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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훈의 3점슛, 효과적인 공격무기 되려면?

SBS Sports
입력2014.04.04 09:27
수정2014.04.04 09:27

함지훈(30, 모비스)의 3점슛은 독일까 득일까. 모비스가 풀어야 할 숙제다.

울산 모비스는 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치른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2차전에서 창원 LG에게 72-78로 무릎을 꿇었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가 된 양 팀은 5일부터 울산으로 자리를 옮겨 3~5차전을 치른다.

모비스는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1차전에서는 양동근과 함지훈이 결정적 득점을 터트려 고비를 넘겼지만, 2차전은 달랐다. 모비스는 9개를 던진 3점슛 중 단 하나만 넣는 지독한 슛부진을 겪었다. 양동근, 이지원, 문태영 등 주득점원들의 3점슛이 모두 빗나갔다. 유일하게 3점슛을 넣은 선수는 아이러니하게도 파워포워드 함지훈이었다.

4쿼터 유재학 감독은 로드 벤슨에게 포스트업을 시키고 함지훈을 외곽에 포진시켰다. 벤슨에게 1 대 1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열어주려는 의도였다. 더 나아가 유 감독은 함지훈의 3점슛으로 승부를 낼 수 있다고 계산했다. LG의 허를 찌르겠다는 생각이었다.

함지훈의 3점슛에는 여러 가지 수가 포함돼 있다. 함지훈이 3점슛 라인 바깥쪽에 서면 매치업상대 김종규도 외곽으로 나와야 한다. 김종규를 골밑에서 끌어내면 동료들이 돌파할 공간을 만들고, 김종규의 리바운드 참가를 줄일 수 있다.

LG는 함지훈의 슛을 거의 막지 않았다. 그가 슛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에 함지훈은 노마크 상황에서 편안하게 세트슛을 던질 수 있었다. 세트슛은 점프슛보다 성공률이 훨씬 높다. 다른 선수들의 3점슛이 전혀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 유재학 감독이 함지훈의 3점슛으로 승부를 걸어 볼만했다.

문제는 함지훈의 자신감이었다. 함지훈의 3점슛 능력이 전혀 안 들어가는 수준이면 유재학 감독이 실전에서 그런 작전을 낼 리가 없었다. 함지훈은 정규리그서 3점슛 48개를 시도해 14개를 넣었다. 경기당 하나 정도를 던졌고, 성공률이 29.2%로 그럭저럭 쓸 만했다.

함지훈은 2차전 4쿼터 종료 5분 20초를 남기고 68-66으로 달아나는 3점슛을 성공시켰다. 슛을 던지려다 한 차례 망설인 뒤 마지못해 던진 슛이었다. 함지훈은 4쿼터에만 3점슛 3개를 던져 하나를 넣었다. 모두 승부처에서 던졌지만 쏘기 싫은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은 “함지훈이 더 과감하게 던져야 한다. 이미 (3점슛을) 한 차례 성공했는데 우물쭈물한 것이 문제였다. 3차전서 특별하게 달라질 것은 없다. 1~2차전서 생긴 문제점들을 다시 파악해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슛은 자신감이 50% 이상이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자신을 믿지 못하면 들어가지 않는다. 함지훈이 슛을 망설이면 동료들이 3초룰에 걸리고, 상대편은 리바운드를 선점해 부작용이 크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함지훈처럼 키가 작은 파워포워드들은 3점슛을 던질 줄 알아야 살아남는다. 올스타포워드 케빈 러브(26, 미네소타, 208cm)가 대표적이다. 러브는 3일 멤피스전에서 24점, 16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3점슛도 두 방을 터트렸다. 러브는 올스타 3점슛 대회에 나갈 정도로 슛이 정확한 선수다. 3점슛이 위협적이기 때문에 러브의 수비수는 외곽에서 그를 견제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발생한 공간을 동료들이 활용하면서 러브의 어시스트 수치도 올라간다. 함지훈이 해줘야 하는 플레이다.

 

2011년 KBL 챔프전에서는 김주성이 하승진과의 미스매치를 적극적으로 살리기 위해 3점슛을 많이 던졌다. 김주성이 3점슛 3방을 터트린 동부는 1차전에서 기선을 제압하기도 했다. 김주성은 6차전까지 갔던 시리즈에서 7개의 3점슛을 넣으며 성공률도 31.8%로 수준급이었다. 함지훈이 3점슛 덕을 보려면 이 정도 활약은 해줘야 한다.

경기 중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꺼려 입에 테이프를 붙였던 함지훈이다. 본인이 슛 던지길 주저하고 창피해하면 팀이 패한다. 성공여부를 떠나 슈팅은 항상 과감하게 던져야 한다. 함지훈의 3점슛이 3차전부터 모비스의 비밀무기가 될 수 있을까. 그의 마음먹기에 달렸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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