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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연의 썸풋볼] 기성용의 이적 시장은 이제 시작이다

SBS Sports
입력2015.05.29 15:39
수정2015.05.29 15:39


최고의 시즌을 보낸 기성용인 만큼 시즌 마감 직후 이적설도 뜨겁다. 아직 FA컵 결승을 남겨 두었고, 모든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이적 시장에서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려 하는 벵거 감독의 성격을 감안하면 성급한 면은 있지만, 기성용이 아스날과 연결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아스날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대한 구애를 계속해 왔다. 유벤투스와 계약을 맺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케디라에서부터 사우스햄튼의 중심축으로 활약한 슈나이덜린까지 아스날의 레이더는 광범위하게 매물을 탐색해 왔다. 그 시야에 최고의 시즌을 보낸 기성용이 걸려든 것은 당연한 일. 아스날 스카우트 팀 최고 책임자인 스티브 로울리가 스완지 경기를 여러 번 방문한 것은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1. 기성용의 주전 진입 가능성은?

현재 아스날의 구성을 감안하면 기성용은 주전 경쟁이 어렵지는 않다. 혜성같이 등장한 코퀄린을 이겨 내야 하지만, 수비에 비해 공격 작업에 약점을 보이는 코퀄린은 맨유와의 경기에서 한계를 드러낸 바 있다. 비록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맨유의 선수들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강력한 압박을 통해 아스날 미드필드 진의 기능을 약화시켰는데, 아스날은 73분 코퀄린을 측면 수비로 전환하며 중원의 구성을 바꾼 결과 훨씬 원활한 움직임을 보여 주었다. 코퀄린이 수비진에게서 직접 공을 받은 지난 경기들과는 달리 맨유 전 이후의 아스날은 카솔라가 적극적으로 수비의 패스를 받아 들기 시작했다. 이는 전방에서부터 이루어지는 상대의 압박에 코퀄린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한 결과로 여겨진다.

기성용은 이 부분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센터백을 겸하기도 했을 만큼 수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빌드업에 좋은 능력을 보여 온 기성용이고,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헤딩과 태클 역시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느껴진다. 수비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을 때 코퀄린을 기용할 수 있으나, 아스날의 감독은 그럴 성격이 아니다. 여기서 현재 계속된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아르테타가 본래의 주전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공의 점유와 공격 작업에 훨씬 높은 능력을 보일 수 있는 기성용이라면, 상대가 어떤 팀이든 벵거는 그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아스날이 기성용을 영입한다면 전적으로 그의 실력에 기반을 둔 영입 이라 봐야 한다. 아스날은 박주영 영입 건에 있어서 적잖은 돈을 손해 본 경험이 있고, 당시 한국에서 스폰서를 구하려는 노력이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영향인지 확신하긴 어렵지만, 아스날 내부 담당자는 “한국은 아스날의 글로벌 마케팅 로드맵에 포함되어 있있지 않다."라는 것을 확인해 주기도 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아스날이 기성용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마케팅 측면이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2. 이적 가능성은 있을까?

안타깝지만, 벵거는 이미 슈나이덜린에 깊이 빠져 있다. 슈나이덜린 역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가진 영국 클럽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며 사실상 아스날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슈나이덜린 영입의 걸림돌은 이적료뿐으로 보이며, 아스날이 다음 목표물로 관심을 돌린다면 사우스햄튼과의 이적료 협상이 결렬된 탓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아스날이 스카우트를 통해 기성용을 관찰하는 것은, 슈나이덜린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를 대비한 포석으로 보인다.
아스날이 기성용에게로 눈을 돌릴 경우에도 이적료를 둘러싼 줄다리기는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중위권 팀의 대들보를 영입할 때 문제점은 무엇보다 시장에서 측정하는 선수의 몸값과 소속 팀에서의 영향력에 따라 매겨진 몸값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현재 천만 파운드 이하로 얘기되는 기성용의 몸값을 스완지가 받아들일 이유는 전혀 없으며, 최소 1500만 파운드 이상의 돈이 지불되어야 스완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기성용의 선택은?

본인의 마음은 알 수가 없으나, 수술의 시점이 미묘한 면이 있다. 기성용이 시즌 전부터 통증을 느껴 왔고, 이번 시즌 이후 이적을 하겠다고 결정을 했다면 좀 더 일찍 수술을 결정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회복 후 기량이 여전함을 증명할 시간을 가진 선수와, 수술에서 회복되고 있는 선수를 바라보는 눈은 다를 ���밖에 없다.
이에 더해, 선수와 가족들이 여러 번 스완지에 대한 만족감과 잔류를 표명한 점을 감안하면 스완지에 남는 선택을 우선시하고 있는 듯 보인다. 기성용은 그라운드에서 스완지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장난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밀해 보이며 골 셀레브레이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동료들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만약 이적을 결심할 경우 아스날은 기성용에게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런던은 매력적인 도시이고, 아스날은 기성용에게 지속적인 챔피언스 리그 출장을 보장해 줄 수 있는 팀이다. 하지만 기성용이 다른 팀을 알아본다면 맨유 또한 좋은 방향이 될 수도 있다. 캐릭의 부재로 인한 수비력 약화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블린트와 에레라 등은 캐릭의 역할을 해주기에는 너무나 다른 스타일의 선수들이다. 기성용은 캐릭의 가장 훌륭한 대체자가 될 수 있고, 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며 무엇보다 맨유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상황에 따라 마티치와 파브레가스 모두를 대체해 줄 수 있는 수준급 유틸리티 자원을 구해야 하는 첼시와, 수준 이하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바꾸고 싶을 맨시티에게 역시 기성용은 매력적인 자원이다. 그러나 몽크 감독 아래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완지에서 팀을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는 역할 역시 의미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의 부드러운 연결 고리 역할을 해주며 때에 따라 두 명의 센터백 사이에 위치, 쓰리백과도 가까운 형태를 만들어 주는 유형의 수준급 수비형 미드필더는 흔하지 않다. 뮌헨이 마르티네스의 부상에 사비 알론소를 급하게 수혈하고, 맨유와 아스날이 캐릭과 아르테타의 공백에 힘겨워 한 것도 그런 선수의 존재감이 크기 때문이다. 어쩌면 기성용은 한국에서 더 과소평가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인이라고 해서 기성용을 응원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가 프리미어 리그 내에서도 이미 중량감 있게 다루어지는 스타플레이어가 되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기성용의 이적 시장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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