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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없는 감독들' 울산과 포항의 사생결단이 온다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5.05.21 18:04
수정2015.05.21 18:04

2015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울산과 포항, 포항과 울산의 12라운드 대결이 이 정도로 살벌한 분위기에서 펼쳐질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이 경기가 리그 1위를 다투는 싸움이 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두 팀은 '승점 3점' 외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동해안 더비'라 불리는 두 팀의 대결은 K리그 클래식이 자랑하는 명품 라이벌전이다. 실제로 지난 3월 포항스틸야드에서 치러진 리그 2라운드, 두 팀의 첫 맞대결에는 무려 1만 9,227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포항스틸야드는 무려 3년 만에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새로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한 포항에 대한 기대감은 수직 상승중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지난 2년 간 토종 선수들만으로 일궈 온 성과때문이다. 비록 이번 시즌 ACL 출전권은 놓쳤지만 내년을 기약하게 만드는 감독의 존재는 팬들에게 어떤 믿음보다 크다.

울산은 2라운드에서 그런 믿음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던 포항을 4-2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윤정환 감독이 자신의 K리그 무대 데뷔전이었던 1라운드 경기에서 선배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 서울을 상대로 2-0 승리를 챙긴 뒤였다. 울산은 이후 9라운드 제주전에서 1-2로 패하기 전까지 8경기 무패를 기록했다.

실제로 리그 개막 직전 미디어데이에서 이번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야 하는 전북, 수원, 서울, 성남의 사령탑들은 알게 모르게 포항과 울산을 가장 경계했다. 명가에는 저력과 축적된 노하우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ACL을 치르지 않는 두 팀이 시즌 중반 이후 자신들에게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공교롭게도 포항과 울산을 향한 두려움, 상승세, 흥분된 분위기는 3월 한 달 봄바람처럼 살랑이곤 사라졌다. 포항은 잡힐 것 같은 팀들, 안 잡힐 것 같은 팀들 가리지 않고 패하거나 무승부에 그쳤다. 울산은 무패행진이란 말을 쓰는 쪽이 무색할 정도의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최강 투톱과 막강한 수문장을 보유하고도 이기지 못하는 경기를 이어갔다.

그렇게 이어오길 어느덧 12라운드다. 이제 울산이나 포항 모두에게 서로를 다시 만나는 12라운드는 승점 3점을 가져오지 못하면 양 팀 사령탑의 자존심은 물론 많은 것을 잃게 될 지도 모를 경기가 됐다. 앞으로도 뒤로도 이기지 못하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긴 어둠의 터널이다. 본의 아니게 상황이 그렇다.

포항의 13라운드 상대인 대전은 조진호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자진사퇴 하면서 포항을 상대로 사생결단의 각오로 경기에 나설 공산이 크다. 울산의 13라운드 상대 서울은 27일 일본 원정으로 감바 오사카와 ACL 16강 2차전을 치른다. 그리고 31일 울산과 13라운드를 치르는데 이 경기가 과연 울산에 쉬운 경기가 될 지, 서울이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가 될 지는 지금으로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어떤 의미에서 5월의 마지막 주는 ACL을 치르지 않는 울산, 포항이나 ACL을 치르는 K리그 클래식 네 팀이 모두에게 상반기 최대 고비다. 리그 12, 13라운드와 ACL 16강 2차전이 마무리 되는 6월 초가 되면 팀들 간의 희비는 교차될 것이고, 상위권 팀들의 순위표 윤곽도 어느 정도는 잡히게 될 것이다.

그간 퇴장 징계로 벤치에 앉지 못했던 윤정환 감독은 포항전을 맞아 복귀하고, 황선홍 감독은 울산 원정길에 부상자와 징계선수를 제외하고 최상의 선발명단을 짜야하는 난제를 안게 됐다. 누구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라 예상했던 두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들이, 누구보다 외로운 싸움을 12라운드에서 벌이게 됐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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