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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U-18 안익수 감독 "이승우 플레이, 나도 궁금해"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5.04.17 19:08
수정2015.04.17 19:08

세상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천재들이 가진 공통된 재능 중 하나는 이런 순리로부터 자유롭다는 것. 그들은 일정한 규칙이나 원칙을 넘나든다. 17살에도 당당히 국가대표를 꿈꾸는 것처럼.

16일 파주 국가대표팀 훈련장에서 마지막 연습경기를 진행 중이던 안익수 U-18세 대표팀 감독을 만났다. 이미 18세 대표팀 합류가 확정된 이승우(17세, 바르셀로나)는 지난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소속팀 동료 백승호도 있지만 이승우는 이미 모든 화제를 독식하고 있다.

안익수 감독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늦깎이 축구선수'다.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일반고를 다니다 '축구'라는 꿈을 끝내 포기할 수 없어 재수 끝에 축구부가 있는 대학에 입학했다. 프로도, 국가대표도 남들보다 조금 늦게 꿈을 이뤘지만 현역 시절 성남 일화에서 프로축구 역대 최초로 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FC 서울 코치, 부산 아이파크, 친정팀 성남에선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았고 박사학위까지 받은 몇 안되는 지도자이기도 하다.

그의 스승 중 한 사람은 1983년 청소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를 처음 세계 4강으로 이끌었던 독사 박종환 감독. 안익수 감독 역시 은근하지만 깐깐하고 혹독한 벤치 전략으로 유명하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초 엘리트'의 길을 걷고 있는 이승우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 온 축구인이다.

불과 반년 전, 16세 대표팀에 합류해 신드롬에 가까운 열풍을 일으켰던 이승우다. 18세 대표팀에 합류하기도 전에는 국가대표가 목표라 말하는 당찬 소년. '독사' 안익수 감독 역시 아직 만나보지도 못한 한국 축구의 미래가 무척 보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거기에는 단서 조항이 붙어 있었다. 팀에 들어오는 순간, 이승우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 축구는 11명이 함께 뛰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Q. 이승우가 귀국 인터뷰에서 "메시, 발롱도르, 최연소 국가대표가 목표"라고 했다. 기사를 봤는지 궁금하다.
- 자세히 보지는 못했습니다. 뭐, 준비된 멘트 아니 었을까요? (웃음)

Q. 이승우를 U-18 대표팀에 소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대도 클 것 같은데.
- 글쎄요, 아직 뭐라고 확실히 말씀을 못 드리는게 (이승우와) 같이한 시간들이 없어서 언론이나 영상을 통해서 경기 하는 것은 봤지만 그것이 전부이지는 않고 (이승우 선수 본인) 내면에 또 다른 뭔가 숨은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그것을 실제로 알 수 있을 때 진정으로 무어라 논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Q. 안익수 감독 역시 이승우의 플레이를 직접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지?
- 저도 영상으로만 봤어요. (작년 AFC U-16 대회) 결승전 때 한 번 봤던 것 같네요. 또 제가 여기 (U-20 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지가 얼마 안 되서 18세 아이들이 처음 소집된 게 12월 달이고, 제가 파주에 들어왔을 때에는 승우가 소집 명단에 없었죠. 그 전에는 제가 프로에 있었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없었고요. 사실 저도 이승우라는 선수가 생소한 입장이에요,

Q. 이번 JS컵에 참가하는 팀이 U-18 대표팀이기 때문에 한 살 어린 이승우의 발탁은 큰 화제다.
- 아무래도 17세 아이들한테 오는 10월에 있는 칠레 월드컵이 중요하기 때문에 발탁이 고려가 된 측면이 있습니다. (승우가 지금 징계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그런 부분이 있을 때 사실은 연습경기 뛰는 것 하고 본 경기에 나가서 경기하는 것은 또 틀리거든요. 경험을 쌓게 해 주는 것이 17세 대표팀이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배려를 하게 된 거죠.

Q. 함께 소집하는 백승호 역시 바르셀로나서 뛰고 있다. 기대가 크겠다.
- 사실 백승호 선수도 한 번도 못 봤어요. 백승호 선수는 18세니까 이번 기회에 같이 훈련해 보고 선수의 능력치가 어디까지인지 체크해 봐야 할 상황이기도 하고요. 지금 18세 아이들은 정규 멤버가 완전히 셋팅된 것은 아니고 테스트 하는 기간입니다. 10월 달에 AFC U-19 챔피언십도 아시아 예선이 있기 때문에 그 전에 어느 정도 완성이 될 겁니다.

Q. 상대적으로 확실히 최근 몇 년 동안 연령별 대표팀을 향한 관심이 크게 높아 졌다.
- 중요도는 저희가 만들어 가는 거고, 관심 정도도 저희가 만들어 가는 거니까… 또 그걸 통해서,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부분도 저희가 만들어 가는 거리고 생각하고요.

Q. U-20 대표팀은 그 중에서도 더욱 중요성이 커진 팀이다. 지난해 12월 감독에 임명됐을 때 수락하기까지 고민도 됐을 것 같다.
- 사실은 선택 받는 것도 영광된 자리인데 한국 축구를 위해서 의미 있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데 보람이 있지 않겠나 싶어서 같이 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상당히 관심들이 많으셔서 부담이 많이 되기는 해요. 특히나 2017년 FIFA U-20 월드컵이 우리나라에서 열려서 관심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Q. 이번 JS컵은 18세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하는 첫 국내 대회이자 공교롭게도 이승우가 국내에서 뛰는 첫 무대가 됐다. 엄청난 주목을 받게 돼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 하나 염려스러운 것은 JS컵이 박지성 재단에서 18세 아이들, 2017년 대회를 대비한 선수들이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마련한 하나의 장이잖아요.다만 포커스가 이승우 선수에 많이 맞춰지는 부분이 있어서 감독의 입장에서는 18세 아이들, 지금 현재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될 선수들한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나 하는 부분에서 고심이 많아요.

Q. 이승우를 향한 지나친 관심에는 자제를 부탁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 같은데?
- 그런 부분들은 어느 정도 제어가 되어서… 18세 대표팀에 대한 것들이 메인이 되고, 승우도 그런 상황에 대해서 취지도 이해하고 열심히 하면서 좀 더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그런 환경 조성도 미디어 쪽에서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 바람도 있어요.

Q. 하지만 반대로 자의든, 타의든 이승우는 이제 이슈의 중심에 놓일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주변에서 이런, 저런 소문이나 평가도 미리 듣게 될 것 같다. 감독으로서는 선수를 이해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지는 않은지?
- '이렇대, 저렇대' (하는 이야기도 듣지만) 그게 그 선수의 전부가 아니라고 보거든요. 하나는 이해해 줘야 되는 상황인 것이 승우가 성장기를 어디서 보냈냐, 주 성장기를. 스페인이죠. 저희 선수들은 한국 내에서 성장기를 거쳤다고 했을 때, 서로의 성장에 대한 문화는 다르다는 겁니다.
그런 문화에 대해서 50%씩 서로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면 그런 것들이 형들과 동생 사이지만 팀의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에는 꼭 필요한 사항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갖고 있어요. 서로가 일방적인 이해를 구하기 보다는, 일방적인 배려를 원하기 보다는 배려가 50대 50으로 이뤄질 때 한 팀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좀 더 발전적인 기대감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이승우를 '한국의 메시'로 키워가는 것은 대표팀에도 일종의 과제가 아닐까?
- 물론 그렇게 가야되는 상황이죠. 그거야 뭐 어길 수 없는 순리이고요. 왜냐하면 선수가 재능이 있으면 당연히 지금보다 훨씬 더 능력적인 부분이 배양 되어야 하고,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의 조언, 티칭에 대한 상황을 우리가 가져가야 겠죠. 하지만 성장하지 못하고 조기에 은퇴하는 선수들, 반대로 무명에서 스타 플레이어가 되는 선수들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승우가 그런 상황들에 속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져가기 위해서 그 한 선수뿐 아니고 주위분들, 지도자, 학부모, 언론, 협회 모든 사항들이 제어할 건 제어하고 살려갈 건 살려가고 하면서 지금의 이 포커스 받는 부분을 아이가, 언제 어느 때 사라지는 그런 선수가 아니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 주위에 있는 분들이 고심이 상당히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Q. K리그에서는 지도자로 오랜 경험을 쌓았다. 연령별 대표팀 감독으로는 국내에서 첫 발을 내딛는 무대인데, 이번 JS컵에서 거두고픈 성과는?
- 이번에 JS컵을 통해 저희 18세 팀은 방향성을 얻을 거에요. 어떻게 가야 되나. 세계 축구의 방향은 이런 방향이고, 우리의 위치는 어디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식으로 방향성을 가져갈 것인가. 그걸 통해서 2017 FIFA 20세 월드컵에서 어떤 성과를 가져가야 할 것인지. 그 목표를 고민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 같아요.

Q. JS컵에서 '한국의 메시' 이승우도 국내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무엇을 기대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다고 보는지.
- 단체 운동은 개인을 통해서 일정 부분의 경쟁력을 가져갈 수는 있지만 그걸 통해서 결론까지 이끌어 내기에는 더 많은 사항들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이번 JS컵에서 승우 플레이를 다같이 한 번 확인해 보자고요.(웃음) 저도 처음 실제로 보는 거라서 기대가 큽니다. 그러니 아마 다음에 인터뷰 할 때에는 어떤 부분을, 방향성을 어떻게 가져가야 되는지에 대해 더 구체적인 답들이 나오지 않을까요?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영상취재/편집 = 김영균]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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