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행' 김정준, "감독님 마지막 팀 될 수 있기에"
SBS Sports
입력2014.11.14 09:05
수정2014.11.14 09:05

국내 최고의 전력분석가로 통하는 김정준(44) 전력분석코치가 한화 유니폼을 입고 현장에 돌아왔다. 지난 2011년 SK를 끝으로 현장에서 물러나 3년 동안 SBS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그는 김성근 감독의 한화 부임과 함께 프로 복귀설이 계속 나왔다. 예상대로 지난 13일 한화 구단은 김정준 코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예정된 결정은 아니었다.
▲ 마지막까지 고민, 감독님 위해
김정준 코치는 현장 복귀 소감에 대해 "두렵네요"라고 첫 마디를 뗐지만 "겁은 나지만 이 불안한 느낌이 좋다고 생각한다. 자고 있던 모든 것을 깨워주지 않을까 싶다. 기대가 된다"고 답했다. 이어 "어제(12일)까지, 마지막까지 계속 고민했다"며 "한편으로는 (김성근) 감독님의 마지막 팀이 될 수 있다는 부분에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이것을 두고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정말 많은 분들의 기대를 받고 계시다. 제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와드릴 게 있다면 같이 해야 되지 않을까 싶었다.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서는 제가 한화에 가는 게 순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실 김 코치의 결정을 주저하게 한 이유 중 하나는 그가 김 감독의 친아들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과거 LG와 SK에서도 두 사람이 한솥밥을 먹었지만 그때는 김 코치가 먼저 몸담고 있는 팀에 김 감독이 부임한 케이스. 그런데 이번에는 김 감독이 한화에 부임한 이후 김 코치가 선임돼 주위의 시선이 걱정된 것도 사실이다.
김 코치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부분이 가장 걱정됐다. 감독님을 쫓아간다는 느낌이 있어 부담도 든다. 아들이 아닌 이 파트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받고 싶다. 일적으로 비쳐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결정을 하는 데 있어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이제는 결정을 했다. 하던 대로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미 김 코치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전력분석 분야를 새롭게 개척한 선도적인 인물이다. 부자라서 함께 하는 게 아니라 일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김성근 감독도 그에 대한 믿음이 확실하다. 김 감독은 최근 김 코치에 대해 "나 때문에 고통 받고 살았다. 그때 내가 손을 내밀었으면 계속 나한테 기대고만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손을 내밀지 않으니 알아서 스스로 자라더라. 내보냈으니 이렇게 큰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 한화, 오랫동안 상위권 있을 전력
김정준 코치는 올해 해설을 하며 시즌 막판에 한화에 대해 "앞으로 오랫동안 상위권에 있을 전력이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코치는 "거짓말이 아니다. 해설자 입장에서 9개팀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 한화가 이제 올라갈 수 있는 흐름이 있겠다 싶었다"며 "단 그 포인트, 중심이 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수비, 수비 안에는 투수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 각 포인트에서 기둥들만 제대로 세울 수 있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갈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래서 빠르게 선수단에 녹아들겠다는 것이 김 코치의 각오다. "그라운드에서는 지금 오신 좋은 코치들님들이 표현해 주실 것이다. 제가 해야 할 부분은 그라운드에서 보이지 않는 힘을 선수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야구에는 분명 '보이지 않는 힘'이라는 게 있다. 선수들에게 '이런 것이 있구나, 이렇게 하는 것이 이기는 방향이구나'라는 것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다. 혼자 힘으로는 안 된다. 정근우·김태균·조인성 등 베테랑들이 각자 가진 힘들이 있는데 그런 힘들과 합쳐서 보이지 않는 힘이 야구에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시키고 싶다"는 것이 김 코치의 말이다.
김 코치는 우리와 상대의 전력을 뚫는 예리한 시선 만큼 선수들과 소통을 중시한다. 3년 동안 해설을 경험한 것은 그래서 이 작업을 더욱 수월하게 해줄 것이다. 김 코치는 "해설을 하며 세상에 많은 답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나와 다른 답이 있었다. 이해와 인정을 해가는 과정에서 또 다른 방법론을 알게 됐다. 시선도 넓어지고, 소통도 좋아졌다. 방송을 안 했다면 못 느꼈을 부분들"이라며 "선수들과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가져가야 한다. 방송을 통해 배운 경험이라면 LG와 SK에서 걸린 시간보다 훨씬 더 빨리 선수단과 감독님의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김 코치는 14일 대전 한화 구단 사무실에 내려가 인사를 나눈 뒤 15일 마무리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다. 김 코치는 "설렌다. 한화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는다면 승패를 떠나 굉장히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김 코치의 가세로 김성근 감독의 한화 코칭스태프 구성도 화룡점정을 찍은 분위기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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