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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구의 해피베이스볼]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즐기자

SBS Sports 정진구
입력2015.03.05 17:21
수정2015.03.05 17:21


4개월간 계속된 야구팬들의 기다림이 끝나간다. 이제 3월 7일이면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열린다.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정규시즌을 앞두고 열리는 ‘시범’적인 성격을 가진다. 각 팀들은 해외전지훈련을 통해 갈고 닦은 전력을 최종 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

올해 프로야구는 유난히 볼거리가 많다. 여러 감독이 교체됐고, 신생팀 KT가 1군에 등장했으며, 새로운 외국인 선수와 팀을 옮긴 선수들도 적지 않다.

이런 여러 관전포인트는 시범경기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이 겨우내 꼴찌 한화를 어떻게 바꿔 놓았을지, 거액을 받고 두산으로 이적한 장원준이 어떤 컨디션을 보여줄지, KT는 과연 1군급 전력을 가졌는지 시범경기에서 어렴풋이 드러날 것이다. 올해 시범경기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볼거리가 많다고 해서 시범경기 승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물론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고 싶은 신인급 선수라면 시범경기도 실전처럼 치를 것이다. 하지만 팬들의 이목을 끄는 주전급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 구단 입장에서는 시범경기는 어디까지나 점검 차원이다.

대다수의 야구팬들은 시범경기를 부담 없이 지켜본다. 그런데 간혹 시범경기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팬들이 있다. 기자는 지난 해 시범경기 중 부진한 선수에게 심한 욕설을 일삼는 관중을 목격한적도 있다. 일부 언론도 시범경기에서 드러난 결과를 침소봉대한다. 한 예로 어떤 선수가 시범경기에서 조금 잘한다 싶으면 곧바로 ‘스타탄생’이라고 과장하는 경우다.

30년이 넘는 프로야구 역사를 돌아봐도 시범경기 성적은 정규시즌과 전혀 상관관계가 없음이 증명됐다. 가깝게 2014년 시범경기 1위 팀은 두산이었고, 2013년에는 KIA였다. 두 팀 모두 그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시범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정규시즌에 소리 없이 사라진 선수도 부지기수다.

메이저리그의 시범경기라 할 수 있는 스프링트레이닝의 캑터스리그와 그레이프프룻리그 경기에 가면 관중들은 동네잔치에 온 것 마냥 편안한 분위기로 야구를 본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형식적으로 스프링트레이닝 결과와 선수 기록을 업데이트하지만, 외신은 이런 숫자보다 주요 스타플레이어의 일거수일투족에 더 관심을 갖는다.

승부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시범경기는 역설적으로 더 즐길 요소가 많다. 응원하는 팀이 시범경기에서 승승장구하면 올 시즌에 대한 기대를 가져도 좋다. 그렇다고 응원하는 팀이 조금 부진해도 낙담할 필요는 전혀 없다. 4개월이나 기다렸던 프로야구와, 또 좋아하는 선수를 야구장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순수한 기쁨을 만끽하길 바란다. 시범경기는 어디까지나 ‘시범’일 뿐이다.

(SBS스포츠 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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