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듀오' 김주-이태양, 김응룡 감독 웃음짓게 한다
SBS Sports
입력2012.11.16 15:34
수정2012.11.16 15:34

한화 김응룡(71).감독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16일 충남 서산의 2군 전용연습장에서 마무리훈련을 지휘한 김응룡 감독은 대뜸 "재미있는 녀석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키 200cm의 장신 투수 김주(23)와 또 다른 191cm 장신 3년차 이태양(22)이었다. 키 크고 덩치 좋은 선수들을 좋아하는 김응룡 감독이 딱 좋아할 만한 타입이었다.
김응룡 감독이 김주와 이태양을 주목한 건 단순히 덩치가 좋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둘이 이야기하는 것 보면 아주 재미있다. 1살 차이인데 서로 만날 때마다 안 지려고 한다. 개그콘서트보다 더 재미있다"며 껄껄 웃었다. 김 감독은 훈련 중 이들을 직접 불렀고, 두 선수는 서로 말싸움으로 티격 태격하며 김 감독을 웃음짓게 했다.
2009년 입단한 김주는 최근 2년간의 공익근무를 마치고 이번주부터 선수단에 합류했다. 김주는 "입단 초에는 많이 말랐는데 이제는 체중이 붙었다. 더욱 힘있는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입단 초 96kg이었던 그는 이제 105km까지 불렸다. 그러나 2년간의 공백으로 실전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김 감독은 "공백을 무시 못한다. 좀 더 지켜 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를 유보했다.
김응룡 감독의 친구로 유명해진 3년차 이태양은 올해 2군 퓨처스리그 27경기에서 6승8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5.25를 기록하며 시즌 막판에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무대도 잠깐 밟았다. 김 감독은 "젊은 투수 중 이태양이 많이 늘었다. 잘 될 것 같다"고 기대를 걸었다. 이태양도 "올해 많은 경기에 던지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경기 운영에서 여유가 생겼다"고 자신했다.
제대한지 얼마 되지 않은 김주는 부쩍 성장한 1년 후배 이태양 보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김주는 "조금 더 시간을 주시면 제 실력 보여드리겠다. 태양이가 많이 성장한 만큼 나도 그에 뒤지지 않게 더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고, 이태양도" 말보다 실력으로 보여주겠다"고 맞받아쳤다. 절친한 선후배의 라이벌 의식이었다.
둘의 말싸움은 어느덧 외모까지 번졌다. 김주는 "태양이가 얼굴이 더 잘생겼지만 내가 더 매력있다"며 웃었고, 이태양은 김주에 대해 "키 큰 것밖에 없다"고 응수했다. 이에 김응룡 감독은 "이야, 둘이 참 양보가 없어 양보가"라며 웃은 뒤 "류현진을 봐라. 야구 잘하면 잘 생겨 보이고, 못하면 바보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러니까 열심히 야구를 잘해야 한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50년 동안 저렇게 기가 살아있는 녀석들은 처음 본다. 프로 선수라면 이런 기가 있어야 한다"며 "둘 다 키에 비해 유연성과 순발력이 좋다. 성장 가능성이 있다. 둘이 야구 잘 하면 아주 재미있을 것"이라고 흐뭇해 했다. 김 감독의 '웃음조' 김주-이태양 장신 듀오가 허허벌판이 된 한화 마운드도 웃음짓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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