진 투수 중 200이닝을 넘긴 게 10차례였다. 이들 중 9이닝당 탈삼진이 두 자릿수 넘어가는 투수는 없었다. 유이하게 200탈삼진 투수 중 두 자릿수 9이닝당 탈삼진을 기록한 투수가 1988년 선동렬과 올해의 류현진이다. 

1988년 선동렬과 올해 류현진은 200이닝을 넘기지 못한 200탈삼진 투수들이다. 그해 선동렬은 178⅓이닝동안 정확히 200탈삼진을 기록했고, 올해의 류현진은 182⅔이닝에 탈삼진 210개를 수확했다. 9이닝당 탈삼진으로 계산할 경우 선동렬이 10.09개이고, 류현진은 10.35개. 200탈삼진 투수 중 9이닝당 탈삼진으로 따지면 류현진이 가장 높은 비율로 삼진을 잡아내는 투수인 것이다. 

통산 기록으로 봐도 류현진의 탈삼진 능력은 손에 꼽히는 수준이다. 데뷔 후 7년간 1269이닝을 던지며 1238탈삼진을 기록했는데 9이닝당 탈삼진이 무려 8.78개에 달한다. 통산 10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에서 류현진보다 9이닝당 탈삼진이 높은 투수는 단 2명. 구대성(9.74개)-선동렬(9.28개) 뿐이다. 류현진은 7시즌 풀타임 선발로 뛰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지난 2010년 5월11일 청주 LG전에서는 정규이닝 최다 17탈삼진 신기록도 썼다. 

올해 류현진은 어느 때보다 탈삼진 의존도가 높았다. 류현진 본인은 탈삼진 증가에 대해 "특별히 의식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지만, 팀의 불안한 수비 때문인지 그 어느 때보다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했다. 두 자릿수 탈삼진이 무려 8경기였는데 이는 2009~2010년 2년 연속 기록한 6경기를 넘어서는 개인 최다 기록다. 

결정적으로 2006·2007·2009·2010년에 이어 5번째 탈삼진 타이틀이 확정적이다. 이는 1986·1988·1989·1990·1991년 5차례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한 선동렬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 선동렬이 5번째 탈삼진 타이틀을 거머쥔 1991년 그의 나이 만 28세였다. 올해로 7년차 시즌을 마친 류현진은 이제 만 25세. 류현진이 만약 내년에 메이저리그로 진출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한국프로야구의 탈삼진 기록은 그에 이름으로 도배될 것이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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