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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직구] 홍보 부족…인천 아시안게임을 아시나요?

SBS Sports 이 성철
입력2014.09.16 08:10
수정2014.09.16 08:10

<1부> 홍보 부족…AG 흥행 빨간불

[아나운서 멘트]
"오는 금요일 마침내 인천 아시안게임이 개막합니다. 그동안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쉼없이 이날을 준비해 왔는데요. 하지만 아직 분위기는 잠잠한 편이에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대회가 코 앞인데 아시안 게임 분위기는 좀 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시안게임이 언제 어디서 열리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상당수였는데요. 이러다간 45억 아시아인의 축제가 안방 잔치도 안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조직위의 홍보에 문제가 없었는지 짚어봤습니다."


지난 2007년 쿠웨이트에서 열린 OCA 총회.

인천은 인도 뉴델리를 제치고 제17회 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당시 인천은 1986년과 2002년 대회처럼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 속에 성공적인 아시안게임 개최를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개막을 며칠 앞둔 현재, 인천 아시안게임 흥행엔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지난 29일 안양역 앞.

이날은 인천 아시안게임 홍보단의 홍보 투어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홍보단은 서울과 부산 등 11개 도시를 돌며 축제 분위기를 띄우려 애썼습니다. 

[아나운서 멘트]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해 보이네요."

네, 이벤트 참여를 호소해도 사람들의 발길은 뜸했고,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은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저희들은 시민들을 만나 인천 아시안게임 홍보가 얼마나 되어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조나현, 20세·목동]
"관심이 별로 없어요."


[인터뷰:최율하, 25세·신림동]
"언제 어디서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인터뷰:문혁주, 21세·안양 기산동]
"홍보가 잘 안돼서 저희는 잘 모르겠어요."


이런 무관심은 외국인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인터뷰:미샬, 31세·인도 ]
"아시안게임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


[인터뷰:카에데 후쿠이, 21·일본]
"개막식 잘 모르겠다."


[인터뷰:엄택화, 25세·중국] 
"아시안게임이 언제 열리는지 잘 모른다."


[아나운서 멘트]
"아시안게임 홍보가 제대로 안된거 같은데…조직위도 걱정이 많겠어요."

하지만 조직위의 생각은 시민들의 반응과 달랐습니다.


[인터뷰:박광용, 인천 AG 홍보 부장]
"거의 100% 가까운 인식률이 있습니다. 다각적인 홍보 결과 참여의향도 10명중 4명 꼴로 대회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고…"


[아나운서 멘트]
"시민들과 조직위 사이에 생각차가 큰 것 같은데..왜 이렇게 홍보가 안된거죠?"

조직위는 지난해 5월부터 인천시와 함께 본격적인 홍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기업과 제휴를 맺고, 스포츠와 연예계 스타들을 홍보대사로 임명했습니다.

배우겸 복싱선수 이시영과 전직 마라토너 이봉주가 출연한 CF를 방영하고, 아이돌 그룹 JYJ는 아시안게임 공식 주제가를 불렀습니다.


[인터뷰:박광용, 인천 AG 홍보 부장]
"홍보 대사들은 해당 분야의 특성이 다르지 않습니까? CF에 출연한다던지 시민들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홍보 영상에 출연한다던지…"


하지만 정작 대회 흥행에 필요한 대국민 홍보는 부족했습니다.

대회 기간 동안 열리는 100여 개의 크고 작은 축제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인터뷰:박광용, 인천 AG 홍보 부장]
"경기 내용이라던지 경기 외적으로 벌어지는 문화행사가 잘 알려져 있는 것 같지는 않구요. 그런 측면에 부족함을 느끼고…"


[아나운서 멘트]
"결국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이군요."

조직위 내부에서 조차 홍보 부족을 성토합니다.


[인터뷰:AG 조직위 관계자]
"홍보 자체가 부족해요. 국민적 관심이 없다면… 조직위는 경기장에만 안내 표지판 설치한다 이러지만 사람들이 찾아 갈 수 있는 위치 안내도라던지 이런것도 안되어 있고…"


조직위는 개막을 며칠 앞두고 막바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전체의 축제가 지역 행사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떨치기엔 부족해 보입니다. 




<2부> 티켓 판매 부진…관중동원 위태

[아나운서 멘트]
"조직위가 그 동안 아시안게임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았을 텐데... 하지만 이렇게 홍보가 안되면 흥행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닌가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홍보가 안되면 대회 흥행에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데요. 안타깝게도 그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에는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남자축구 예선 1차전이 있었습니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인천 아시안게임은 대장정의 막을 올렸고 경기장엔 3만 3천여명의 관중이 모일 만큼 열기는 뜨거운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릅니다.

한국전에만 관중이 몰렸을 뿐 나머지 경기들은 홍보 부족으로 티켓 판매 실적이 부진합니다.

조직위가 당초 목표로 잡은 티켓 판매 매출은 약 355억 원.

하지만 당초 목표액의 30%도 못 미치는 약 100억 원에 그치고 있습니다.


[인터뷰:박성희, 인천 AG 조직위 사업총괄부장]
"전체적으로는 17% 정도 넘고 있고요. 육상이랑 축구를 제외하고는 35% 정도 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멘트]
"그렇다면 대회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은 어떤가요?"

개막식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집니다.

6만 2천여 명을 수용하는 주경기장의 티켓 판매율은 지금까지 55%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떠넘기기식 판매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조직위는 전직원에게 직급별 티켓 할당량을 부담시켰습니다.

조직위 직원 440명에게 할당된 금액은 총 6천여만 원.

업무의 사명감을 고취시킨다는 명목하에 직원은 10만 원, 본부장급은 50만 원 이상 구매하도록 했습니다.


[인터뷰:인천 AG 조직위 관계자]
"우리 직원들 과장급 이상은 30~40만원씩 다 샀을걸요? 사실상 강매죠. 직원들이 누가 살려고 하겠어요. 솔직히 (직원은) 전 경기장 다 갈 수 있는 ID카드가 있는데 제가 뭐하러 표를 사겠습니까? 사실상 강매죠. 강매."


[아나운서 멘트]
"조직위가 솔선수범해 다른 공공기관의 동참을 권유하기 위한 건가요?"

네. 맞습니다. 결국 공기업이 나섰는데요. 

최근 중소기업중앙회는 인천 아시안게임 티켓 10억 원 어치를 구매했습니다.

한국전력과 수자원공사도 각각 1억 원씩 티켓을 샀습니다. 

관중동원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조직위는 인천의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잔여석 무료 관람 조치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관중동원이 비교적 쉬운 학생들에게 빈 자리를 메우도록 한 것입니다.

[아나운서 멘트]
"정말 문제가 심각해 보이는데, 남은 기간 해결책이 없을까요?"

조직위는 아시안게임 기간 총 20만 명의 관광객을 예상하는데요, 이중 약 10만 명이 중국인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마침 10월 1일부터 중국 국경절 연휴입니다.

아시안게임 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인터뷰: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아시안게임을) 좀 더 홍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류스타 홍보대사를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한류 스타들이 아시아에서 파급력은 대단하거든요. 그들과 함께 인천 아시안게임을 보다 널리 홍보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외국 관람객이 티켓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조직위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와 온라인 티켓 판매 협약을 맺고 중국 관중 유치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사이트엔 인천 아시안게임 배너 광고조차 없습니다.

조직위는 오는 17일 인천 송도에서 한류관광콘서트를 열고, 개회식 입장권을 구매한 외국인은 무료 입장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보를 아는 외국인 역시 소수에 불과한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대회 성공에 대한 기대감과 걱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은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아나운서 멘트]
"네. 참 착잡하네요."

[기자 멘트]
"취재를 하면서 티켓을 사려고 중국에서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를 직접 찾아오는 중국인을 보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마땅한 구매 정도가 없어 입장권을 구매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지난 7년간 인천 시민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남은 기간 적극적인 홍보가 절실해 보입니다."

(SBS스포츠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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