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스승이 기억하는 이승엽, "늘 푸른 소나무 같은 선수"
SBS Sports
입력2013.06.21 11:54
수정2013.06.21 11:54

20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기자와 만난 서 위원은 "(이)승엽이는 실력과 마음가짐 모두 뛰어난 선수였다. 자신만의 야구 철학을 갖고 있었다. 야구에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다. 오로지 야구에 대한 생각 뿐이었다"고 엄지를 세웠다.
또한 서 위원은 "투수로 데려 왔지만 타격 능력이 뛰어났다. 방망이를 부드럽게 치면서 타구의 질도 아주 좋았다. 2학년 때까지 주축 투수로 활약했었는데 3학년 때 투수보다 타자로 뛰었다. 세계 청소년 야구대회에서 홈런왕까지 차지했으니 타격 능력 또한 아주 뛰어난 선수"라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뛰어난 실력 뿐만 아니라 자기 관리 또한 완벽에 가깝다. 서 위원은 "학창 시절부터 워낙 모범적인 선수라 쓴소리 한 번 안했다.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니 감독 입장에서는 정말 믿음직스러웠다"며 "1학년 때부터 주축 투수로 활약했는데 2학년 때 군산상고와의 청룡기 결승전에서 '팀을 위해 던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뒤늦게 알게 됐는데 진통제 투혼을 발휘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그만큼 책임감이 강한 선수"라고 말했다.
서 위원은 삼성의 정규시즌 전 경기 해설을 맡고 있다. "'애제자' 승엽이를 가까이 지켜볼 수 있어 흐뭇하다"는 서 위원은 "거의 20년 만에 이렇게 가까운 위치에서 지켜보니 감회가 새롭다. 방송할때 승엽이에 대한 칭찬은 되도록 아끼는 편이다. 내 제자라고 좋아하면 다른 선수들이 섭섭하게 여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서 위원은 "승엽이가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냈으면 좋겠다. 지금껏 잘 해왔다. 그동안 승엽이가 이룬 성과 만으로도 아주 대단하다. 안된다고 괴로워하지 말고 마음 편히 야구를 즐겼으면 좋겠다. 자기 스스로는 즐긴다고 하지만 내가 볼땐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아쉬움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서 위원은 "승엽이는 '늘 푸른 소나무'같은 선수다. 감정의 기복이 거의 없다. 언제나 자기 모습을 유지하는 한결같은 선수"라고 표현했다.
이승엽은 이날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 3회 SK 선발 윤희상의 5구째를 밀어쳐 120m 짜리 좌중월 스리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7호째이자 개인 통산 352호째 홈런. 한국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쓰는 순간이었다. 서 위원은 '애제자' 이승엽의 활약을 지켜보며 세상 모든 걸 얻은 것 만큼 기쁜 표정을 지었다. 이런 게 바로 스승의 마음 아닐까.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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