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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연봉 협상, 6년 전 마쓰자카와 너무 비슷하다

SBS Sports
입력2012.12.05 09:08
수정2012.12.05 09:08

6년 전 마쓰자카가 떠오르는 협상이다. 

류현진(25)과 LA 다저스의 계약 마감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협상 신경전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다저스 네드 콜레티 단장이 윈터미팅 첫 날이었던 4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과 협상 속도가 늦다. 지금처럼 협상이 더디다면 계약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엄포를 놓자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도 "류현진은 일본에서 뛸 수도 있다. 일본은 류현진이 취할 수 있는 옵션 중 하나이며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다저스는 지난달 최고 입찰액으로 약 2573만 달러를 써내 류현진과 30일간의 단독 협상권을 얻었다. 류현진은 지난달 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 보라스코퍼레이션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다저스 구단과 한 번 만난 게 전부다. 다저스는 "류현진 계약은 윈터미팅 이후로 미루겠다"며 "최소 3선발급"이라는 보라스의 기선제압에 맞대응했다. 

협상 마감시한은 한국시간으로 11일 오전까지다.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간으로 윈터미팅은 7일 마감된다. 8~11일 나흘 사이에 계약을 맺어야 한다. 시간이 촉박하다. 아직 다저스 구단에서 공식적인 구체적인 액수를 언급하지 않고 있고, 보라스측에서는 류현진을 마크 벌리와 비교한 데 이어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기준점으로 삼았다. 보라스는 "마쓰자카처럼 3선발급 대우를 바란다"며 입찰액 두 배에 달하는 5000만 달러 수준의 연봉 총액을 요구했다. 

류현진의 연봉 협상을 이끌고 있는 보라스의 전략은 6년 전 포스팅 시스템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마쓰자카를 연상시킨다. 당시 마쓰자카는 보스턴으로부터 5111만1111달러의 입찰액을 받고 30일간의 연봉 협상에 들어갔다. 보라스는 "일본 선수라는 이유로 불공평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며 국적 논리를 펼쳤다. 류현진을 두고 "일본에서 뛰었더라면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당시와 비슷하다. 

6년 전 협상 마감 나흘을 앞두고 보스턴 구단에서는 "보라스의 협상 의지가 없다"며 계약 파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시 보스턴은 마쓰자카의 연봉을 연평균 1000만 달러선으로 못박은 반면 보라스는 1500만 달러선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다저스에서 "지금처럼 협상 속도가 늦는다면 류현진과 계약을 안 할 수 있다"고 압박한 것과 닮았다. 아직 다저스는 협상 테이블에서 구체적 액수를 논하지 않고 있지만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다저스의 추정 금액과 보라스의 기대 금액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마쓰자카와 보스턴의 계약은 마감 시한을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됐다. 마감 이틀 전 보스턴에서 래리 루키노 사장과 테오 엡스타인 단장이 LA까지 날아간 뒤 9시간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튿날 다시 이어진 협상이 사실상 최후 교섭이었는데 이 자리에서 마쓰자카가 보라스에게 '이제 그만 사인하자'는 의견을 피력하며 가까스로 계약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6년간 총액 5200만 달러로 보스턴이 원하는 수준에서 계약이 이뤄졌다. 

류현진의 경우에도 계약 마감시한을 꼬박 채울 가능성이 높다. 포스팅 시스템 이후 연봉 협상 자체가 신경전과 힘 겨루기이고, 대다수 선수들이 마감시한에 맞춰 최종 타결했다. 설령 보라스가 다저스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은 채 강경하게 버틴다고 하더라도 류현진이 확실한 의사를 밝히면 해결될 수 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최우선시한다. 2006년 마쓰자카처럼 협상이 위험하게 흘러갈 경우 류현진이 직접 제동을 걸면 된다. 결정권자는 보라스가 아니라 류현진이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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