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스포츠 & 골프

삼성에 녹아든 밴덴헐크, 외인 아닌 ‘또 하나의 가족’

SBS Sports
입력2014.11.19 13:00
수정2014.11.19 13:00

//img.sbs.co.kr/newsnet/espn/upload/2014/11/19/30000435909.jpg 이미지릭 밴덴헐크(29, 삼성 라이온즈)는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흔한 외국인 선수는 아니다.

우선 기량이 출중하다. 두 시즌 동안 평균자책점 3.55에 20승 13패를 올려 삼성의 통합 4연패 과정에 기여했다. 지난해에는 승보다 패가 많았지만, 올해는 13승 4패로 높은 승률(.765)을 올렸고 평균자책점(3.18)과 탈삼진(180개)은 리그 전체에서 가장 뛰어났다.

팀과 팬에 대한 마음씨도 야구실력 못지않다. 최근에는 아내 애나와 함께 대구의 한 수제버거 전문점에서 개인적으로 팬 사인회를 열었고, 외국인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지난 18일 있었던 프로야구 시상식에도 참석했다. 이 행사에 애나와 동석한 밴덴헐크는 “뛰었던 팀, 함께했던 동료들을 대표해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해 다른 외국인 선수는 물론 국내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됐다.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를 기록해 2관왕에 오른 밴덴헐크는 MVP 투표에서 전체 99표 중 2표를 받는 데 그쳤으나,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넥센 선수가 MVP를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넥센 선수들이 워낙 뛰어난 활약을 해 MVP가 여러 개였다면 아마 모두 MVP를 하나씩 받았을 것이다”라며 다른 팀 선수를 존중하는 언행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밴덴헐크와 애나는 시상식에 참석한 직후 18일 저녁이 되어서야 네덜란드로 출국했다. 출국까지 미룰 정도로 시상식의 의미에 대해 얼마나 깊게 생각했는지를 알게 하는 부분이다. 유럽 지역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가르쳐주기 위해 자신이 기획한 '유러피언 빅 리그 투어' 때도 밴덴헐크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파리의 에펠탑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팀에 대한 애정이 항상 넘쳤다.

올해도 밴덴헐크의 야구클리닉은 계속된다. 시상식장에서 만난 밴덴헐크는 “시즌이 길어져 (이전처럼) 정식으로 캠프를 열지는 못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지역에서 클리닉을 하는 정도로 개최할 것이다”라며 구체적인 계획까지 공개했다.

벌써부터 삼성과 재계약하겠다고 의사를 나타낼 수는 없지만, 삼성에 남고 싶다는 의사는 드러냈다. "삼성은 굉장한 팀이고, 좋은 조직이다"라며 다시 한 번 팀과 동료들에 대한 존중을 드러낸 밴덴헐크는 “나는 FA다.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하겠다”면서도 “삼성과 대화할 것이다. 여기서 뛰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팬들에 대한 사랑, 구단에 대한 충성심은 최고의 한국형 외국인 선수로 평가 받는 더스틴 니퍼트(두산 베어스)와도 비슷하다. 니퍼트는 시즌 중에 소외계층 팬들을 사비로 초청해 야구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팀이 어려울 때 투수조 미팅을 소집하고 원정에 가서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는 회식을 주최하기도 했다. 이미 두산 선수들에게는 외국인 선수가 아닌 팀 동료로 통한다.

니퍼트와는 형태가 조금은 다르지만, 밴덴헐크 역시 야구를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꼭 니퍼트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밴덴헐크 역시 팀에 완전히 녹아든 한국형 외국인 선수가 됐다. 이제는 외국인 선수가 아닌 삼성의 ‘또 하나의 가족’이 되고 있는 밴덴헐크를 다음 시즌에도 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OSEN]

ⓒ SBS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undefi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