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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야구도 팔을 걷어 붙였다.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장기적인 특단의 대책을 꺼내들었다. 올해부터 마이너리그에 투구시간 제한이 붙는다. 아직 메이저리그(MLB)로 확대되기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거스를 수 없는 대세에 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폴 카셀라는 18일(한국시간) 컬럼 하나를 실었다. “투구 시간 제한에 공포를 느낄 만한 10명의 에이스”라는 제목이었다. 이는 올해부터 마이너리그에 도입될 투구시간 제한과 연관이 있다. 이 규정이 에이스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인터벌이 긴 투수들에 대한 자료는 흥미를 모은다.



올해부터 마이너리그(더블A, 트리플A)에는 투구 인터벌 시간의 제한이 들어간다. 한국에는 이미 도입돼 팬들에게 익숙한 일명 ‘12초룰’이다.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12초, 주자가 있을 때도 20초 안에 투구를 마쳐야 한다. 그 외 이닝교대 때는 2분5초 안에 준비를 마쳐야 하며, 투수를 교체할 때도 2분30초 안에 모든 동작을 완료해야 한다. 이에 불응할 경우 페널티가 붙는다. 경기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책이다.

지난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 시범적으로 이 룰을 시행했다. 성과가 있다고 판단해 마이너리그에 확대 적용한다. MLB는 아직이다.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기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시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르면 내년 안건에 올라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MLB 투수들에게도 언젠가 이 규정이 적용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투구 인터벌은 투수마다, 그리고 상황마다 다르다. 빠른 템포로 투구를 가져가는 투수가 있는 반면, 최대한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 투수들도 있다. 후자의 경우 12초룰이 다소간 신경에 거슬릴 수는 있다. 평생 가져왔던 자신의 루틴에 미묘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적응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패턴을 조금은 바꿔야 할 선수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카셀라는 인터벌 시간과 평균자책점을 토대로 10명을 선정했다.

10명의 선수 중 흥미를 모으는 선수는 데이빗 프라이스(디트로이트)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프라이스는 투구 사이의 평균 인터벌(공을 던진 순간부터 다음 공을 던지는 순간 사이)이 26.6초로 MLB에서 가장 길었다. 물론 12초룰 적용이 이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아닌 만큼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어쨌든 투구 사이의 시간이 꽤 길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실제 프라이스의 투구 준비 동작은 비교적 느긋한 편이다. 규정이 도입되면 미세한 변화가 있을 수는 있다.



그 외 규정이닝을 소화한 선수 중 평균시간이 24초가 넘는 1~2선발급 투수로는 에딘손 볼케스(캔자스시티, 25.3초), 크리스 아처(탬파베이, 25.2초),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24.7초), 잭 그레인키(LA 다저스, 24.8초), 알렉스 콥(탬파베이, 24.5초), 코리 클루버(클리블랜드, 24.4초), 맥스 슈어저(24.1초) 정도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시간이 짧은 투수로는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23초), 존 레스터(시카고 컵스, 22.6초),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22.4초), 제임스 쉴즈(22.4초), 콜 해멀스(필라델피아, 22.2초) 등이 있었다.

그렇다면 류현진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류현진의 지난해 이 수치는 20.8초로 150이닝을 소화한 102명의 투수 중 82위였다. 투수 템포가 빠른 편에 속했다. 이미 이 패턴에 익숙해져 있는 만큼 별다른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한편 “그게 뭔데”라고 말할 선수도 있다. 마크 벌리(토론토)는 17.3초였다. 평균 시간이 18초 아래인 선수는 벌리가 유일하다. 실제 벌리는 타자들이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을 정도로 템포가 빠르기로 유명하다. 반면 전통적으로 인터벌이 긴 일본 투수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더 받을 수 있다.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와 다르빗슈 유(텍사스)는 각각 25.1초로 평균보다 길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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