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전망 野부리] 삼성-SK, 3번째 대결의 향방은
SBS Sports
입력2012.10.24 13:44
수정2012.10.24 13:44

손찬익(이하 손)-SK 역시 저력있어. 대단해.
김태우(이하 김)-뭐랄까요. 3차전 지면서 넘어갔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흔들리지 않더라고요. 5차전 0-3을 뒤집는 건 SK가 어떤 팀인지 잘 보여주는 거 같아요. 삼성도 느낀 바가 좀 있었겠죠?
손-그렇지. 나도 이번 플레이오프를 보면서 '역시 SK는 위기에 강하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었어. 그치만 삼성은 사실 어느 팀이 올라와도 상관없다는 분위기였어.
김-지난해 한 번 이겨봤으니 자신감이 있겠죠. SK가 체력이 변수라면 삼성은 실전 감각이 변수가 될 수 있을텐데 청백전 분위기는 어땠나요?
손-너도 알다시피 청백전이라는 게 양날의 검이잖아. 투수들이 잘 던지면 타자들이 부진한 것처럼 보이고 타자들이 잘 치면 투수들이 불안한 것 같고. 전반적인 분위기는 괜찮았어. 특히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아 보였어. 4번 박석민은 옆구리 통증 때문에 마지막 경기에 나왔었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하더라.
김-류 감독이 이야기한 것처럼 삼성의 가장 큰 장점은 넘쳐나는 선발과 스윙맨, 그리고 불펜으로 요약되는 마운드라고 할 수 있는데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다니 SK로서는 겁나는 이야기네요. 윤성환-장원삼은 공개가 됐고 3,4차전은 배영수와 탈보트의 가능성이 높죠?
손-빙고! 작년에도 그랬지만 선발 투수보다 두 번째 투수의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어. 류중일 감독은 브라이언 고든, 차우찬, 심창민에게 그 역할을 맡긴다고 밝혔거든. 특히 심창민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 같아.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두둑한 배짱이 좋거든. 꿈의 무대에 오르게 돼 설렌다고 하더라. 선배 투수들은 "2년 전 정인욱의 전철을 밟으면 안된다"고 했단다.
김-권오준의 공백을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SK도 지난해보다는 해 볼만 하다고 하는 게 그래도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가고 있거든요 윤희상 마리오는 푹 쉰 채 1,2차전에 등판하구요. 삼성이 1+1이라면 SK도 채병룡이 있어서 올해는 선발로도 한 번쯤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송은범 김광현의 상태인데... 이게 좀 변수네요. 삼성보다 낫다고 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삼성 타선을 깨려면 힘대힘으로 붙을 수 있는 김광현 송은범이 절실한데 장담할 수가 없어서.. 두 선수만 살아나면 선발싸움은 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손-SK 좌완 듀오 박희수와 정우람의 구위가 예전 같지 않더라. 변화구도 좀 밋밋한 느낌이고. 표정에서도 드러나던데. 지금은 어때?
김-정규시즌 막판부터 사실 구위가 100%는 아니었다고 봐요. 일찌감치 휴식을 지시한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구요. 경찰청이랑 연습경기를 했을 때 SK가 8명의 투수를 올렸는데 그 때 가장 안 좋았던 투수가 박희수 정우람이기도 해요. 게다가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씩을 치렀으니... 투지로 버틸 수는 있어도 플레이오프보다 더 좋아지기는 어렵다고 봐요. 결국 선발이 오래 버텨줘야 한다는 이야기죠. SK의 KS 승부처는 거기 있다고 봐요. 작년에 엄정욱이 잘 던지긴 했는데... 준PO때의 모습으로 신뢰가 다소 떨어진 것 같아요. 박정배도 경험이 없다는 점도 걸리구요. 삼성은 건재하겠죠?
김-휴... 겁나네요;
손-그런데 플레이오프 때 SK답지 않은 모습이 종종 나오더라. 예전의 짜임새있는 모습과는 달리...
김-분명히 완벽하지는 않았어요.
손-삼성에서는 정근우를 봉쇄하는 게 관건이라고 하던데.
김-정근우가 살아나가면 여러모로 피곤해 지니까요. 반대로 못 살면 SK는 답이 없어요.
손-그렇지. 공수주 어느 부분이든 부족할 게 없으니. 뭐랄까. 그런 느낌이 들었어. 정근우가 SK의 혼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정근우가 잘 하면 팀분위기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어.
김-분위기 메이커죠. 뭔가 심장을 뜨겁게 만드는 그런 선수라는. 삼성에서는 누가 그런 역할을 할까요? 역시 이승엽일까요? 진짜 오래간만에 한국에서 포스트시즌이라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좌타라인의 핵심이기도 하구요. 선발에 오른손이 많은 SK로서는 삼성 좌타 라인이 경계대상 1호거든요
손-삼성은 이승엽과 정현욱이 그런 역할을 해. 이승엽은 잘 알다시피 라커룸의 진정한 리더야. 풍기는 아우라가 대단해. 왼손 중지 통증도 말끔히 사라졌다더라. 그저께 타격 훈련을 지켜봤었는데 예전의 장타가 나오더라. 역시 이승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던데. 그리고 정현욱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커. 단순히 실력을 떠나 정현욱이 빠지면 삼성 마운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표현이 딱이다. 정말 엄청나. 후배들의 신망도 아주 두텁고. 두 선수 모두 존경의 대상이지.
김-말 그대로 버팀목이네요.. 그럼 최형우나 안지만은 행동대장격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최형우는 후반기 들어 살아났고 안지만은 워낙 좋았고... 두 선수만 자기 자리를 지키면 전력의 큰 변수는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반대로 한 선수라도 자기 몫을 못하면 SK도 빈틈을 파고 들 수 있을 것 같구요.
손-진갑용의 컨디션이 변수로 작용할 것 같아. 원래 진갑용, 이지영 포수 2명으로 꾸릴 계획이었는데 종아리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라 이정식까지 포수 3명으로 했거든.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진갑용이 어느 만큼 해주느냐가 제일 중요할 것 같아. 반대로 SK는 안방 자원이 풍부해 여유있겠어.
김-그것도 재밌네요. 진갑용이 든든하게 버티는 삼성과 조인성-정상호가 번갈아 나오는 SK의 안방. 역시 큰 경기 경험이 중요한데 이 점에서 두 팀의 차이점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요? 서로를 너무 잘 아는 것도 있을테구요.
김-유격수는 신구 대결, 3루수는 골든글러브 결정전인 듯해요. 두 팀 모두 짜임새 있는 공격을 보여준다고 보면 번트나 수비에서 핵심이 되는 두 포지션이 아주 중요해질 것 같아요. 진짜 진검승부네요.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는데... 서로 투지를 불태울 것 같아요. 김상수의 수비는 정말 많이 발전했더라고요. 작년의 경험도 있을테고. 발이 빠른 선수이니 벤치의 기대도 클 것 같은데요. 3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은 느림보 팀에 가까웠는데... 이제는 SK보다 더 잘 뛰는 거 같네요.
손-그러게. SK도 대표적인 육상부였는데. 아무래도 뛰어줘야 할 선수들이 부진에 빠지거나 부상을 당해 그런 것 같아. 팀 도루가 더 많았다면 좀 더 수월했을텐데 말야.
김-일단 나가지 못한 게 뼈아팠죠... 정근우 박재상의 타율은 지금도 믿기지가 않는다니까요; 배영섭은 어떨까요. 지난해 KS에서는 좋은 인상을 심었는데요.
손-잘 알다시피 정규시즌 때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 본인도 여러모로 많이 느꼈을거야. 좋은 공부가 됐다고 봐야지. 포스트시즌 때 제 몫을 해줄 것이라고 봐. 류중일 감독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배영섭을 1번에 기용하겠다"고 무한 신뢰를 보내더라.
김-SK에 정근우가 있다면 삼성에는 그와 가장 비슷한 선수가 배영섭이니까요. 중심타선의 힘은 확실히 삼성이 위인 것 같은데. 결국 삼성은 상위타선이 관건 아닐까요? 반대로 SK는 이호준이 부진했던 중심타선이 될 것 같구요.
손-SK 선수 가운데 누가 가장 기대되냐.
김-머리로는 정근우지만... 가슴으로는 김광현이요. 1경기 등판한다고 하면 왠지 일을 낼 것 같아요.. 그것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요. 선배는 삼성 선수 중 누가 가장 기대되세요.
손-특정 선수를 언급한다는 게 조금은 조심스럽지만은 한 명만 선택해야 한다면 김상수야. 이제 고졸 4년차 선순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것 같아. 가끔씩 수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우와~' 그러기도 해. 진짜 대단해.
김-SK로서는 김상수의 발을 묶어놓는 것이 1순위인데... 아마 이만수 감독도 잔뜩 경계하고 있을 거에요. 그럼 삼성이 경계해야 할 부분은 뭐가 있을까요. 누구나 다 삼성의 우위를 예상하잖아요.
손-SK라는 팀이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거든. 앞서 말했듯이 위기에 더욱 강해져.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랬었고. 일종의 승리의 DNA를 갖고 있다고 봐야지. 그래도 자만하지 않으면 삼성이 4승 1패로 우승할 것 같은데. ^^ 참고로 작년에도 4승 1패 예상했는데 정확히 맞췄다. 너 알잖아. 신이 내린 촉. ^^
김-ㅎㅎ 미디어데이에서는 6차전까지는 갈 것 같다고 하던데... 좀 더 과감한 예상이시군요. 전 SK가 지난해보다는 훨씬 잘 할 거라고 봐요. 지난해도 1승4패였지만 사실 경기 하나 하나를 뜯어놓고 보면 박빙이었거든요. 작년엔 부상자도 많았지만 올해는 그런 측면에서도 한결 낫고... 지난해처럼 기회 때 침묵하지 않고 제때 터져만 준다면 백중세로 흘러갈 수 있다고 봐요. 50대 50 싸움에서는 누구보다 강한 SK이니.. 전 과감히 4승2패, SK의 V4에 걸겠습니다 ㅋ 더불어 김광현의 1승도 같이 걸겠습니다 ㅋ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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