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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랜드 카렌 "韓선수 왜 EPL서 통하는지 알겠다"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5.02.25 12:24
수정2015.02.25 12:24

K리그 챌린지에서 '갈락티코'급 선수 구성을 한 서울이랜드 FC에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즐비하다. 우리 나이로 서른살이 된 공격수 로버트 카렌도 그 중 하나다. 아시아 쿼터로 서울이랜드에 영입된 카렌의 경력은 살짝만 들춰봐도 재미있는 구석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북아일랜드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03년 일본 국적을 택해 일본 U-20 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서 활약했다. 당시 함께 뛴 선수들이 혼다 게이스케, 이누이 다카시, 이충성 등이다. 2004년 주빌로 이와타에 입단한 뒤 2005년에는 J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일본 대표팀과 큰 인연이 없고, 지난해까지는 태국 수판부리에서 뛰었다. "이래뵈도 제가 영어를 잘 못합니다"라며 천진난만 하게 웃는 모습에선 경계를 넘나들며 살아 온 다문화인의 흔적이 느껴진다.

북아일랜드인 아버지의 피를 물려 받았지만 일본식 '패스축구'를 보고 자란 카렌은 한국의 거친 축구를 경험한 뒤 왜 잉글랜드에서 한국 선수들이 통할 수 밖에 없는지를 피부로 느꼈다고. 그 거친 K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카렌 역시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이번 시즌에 거는 기대다.

다음은 서울이랜드 FC 공격수 로버트 카렌과의 인터뷰 전문.

Q. 한국 이적을 택하게 된 이유가 있었다면?
- 수원의 정대세 선수와는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는 편이고, 팀 이름은 정확히 기억나질 않는데 마스다 치카시 선수도 활약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적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서울 이랜드FC는 서로 알지 못하던 선수들이 모여 도전을 시작하는, 지금까지 없는 축구를 하려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경험을 쌓고자 하는 저에게 있어서는 정말 좋은 환경입니다.

Q. 지난해까지 뛰었던 태국리그와는 어떤 면이 다른 것 같나?
- 태국에서 축구적인 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식사라든지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는 어려움이 컸어요. 제가 속해 있는 팀이 지방에 있었는데 매일 훈련장 갔다 슈퍼에서 장보는 단조로운 생활의 반복이었으니까요. 주변에 일본인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물론 태국 선수들과 친해지기는 했지만 생활적인 측면에서는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K리그가 수준도 높고, 연습량도 많기 때문에 현역으로, 제대로 된 분위기에서 더 길게 뛰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Q. 마틴 레니 감독의 존재도 이적을 결정하는데 영향이 컸을 듯 한데.
물론 마틴 레니 감독이 영국 출신이라는 것도 영향이 컸습니다. 제 아버지가 북아일랜드 분이시고, 어머니가 일본인이신데요. 그런데 놀랍게도 제가 생긴 건 이래도 사실 영어를 잘 못합니다.(웃음) 그래서 레니 감독 밑에서 영어와 축구 양쪽을 동시에 쓰면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도, 저에게는 무척 훌륭한 조건이라고 생각했어요.

Q. 정대세와는 어떻게 친해지게 됐는지 계기가 궁금하다.
제가 네덜란드에서 뛰고 있을 때 대세 선수가 독일에서 뛰고 있었는데 살고 있던 집이 서로 국경 근처여서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각자 시합을 보러 가거나 함께 식사도 많이 했고요. 앞으로 대세 선수한테는 한국에서도 신세를 많이 질 생각입니다.(웃음) 25일에 수원이 우라와 레즈와 ACL 경기를 한다고 들었는데 직접 보러가고 싶네요.

Q. 한국 축구, K리그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
K리그 클래식은 정말 격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인상도 그렇습니다. 리그 득점왕의 골 수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을 보면 정말 어려운 세계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은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면서 무엇보다 팀이 클래식으로 승격할 수 있도록 공헌하고 싶습니다.

Q. 이번 시즌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자신의 스타일을 팀에 맞춰나가는 것이 가장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여러가지 경험을 해 봤기 때문에 단기간에 적응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또 공격수인 만큼 중요한 것은 골이나 어시스트로 득점에 관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수비도 확실히 해야한다고 봅니다. 우리 이랜드는 이제 막 모인 팀이잖아요. 손발을 맞춰나가는 데는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공격수라해도 수비부터 확실히 가담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봐요.

Q. 일본 U-20, 올림픽대표팀에서 활약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젊은 시절엔 저도 일본 대표팀에 있었네요. 물론 그런 장소에 서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도 가지고 있고, 대표선수가 된다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결과를 내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특히나 제 포지션에는 혼다나 카가와, 이누이군처럼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으니까요. 저도 목표랄까, 이랜드에서 확실히 결과를 내서 언젠가는 잉글랜드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반대로 한국 선수들에 대해서는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이랜드에 와서 연습시합을 해보고 새삼 느낀 거지만 왜 일본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지 이해 하게 됐습니다. 한국 선수들은 역시 강합니다. 잉글랜드 축구에 잘 맞는다고 할까요. 볼을 차는 방식도 강하고, 아무튼 정말 강합니다. 일본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했어요. 저에게는 새로운 유형의 축구, 경험해 본 적 없는 축구이기 때문에 이번 시즌은 정말 기대가 큽니다.

Q. 공격수인 만큼 득점에 대한 압박이 클텐데, 이번 시즌 몇 골 정도 예상하나?
개인적으로는… 10골 정도? (웃음) 뭐, 제 포지션이 최전방보다는 그 뒤를 받치는 역할이기 때문에 그렇게 득점에 연연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10골이면 너무 적나요? 그럼 15골? K리그 챌린지도 신인왕이 있나요? 외국인 선수도 받을 수 있나요? 뭐, 아무튼 좋은 활약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잘 부탁드립니다.(웃음)

[영상취재 = 최원규]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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