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존, “청소년기 잦은 등판이 토미존 수술 부른다”
SBS Sports
입력2014.05.20 14:41
수정2014.05.20 14:41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토미존 수술의 어원은 최초로 수술을 받은 선수 이름에서 나왔다. 1963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좌투수 토미 존(70)은 1974년 프랭크 조브 박사의 집도하에 왼쪽 팔꿈치에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장장근(손바닥쪽에 자리한 긴 인대)으로 왼쪽 팔꿈치 인대를 대신했고, 이후 존은 선수생활을 15년이나 연장했다. 통산 288승 231패 평균자책점 3.34 탈삼진 2245개를 기록하며 1989년 은퇴했다.
최근 매일같이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토미존 수술 소식이 들려온다. 마치 전염병처럼 확산됐고, 올 시즌 무려 19명의 투수가 토미존 수술 판정을 받았다. 투수들 대부분이 20대 초중반, 막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한 이들이다. 존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유명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인터넷판 인터뷰서 최근 토미존 전염병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먼저 존은 현재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야구선수가 아닌 박사 혹은 의사로 알고 있다며 웃었다. 존은 “내가 투수였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이 꽤 많다. 내가 메이저리그서 뛰던 모습을 보지 못한 이들은 더 그렇다. ‘닥터 존’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자주 있다. 사실 요즘 내 이름이 의학 관련 분야에서 더 자주 나오기는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존은 40년 전 처음으로 토미존 수술을 받았을 때를 돌아봤다. 존은 “조브 박사와는 강한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조브 박사의 실험대상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조브 박사와 나는 이전부터 친구였고,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그 다음이었다”고 회상했다. 수술을 받은 1974년 7월 당시 존은 다저스 소속으로 13승 3패 평균자책점 2.59로 맹활약 중이었다.
존은 “조브 박사가 수술을 받지 않으면 절대 공을 던지지 못한다고 이야기했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었다”며 “나 역시 겁을 먹지는 않았던 것 같다.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수술을 하지 않으면 내 커리어는 그대로 끝났다. 조브 박사 입장에선 완벽한 장소 완벽한 시간에 완벽한 환자를 맞이했다. 나 역시 완벽한 장소 완벽한 타이밍에 완벽한 의사와 만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존은 최근 많은 투수들이 토미존 수술을 받는 현상과 관련해 “부상 원인은 간단하다. 쉬지 않고 많이 공을 던지기 때문이다”며 “현재 8살부터 17살까지 투수들은 일 년 내내 공을 던진다. 성장기에는 적어도 일 년에 3개월에서 4개월은 쉬어야 인대와 뼈가 똑바로 자란다. 최근 토미존 수술이 만연한 것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여기에 있다”고 청소년기 잦은 등판이 토미존 전염병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여 존은 많은 지도자와 부모들이 구속 향상을 위해 너무 빨리 토미존 수술을 권유한다고 지적했다. 존은 “나는 수술 후 13년 동안 단 한 번, 감기로 인해 선발 등판을 걸렀다. 팔이 아파서 선발 등판하지 못한 경우는 없었다”며 “1974년 당시에는 MRI가 없었다. 엑스레이만 존재했다. 때문에 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손된 것은 알지 못했다. 의사들은 그저 계속 던지거나 아프지 않을 때까지 쉬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팔 상태를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황당한 점은 토미존 수술로 구속이 오른다고 믿고, 어린 선수들에게 서둘러 토미존 수술을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기가 찬 듯 말했다.
존은 “이는 어린 선수들의 잘못이 아니다. 지도자와 부모의 잘못이다. 그들은 인터넷에서 토미존 수술에 대한 정보를 얻고 수술을 권유한다. 토미존 수술은 부상에 대한 해결책일 뿐이다. 빠른 공을 던져서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기 위한 방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존은 “조브 박사는 굉장히 영리한 사람이었다. 조브 박사 덕에 나는 메이저리거 생활을 연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브 박사로 인해 내 패스트볼과 커브가 향상된 것은 아니었다. 기량 향상은 나한테 달린 일이다”고 토미존 수술과 구속향상은 무관하다고 했다.
한편 프랭크 조브 박사는 지난 3월 7일 형년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74년 당시 다저스의 주치의였던 조브 박사는 이후 LA에 조브 클리닉을 만들었다. 조브 박사로 인해 은퇴 위기에 빠진 투수들의 생명을 연장됐고, 한국선수들 또한 꾸준히 조브 클리닉을 찾고 있다. 조브 박사가 세상을 떠났을 당시 존은 “야구계는 큰 인물을 잃었고, 나는 정말 좋은 친구를 잃었다”고 슬퍼한 바 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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