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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직구] 갈 길 먼 스포츠계 '4대악과의 전쟁'

SBS Sports 이향구
입력2014.07.29 14:02
수정2014.07.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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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멘트]

사회도 마찬가지지만 스포츠계도 비리를 없애고자 정화운동이 한창입니다. 문체부는 스포츠의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죠?


[기자 멘트]

정부는 '승부조작과 편파판정, 입시비리와 조직사유화, 성폭력을 포함한 폭력'을 스포츠 4대악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척결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아나운서 멘트]

문체부는 스포츠계에 만연한 이러한 4대악을 근절시키기 위해 지난 2월 '4대악 신고센터'를 출범시켰는데요. 그 효과가 있나요?


[기자 멘트]

스포츠에 만연해 있는 부정행위를 단시간에 뿌리 뽑기는 어렸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에도 불구하고 불공정 관행과 승부조작, 성추행 등의 문제들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조사를 받던 감독이 자살을 하면서 4대악 합동 수사 본부는 큰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국민체육진흥공단 펜싱팀의 서 모 감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스포츠 4대악 합동수사본부에서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펜싱계와 체육계는 합동수사본부가 무리한 수사를 했다며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나운서 멘트]

대체 서 감독은 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걸까요?


취재진은 서 감독의 죽음과 관련해 2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의혹 1. 스포츠 4대악 합동수사본부 무리한 수사했나?

펜싱협회는 서 감독의 횡령혐의 내사가 지난 4월 경기지방경찰청에서 무혐의로 종결 됐는데, 최근 4대악 합동수사본부가 다시 수사를 해, 서 감독의 심리적 압박감이 컸다고 주장합니다.



[故 서모 감독 사망 관련 기자회견]

"실적주의의 무리한 내사 및 수사로 많은 체육인들에게 심적 고통을 안기고 있다. "


[인터뷰:김영호, 故 서모 감독 지인]

"우울증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정말 힘들다고 했었다."


하지만 문체부의 입장은 다릅니다.


[인터뷰:우상일, 문체부 체육국장]

"지난 3월 중순 경 (서 감독의 횡령 혐의에 대한)제보가 들어다. 경기도 경찰청에서 조사 한 것과 우리가 한 것은 일부가 중복됐고 일부는 다르다."


[인터뷰:정선희, 합동수사본부 조사관]

"아침에 들어오는 것을 봤고 식사하러 나간다고 했고 오후에 식사하고 헤어지는 것을 봤다. 그게 압박이라고 하면..."


[아나운서 멘트]

양쪽의 말을 다들어 봤는데. 그렇다면 무리한 수사의 기준이 뭔가요?>


[인터뷰:장달영, 변호사]

"변호인의 참여를 제한한다거나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고 답변을 강요한다거나 적절한 휴식 시간을 주지 않는다거나 그런 경우에는 강압수사·무리한 수사(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수사과정에서 절차상·운영상 문제점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아나운서 멘트]

또 다른 쟁점이 있다면서요?


바로 문체부가 펜싱협회에만 정기감사, 체육회 특별감사, 문체부 합동감사 등을 잇달아 벌여 표적수사를 했다는 주장입니다.


의혹2. 스포츠 4대악 합동수사본부, 치우친 수사?

현 펜싱협회는 수사본부가 반대 세력인 전 간부 한 모씨의 탄원서 내용대로 수사를 몰고가 그들을 비호했다며 의혹을 제기합니다.


[인터뷰:김영호, 고 서범석 감독 지인]

"그러면 무턱대고 이렇게 하면 안된다. 물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면 이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나운서 멘트]

사망한 서 감독이 현 집행부와 관련이 있었군요?


네. 서 감독은 한때 현 집행부의 특정 인사와 함께 협회의 실세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서 감독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협회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했으리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나운서 멘트]

하지만 제보 의도가 어떻든 비리와 불공정행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하지 않을까요?


네, 맞습니다. 문체부의 입장 또한 확고합니다.


[인터뷰:우상일, 문체부 체육국장]

"고치지 않고 눈 감아줘 왔고 외면해왔던 부분을 눈 감지 않고 덮어 두지 않겠다는 어떤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주면 좋겠다."


서 감독의 죽음과 맞물려 펜싱협회 비리 관련 수사가 종결되는 듯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칫 꼬리 자르기 처럼 비춰지지 않도록 끝까지 진실을 파헤쳐 4대악 근절 의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인터뷰:장달영, 변호사]

"설사 감독이 사망했다고 하더라도 검찰 검사 수사는 안한다. 그러나 4대악에서 사실 관계 파악은 필요하다."


[아나운서 멘트]

진실은 분명히 밝혀져야 되고 정의는 실현이 되야 됩니다. 그런데, 앞으로 갈 길이 참 험난해 보이는군요. 지난 5월에 출범한 4대악 합동 수사본부의 현장 상황도 참 열약하면서요?


[기자 멘트]

제가 직접 찾아가 봤는데요. 수사반은 검사 1명과 경찰 8명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10명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근까지 접수 된 160여건의 사건을 처리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이다보니 불만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4대악 합동수사본부는 신고센터와 수사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고센터를 통해 익명과 실명으로 사건을 접수받고, 조사팀과 수사팀이 내부회의를 거쳐 사건의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그리고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위를 가리고 종결하는 구조입니다.


[아나운서 멘트]

이제 출범한지 3개월 정도 되는데. 체육계의 평가는 어떤가요?


체육계는 합동수사본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박성수, 대한체육회 감사실 실장]

"누가 하던지 하루 빨리 체육계에서는 근절을 시켜야 할 상황이다."


[인터뷰:김영호, 시드니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생기는 건 좋다. 옳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만의 목소리도 큽니다.


[아나운서 멘트]

체육계의 가장 큰 불만은 뭔가요?


사건 제보부터가 협회내 파벌싸움에 이용된다는 겁니다.


[인터뷰:박성수, 대한체육회 감사실 실장]

"조직의 사유화 문제, 파벌 싸움들... 그로 인해서 선수가 피해를 보고 이런 문제들은 하루 빨리 개선을 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4대악 신고센터에 접수된 사건은 160여 건.
그 중 기득권과 비기득권 세력 간의 파벌싸움으로 인한 제보가 거의 절반에 달합니다.


[인터뷰:이현호, 문체부 체육정책과]

"조직 사유화 부분이 많이 들어 오고 있다. 나머지는 골고루..."


[아나운서 멘트]

또 다른 불만도 있나요?


신고 접수와 수사 과정에서 제보자의 신분이 노출돼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습니다.


[녹취 인터뷰:4대악 제보자]

"접수할 때 익명으로는 안된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다. 이름을 공개해야 한다고 조사관이 말했다. (그래서) 오픈이 다 돼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지금은) 문체부 결과 지켜보는 상황이고 시간이 끌어진 상황이다."


[아나운서 멘트]

무엇보다 제보자의 신변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할텐데요.


그렇습니다. 제보자의 익명성과 권익 보호를 위한 안전 장치가 마련돼야만 용기있는 제보가 이어질 것입니다.

또한 현장의 상황은 무시한 채 조사만 강요해 훈련 등에 지장을 준다는 반발도 있습니다.


[녹취 인터뷰: 체육계 관계자]

"조사, 조사, 조사가 피로도를 쌓이게 한다. 체육단체와 대화는 없고 수사만 있으니 체육 단체의 원성을 살수 있다."


[아나운서 멘트]

4대악은 척결해야겠고, 그렇다고 체육계의 목소리를 완전히 무시해서도 안되겠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방법은 없을까요?


분명한 것은 곪을대로 곪은 체육계의 불공정 관행과 비리는 철저히 뿌리 뽑아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체육계는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4대악 합동수사본부에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개혁의 움직임이 현장의 목소리와 잘 어우러졌을 때, 건강한 한국 스포츠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우상일, 문체부 체육국장]

"앞으로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스포츠계 내부에 자정적인 시스템... 앞으로 이런 일을 해서는 스포츠계, 종목에서 본인 스스로가 살아 남기 어렵다는 인식이 문화로써 일반화 될 때 스포츠계 4대악에 해당되는 부조리나 비리들이 사라지는 계기 된다고 보여진다. "


[아나운서 멘트]

정정당당 스포츠. 말처럼 쉬운건 아닌것 같습니다.


[기자 멘트]

변화와 개혁에는 성장통이 수반됩니다. 문체부는 시스템이나 제도적으로 기준을 보강해 체육계와의 갈등을 줄이고, 수사본부까지 차려야 하는 지경에 까지 이른 체육계 역시 부담을 갖게 되라도 자발적인 협조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아나운서 멘트]

그렇습니다. 부정과 비리가 없어져야만 스포츠계가 행복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파벌싸움에 이런 제도를 악용하는 이런 일도 근절되도록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4대악 근절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점점 나아질거라는 기대를 갖어 보겠습니다.



(SBS스포츠 이향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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