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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구의 해피베이스볼] 김성근 감독과 '상식파괴'

SBS Sports 정진구
입력2015.04.02 16:18
수정2015.04.02 16:18


현대야구는 점차 시스템화 돼 가고 있다. 모든 것이 시스템 하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시스템은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하고, 효율적으로 만든다는 인식이 강하다.  

반면 한화 김성근 감독은 시스템과 거리가 멀다. 효율을 추구하긴 하지만, 정해진 법칙에 따라 운영되는 일률적인 시스템을 거부해 왔다.

김성근 감독의 야구철학 중 하나는 ‘상식파괴’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하는 전술과 전략을 앞세워 조직원들의 긴장감을 높이곤 했다. 종종 이런 전략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상황에 따라 모든 선택을 뒤집어버리는 파격에 상대팀뿐 아니라 팬들까지 당황한적도 여러번이다.

한화의 개막전 선발투수, 탈보트가 나흘 휴식 후 2일 다시 선발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팬들이 놀랐다. 개막전에서 탈보트는 110개의 공을 던졌고, 정상적인 로테이션이라면 3일에 등판해야 맞다. 시즌 초부터 무리수를 두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김성근 감독은 당초 선발이 유력해 보였던 유창식을 지난 경기에서 구원으로 등판시키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마운드 운영을 선보였다. 김성근 감독의 ‘상식파괴 야구’는 라인업에서도 적용된다. 1일 경기에서 송광민의 1번 기용도 파격이라면 파격이다. 여타 감독들도 간혹 예상을 깨는 라인업을 들고 나온다. 그러나 그 빈도수에서 김성근 감독을 따라갈 감독은 없다.

아마도 한화 팬들은 이런 감독의 스타일에 아직 적응이 덜 됐을지 모른다. 김 감독 밑에서 처음 야구를 하는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SK 시절 김성근 감독의 이러한 상식파괴는 큰 성공을 거뒀다. 그것이 효율적인가, 아닌가라는 논란을 떠나, 결과적으로 더 많은 승리를 가져다 준것만은 틀림없다.

김성근 감독의 한화를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됐고, 김성근 감독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가장 확실하게 검증된 지도자이며 그의 ‘상식파괴 야구’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미 검증됐다. 아직은 한화가 변해가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볼 때가 아닌가 싶다.

(SBS스포츠 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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