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NC 마무리’ 김진성, “제게도 내일이 생겼어요”
SBS Sports
입력2013.03.21 08:47
수정2013.03.21 08:47

우리 나이로 스물 아홉의 투수지만 아직 1군 출장 기록은 전무하다. 그러나 어엿한 지난해 퓨처스리그 세이브 1위(20세이브) 투수. 그를 바라보는 감독은 “우여곡절이 많았던 친구다. 특별지명이 아닌 트라이아웃 출신인 그가 잘 된다면 다른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들에게도 커다란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힘을 불어넣고자 했다. 프로야구 9번째 심장 NC 다이노스의 마무리로 낙점된 우완 김진성(28)은 또 하나의 기적을 꿈꾼다.
2005년 성남서고를 졸업하고 SK에 2차 6라운드 입단한 김진성은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2006시즌 후 방출되어 군입대했다. 제대 후 2010시즌을 마치고 넥센에 입단 테스트를 받아 두 번째 기회를 얻은 김진성이었으나 넥센에서도 크게 기회를 잡지 못하고 2011시즌 중 방출되었다. 그리고 그해 9월 김진성은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합격, 세 번째 둥지를 찾았다. 지난해 김진성은 NC 마무리로서 49경기 4승 1패 20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하며 팀의 남부리그 우승 주역 중 한 명이 되었다.
김경문 감독은 일찌감치 올 시즌 마무리를 김진성으로 낙점하며 “스피드는 빠르지 않아도 볼 끝이 묵직하고 포커페이스를 갖췄다”라고 밝힌 뒤 “특별지명이나 드래프트 상위 지명 신예가 아니라 트라이아웃을 통해 우여곡절 끝 기회를 얻은 선수다. 김진성이 자신의 공을 믿고 자신 있게 던진다면 충분히 1군에서 제 위력을 비출 테고 다른 선수들에게도 커다란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라며 신뢰를 보여줬다. 과거 두산의 마무리로 활약하던 우완 구자운(전 삼성)과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좀 더 묵직한 구위를 갖췄다는 것이 김 감독의 평이다.
“감독님께서 마무리 보직을 말씀하셨는데 아직도 얼떨떨해요. 저 말고도 팀 내 좋은 투수들이 많거든요. 2군에서 마무리로 뛰었다고 해도 이제는 1군에서 첫 발을 내딛는 입장이니까요. 돌아보면서 감독님과 최일언 투수코치님 등 코칭스태프께 항상 많은 것을 배워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제는 제가 팀을 위해 더 많은 것을 쏟고 싶어요”.
프로 입단 9년차. 그러나 첫 방출 후 군대를 다녀오며 꽤 공백기가 있었고 두 번째 소속팀에는 시즌 직전 테스트까지 받으며 야구 인생을 이어가다 또 한 번 위기를 맞기도 했다. 여러 차례 은퇴의 칼날이 그를 덮쳤으니 지난 8년은 김진성에게 영광보다 시련이 가득했다고 볼 수 있다.
“크게 아쉬운 것은 없어요. 지금 이렇게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기분 좋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실 NC에 오기 전까지는 그저 막연하게 ‘아, 운동이 힘들다’ 이런 생각만 들었는데요. 이제는 제게도 ‘내일’이라는 것이 생겼고 또 그날을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도 견딜 수 있게 되었어요”.
그는 시종일관 겸손했다. 자신의 장점을 자평해달라는 질문에 “건방지게 비춰지면 안 될 텐데요”라며 웃은 김진성은 곰곰이 생각하며 “그나마 구위가 아닐까 싶다. 빠르기는 나보다 빠른 선수들이 많은 데 그래도 볼 끝의 힘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큰 보완점은 무엇일까. 김진성의 답은 비단 자신만이 아닌, NC 선수단 대부분이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1군과 2군의 실력 차가 생각만큼 많이 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어요. 그러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많은 관중 앞에서 얼마나 자신 있게 플레이를 펼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게다가 우리 창원 팬 분들 야구 사랑이 대단하시잖아요. 블론세이브하면 집에 못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뜨겁게 응원해주시는 데 감사함을 느끼면서 자신감 있게 우리 실력을 제대로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묻자 김진성은 “개인성적 목표는 정해두지 않았다. 아프지 않고 오로지 팀을 위해 뛰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운을 뗐다. 마무리 투수는 팀이 리드해야 출장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만큼 팀이 이겨야 좋은 성적이 함께 따라온다. 김진성에게는 첫째도 팀이었고 둘째도 팀이었다. 팀의 호성적이 자신에게도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프지 않고 팀이 어려울 때 언제나 공헌할 수 있는 준비된 투수가 되고 싶어요. 팀이 이겨야 제 성적도 잘 나올 수 있잖아요. 그리고 마지막 나가는 투수로서 제가 못하면 팀 분위기까지 침체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더욱 열심히 뛰고자 합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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