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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영입’ kt, 전력보다 더 중요한 의미는

SBS Sports
입력2014.01.22 09:15
수정2014.01.22 09:15

//img.sbs.co.kr/newsnet/espn/upload/2014/01/22/30000350892.jpg 이미지프로야구 제10구단 kt가 첫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며 세간을 놀라게 했다. 그 향후 효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가장 큰 의미는 따로 있다는 평가다. 현장 위주로 돌아가는 kt의 발걸음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이 우세하다.

kt는 20일 대만프로야구에서 뛰었던 마이크 로리(28)를 자체 트라이아웃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2012년 대만프로리그 최우수선수(MVP)인 로리는 2012년 아시아시리즈에서 삼성을 상대로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두며 국내 팬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선수다. kt는 로리를 ‘육성형 외국인 선수’로 칭하면서 퓨처스리그에서의 원활한 선발 로테이션 구축을 위해 영입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는 1군에서 뛸 필요가 없는 kt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것은 사실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정황을 살펴보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라는 게 kt와 야구계의 설명이다. 바로 현장에서 꾸준히 외국인 선수의 필요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kt의 공식 첫 합동훈련인 남해캠프를 지휘했던 조범현 kt 감독은 “1군에 진입하지는 않지만 우리도 외국인 선수가 필요할 것 같다”며 구상을 넌지시 드러냈다.

현재 kt는 향후 팀을 이끌어나갈 유망주 투수 자원을 대거 지명한 상황이다. 심재민과 유희운을 우선지명한 것을 비롯, 박세웅 고영표 조현명 등 향후 kt의 첫 국내파 에이스 자리를 노리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러나 조 감독은 고민이 가득했다. 아마추어 시절 너무 많은 공을 던졌다는 이유였다. 때문에 남해캠프 당시에는 강제로 공을 놓게 하기도 했었다. 미래를 내다본 포석이었다.

이런 조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머릿속에는 퓨처스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어나갈 외국인 선수가 포함되어 있었다. 등판 간격과 소화 이닝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선수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번 로리의 영입은 kt가 이런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이 원해도 프런트가 실익을 들어 고개를 돌린다면 끝이었지만 kt 프런트는 주어진 여건 속에서 차선책을 찾아냈다. 한국무대 진출 의사가 강했던 로리 영입에는 큰 돈도 들지 않았다.

이처럼 kt는 현장의 의견을 구단 운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선수단 운영은 조 감독에게 전권을 맡겼다. 초장기 전지훈련도 받아들였다. 지난해 10월 남해캠프를 시작으로 11월부터는 애리조나에서 83일간 장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월에는 대만으로 넘어가는 쉴 새 없는 일정이다. 비용이 적잖이 소요되지만 프런트는 현장의 뜻을 최대한 반영해 이번 전지훈련을 밀어주고 있다.



그 외 베테랑 신명철의 영입, 정명원 김민재 코치 영입도 조 감독의 의견을 프런트가 받아들인 경우로 알려졌다. 사실 kt는 출범 당시까지만 해도 “구단 윗선에 야구를 잘 아는 인사가 없다”라는 우려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인사들이 “야구를 잘 아는 사람”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히려 더 좋은 그림일 수도 있다. kt의 초심이 주목받는 이유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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