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기대주' 하영민, 절박한 '살과의 전쟁'
SBS Sports
입력2014.11.28 13:28
수정2014.11.28 13:28

진흥고를 졸업하고 올 시즌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넥센에 입단한 하영민은 입단 당시부터 왜소한 체격으로 "몸을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하영민은 멀리 보고 있다.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며 2차 오키나와 캠프 명단에서 하영민을 제외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영민은 올 시즌 모두가 놀랄 만큼 빨리 1군에 올라왔다. 팀의 선발 자원이 시즌 초 모두 무너지면서 그는 4월 13일 대전 한화전부터 선발 등판했다. 5월까지 3승2패로 깜짝 호투하며 주목받았으나 시즌 14경기 3승5패 평균자책점 7.22을 기록하고 8월부터 2군에 내려갔다.
하영민에게는 많은 것을 느낀 4달이었다. 그리고 인내의 시작이다. 지난 27일 화성구장에서 만난 하영민은 "7월말 1군 등판을 끝으로 2군 경기에도 전혀 등판하지 않았다. 불펜 피칭도 하지 않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 간단한 캐치볼 훈련만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일단 몸을 키워야 한다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그리고 살을 찌우라는 엄명도 내려졌다. 그 스스로도 1군 무대를 겪으며 깨달은 부분. 하영민은 "아마추어와 프로의 타자들은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1군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하지만 몸이 커지고 힘이 붙으면 해볼 만하다고 다들 생각하고 계신 것 같다. 저 역시도 그렇게 느끼고 몸을 키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원래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인 하영민의 체중 증가 프로젝트는 고난의 연속이다. 1군에서 던질 때 74kg까지 늘렸던 몸은 2군에서 열심히 먹고 찌우는 동안 4kg가 오히려 빠졌다. 하영민은 "매일 야식을 먹고 웨이트를 열심히 하는데도 빠진다. 이제는 살이 찌는 꿈도 꾼다. 꿈에서 열심히 먹으면 살이 붙더라"며 말 못 할 고충을 드러냈다.
하영민이 이렇게 살찌우기에 몰입하는 것은 내년 선발에의 재도전 때문이다. 넥센은 내년 토종 선발 경쟁 자원 중 하나로 하영민을 꼽고 있다. 하영민은 "올해 1군에서 뛰어보면서 힘있는 강속구를 던지든 칼 같은 제구력을 갖추든 둘 중 하나는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피칭은 하지 않지만 캐치볼을 하면서도 그런 것에 신경쓰고 있다. 내년 목표는 5승을 해보는 것"이라고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올 시즌 하영민이 혜성 같이 등장했을 때 모두가 주목한 것은 그가 타자 몸쪽으로 정확하게 꽂아넣는 직구였다. 아직 직구 스피드는 140km 초반대지만 예리한 제구력이 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게 했다. 올 시즌 토종 선발 농사에서 큰 소득을 얻지 못한 넥센. 내년에는 몸 키운 하영민과 함께 웃을 수 있을까.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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