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불가? 프로야구 외인 규정 문제점
SBS Sports
입력2014.03.13 11:35
수정2014.03.13 11:35

단 지켜야 할 원칙이 하나 있다. 어떤 팀도 3명(NC는 4명) 모두 투수만, 혹은 야수만 선발할 수는 없다. 그러면서 각 팀들은 외국인 타자를 1명씩 새롭게 영입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각 팀의 클린업에서 활동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리고 투수들은 모두 선발 로테이션에서 활약한다. 예외인 케이스는 KIA 타이거즈의 하이로 어센시오가 유일하다. KIA는 어센시오를 데려오며 처음부터 마무리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있고, 실제로도 시범경기에서 어센시오를 마무리로 쓰고 있다.
KIA는 외국인 선수 한 자리를 마무리 투수로 채우기로 결정하면서 희생을 감수했다. 이는 외국인 선수 규정에 의한 것이다. 3명 보유, 2명 출전이라는 벽에 부딪힌 KIA는 데니스 홀튼이 선발로 등판하는 경우 외국인 타자인 브렛 필과 어센시오 중 1명을 경기에 출전시킬 수 없다. 뒷문이 불안했던 KIA는 이를 알면서도 어센시오를 데려왔다. 불펜 강화를 위한 KIA의 고민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는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제도가 보여주는 허점이기도 하다. KIA는 마무리 투수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외국인 선수 중 1명을 100% 가동할 수 있는 방법을 원천적으로 잃었다. 이번 시즌에는 KIA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제도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향후 다른 팀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현행 외국인 선수 제도는 각 팀이 전력을 강화하는 최선의 길을 고민하게 만든다. 불펜의 힘이 부족한 팀은 불펜 투수만 2명을 쓸 수도 있게끔 제도가 뒷받침 돼야 하지만, 지금의 제도 하에서는 불펜 투수 2명을 데려왔다간 필요할 때 쓰기 힘든 일이 자주 생길 수밖에 없다.
각 팀은 외국인 선수 선발에 있어 자유가 있지만, 이러한 실질적 어려움으로 인해 외국인 선수 선발의 자유가 100%의 자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 제도가 손질되지 않으면 앞으로 불펜 투수를 영입하고자 하는 팀이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혀 고민하다 선발 영입으로 방향을 선회할지도 모른다. 최적의 외국인 선수 조합 구성으로 팀 전력을 강화해 최선의 경기를 보여줄 기회를 규정이 막는 격이다.
물론 규정을 당장 바꿀 수는 없다. 이 규정으로 인해 불펜 투수를 영입하려다 선발 요원과 계약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꾼 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규정을 바꿔 당장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다음 시즌을 위해 개선할 필요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 제도와 규정은 항상 각 구단이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선의 야구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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