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한화맨' 신경현, 명예로운 은퇴를 택하다
SBS Sports
입력2013.09.12 11:04
수정2013.09.12 11:04

신경현은 이미 지난달부터 한화 구단과 면담을 통해 현역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14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 홈경기를 통해 16년간 정든 팬들과 작별할 수 있는 은퇴식을 갖는다. 지난 1998년 2차 1번 전체 2순위로 한화 입단한 그는 16년을 한화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다.
사실 아쉬움이 남는 은퇴일 수 있다. 신경현은 지난해 부임한 김응룡 감독 체제에서 일찌감치 전력 외로 배제됐다. 김 감독은 젊고 가능성있는 새로운 포수를 키우고자 했고, 10년 가까이 주전 포수로 활약했으나 나이가 있는 신경현으로는 팀 리빌딩에 무리가 따른다고 판단했다. 마무리훈련-스프링캠프 모두 명단에서 제외됐다.
신경현은 "지난해 몸이 아파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시즌을 마친 뒤 몸을 추슬렀고,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면 괜찮을 것 같았다. 몸 상태는 좋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에 기회는 오지 않았다. 젊은 포수들이 수탄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김응룡 감독은 여러 젊은 포수들을 번갈아가며 테스트하는 데에만 힘썼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한 방송에서 올해 한화의 부진 이유 중 하나로 포수를 거론하며 "베테랑 신경현을 주전이 아닌 마무리 포수로라도 썼으면 이 정도로 성적이 나쁘지 않았을것"이라고 했다. 신경현도 "주전이 아닌 백업으로라도 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만큼 몸 상태에 자신 있었다.
신경현은 "4월까지는 서산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더 이상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더라. 구단에서도 때마침 공익근무 중인 선수들을 관리하는 코치 역할을 권유했다"고 했다. 노재덕 단장이 "팀을 위해 선수들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고, 신경현 역시 열흘 정도 고민한 끝에 서산에서 짐을 싸고 대전으로 왔다. 안영명·윤규진·장민제 등 공익근무 중인 선수들이 일과를 마친 후 신경현의 관리 아래 훈련을 받고 있는 중이다.
사실 개인적인 욕심을 부릴 수 있었다. 10구단 KT가 창단했기 때문에 선수수요는 충분했다. 신경현은 "욕심을 부리면 1~2년 정도 선수생활을 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요즘은 고양 원더스도 있지 않은가"라며 "하지만 한화에서만 뛰었기 때문에 정이 너무 많이 들었다. 팀 리빌딩을 위해 내가 먼저 옷을 벗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팀을 위해 희생했고, 명예로운 은퇴를 결심한 것이다.
특히 신경현이 지난 5월부터 관리한 이후 안영명·윤규진의 볼 스피드가 당장 경기에 나서도 될 만큼 눈에 띄게 좋아져 내년 시즌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화 구단도 신경현을 위해 구단 사상 11번째 은퇴식 행사를 마련하며 그간의 노고와 희생에 보답하기로 했다. 은퇴 후 코치연수를 통해 지도자 길을 걷게 될 신경현은 "신인 때부터 있어온 팀이니 한화에서 지도자를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희망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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