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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1선발 리즈 공백, 예상보다 훨씬 크다

SBS Sports
입력2014.06.03 11:28
수정2014.06.03 11:28

레다메스 리즈(31)는 한국프로야구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였다. 2012시즌과 2013시즌 상대팀 전력분석 스피드건에 최고 구속 162km를 찍었고,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150km대에 달했다. 한국무대 첫 해였던 2011시즌까지만 해도 공만 빠른 투수란 인상이 강했다. 그러나 매년 기량이 향상됐고, 2013시즌에는 리그 최다이닝(202⅔이닝) 최다 탈삼진(188개)를 기록하며 최정상에 자리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우완 류현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연히 LG는 2013시즌 후 리즈와 재계약을 0순위에 놓았다. 리즈 또한 지난 몇 년과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 꿈을 접고 LG 잔류를 택했다. 하지만 1월 중순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서 합류한 리즈의 몸 상태는 100%가 아니었다. 오른 무릎 미세 골절이 발견됐고, 치료와 재활에 3개월 이상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빨라야 시즌 중반에 합류, 시즌 절반 밖에 소화하지 못하게 됐다. 결국 LG는 리즈와의 계약을 파기, 3월 30일 리즈의 대체자로 에버렛 티포드를 영입했다.



개막 당시 모두가 리즈 공백을 커다란 변수로 봤다. 전임 김기태 감독은 “리즈의 부상 이탈이 알려진 순간, 꽤 많은 팀들이 만세를 불렀을 것이다. 사실 그날 제대로 잠도 자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LG의 한 중고참 야수도 개막을 하루 앞두고 “강속구 투수가 선발진 첫 번째 자리에 버티고 있는 효과는 굉장히 크다. 상대팀 선수에게 리즈는 잠을 설치게 하는 그런 존재였을 것이다. 우리 또한 더스틴 니퍼트 같은 강속구 투수와 상대하기 전날에는 머릿속이 복잡해진다”며 리즈 공백을 메우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선발진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던 류제국과 코리 리오단이 시즌 개막에 컨디션을 맞추지 못하고 삐걱거렸다. 우규민 홀로 정상 컨디션에서 시즌을 맞이했고 히든카드였던 김선우와 임지섭은 부도수표가 됐다. 리즈 자리를 메워줄 것 같았던 메이저리그 출신 티포드도 초반 상승세를 잇지 못하며 평균자책점 4.31로 고전 중이다. 그러면서 LG 선발진은 257이닝을 소화하며 10승 20패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 한화 다음으로 적은 승과 승률(33.3%)을 올리고 있다. 지난 시즌 47승 38패 평균자책점 3.91로 전부문 상위권에 자리했던 것과 상반된다.

기록뿐이 아니다. 리즈의 빈자리를 메워야하는 선발투수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그 이상이다. 지독한 선발승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류제국은 “작년에 리즈가 그렇게 잘 던지고도 왜 선발승이 적었는지 이해가 된다. 선발진 앞자리에 자리하다보니, 확실히 상대팀 에이스투수와 매치업되고, 그만큼 선발승을 올리기가 힘들다”고 혀를 내둘렀다. 우규민 역시 “3연전 첫 경기에 등판하는 선발투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고 있다. 지난해 우리 팀에선 리즈가 주로 그 역할을 해줬다. 빠른 공으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압도했고, 스트라이크존도 무너뜨렸다. 타자가 타이밍이나 스트라이크존이 흔들리면 그 여파가 꽤나 길어진다. 그만큼 뒤에 등판하는 투수는 편하게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리즈는 LG와 계약이 파기된 후 3월초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LG가 내린 진단대로 무릎 재활에 매진했고, 지난 5월 26일 더블A 무대서 올해 첫 실전 등판했다. 첫 경기서 3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5월 31일 두 번째 경기선 5⅓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LG 양상문 감독은 리즈에 대해 “체크는 하고 있다. 얼마 전 등판했다는 것도 안다”고 말했다. LG가 당장 리즈를 데려오기 위해선 토론토와 협상을 거쳐 토론토의 동의 하에 이적료를 내야한다. 물론 메이저리그 선수로 성공을 꿈꾸고 있는 리즈의 마음 역시 돌려놓아야 된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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