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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슈틸리케호 이색 훈련 "연평해전 단관에 폭염 적응까지"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5.07.31 14:42
수정2015.07.31 14:42

부임 이후 가장 젊은 대표팀을 소집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선수권대회(이하 동아시안컵) 출전을 위한 여정에 올랐습니다. 우리 대표팀은 31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개최지인 중국의 우한으로 출국했는데요, 마지막까지 이번 대회 목표인 우승을 위해 철저한 준비로 눈길을 끌었죠.

이색적인 일정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최종 훈련일이었던 30일에 선수들은 수도권 모처의 영화관을 찾아 '단관(단체관람의 줄임말)'을 진행했는데요, 관람한 영화는 요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연평해전>이었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한창이던 당시 연평도 해안에서 벌어진 우리 해군과 북한 경비정 간에 발생한 전투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꽤 많은 축구인들이 단관을 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현재 상주 상무소속인 이정협은 영화를 보고 난 이후 같은 군인신분으로 더욱 깊게 감정이입을 하면서 국가대표 선수라는 위치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합니다. 동아시안컵에 참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북한 이렇네 총 4개국입니다. 역사적으로도 복잡하게 얽혀있는 네 나라는 그라운드 위에서도 치열한 라이벌 의식에, 혈투를 벌여왔는데요. 사실 긴 시간 동안 한국은 아시아 축구계에서는 절대적인 강자로 군림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0여년 간 복병처럼 여겨졌던 북한이 기복을 넘어 탄탄히 성장했고, 여기에 중국 축구가 무섭게 도전해 오면서 동아시아 축구계의 지형도 역시 크게 변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2015 동아시안컵은 어쩌면 그 정점을 읽을 수 있는 대회가 될 지도 모르고요. 그런 의미에서 선수들이 출국 전날 <연평해전>을 단관하고 떠난 것은 여러모로 자신들의 태극마크에 조금은 '복잡'한 혹은 '무거운' 생각을 갖게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정치적이고, 어려운 얘기를 차치해도 난관은 많습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중국 우한은 엄청난 폭염을 예고하고 있는데다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축구의 저력은 탄탄한 팬층을 기반으로 합니다. 매 경기 수만 관중이 들어차는 경기장의 '짜요'는 우리 선수들에게는 또 다른 적응과제입니다.
그런데 슈틸리케호가 파주 훈련장에서 최종 훈련을 진행했던 30일,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전역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져 대표팀이 원하든, 원치 않았든 준비된 '폭염 적응 훈련'이 진행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실제 중국 우한에 도착한 뒤의 습도나 기온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파주에서도 훈련 중 체감온도가 40도를 넘나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준비는 끝났다'는 표현이 더할나위 없이 적합한 훈련풍경이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9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이후 어떤 의미에서 순풍에 돛 단 듯 1년 여의 재임기간을 보내왔습니다. 특히 올해 1월 치렀던 호주 아시안컵에서는 우승 같은 준우승을 일궈내며 독일 출신 지도자답게 한국 축구 특유의 '투혼'에 실용적인 토너먼트 DNA를 인식해 성공적인 안착에도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3가지'가 있었습니다. 타이밍, 절박함, 해외파. 우리 대표팀 아니 한국 축구 전체가 반드시 살아나야만 하는 타이밍이었고, 선수들이나 슈틸리케 감독 자신에게도 제 각각 절박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해외파가 있었죠.

동아시안컵에는 이 3가지 요소가 모두 없습니다. 대표팀이나 선수들 그리고 슈틸리케 감독 모두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이 3가지 없을 때 늘 이전의 대표팀이 보여주곤 하던 분위기와는 다른 것도 사실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의 동아시안컵보다 더 중요한 9월부터 시작될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때문일 겁니다.

당장의 동아시안컵 성적에 초초해 하기보다는 더 중요한 목표를 위해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가장 젊어진 대표팀은 놀랍게도 무척 담담한 분위기로 제법 큰 대회 준비를 마무리 하고 중국으로 향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속한 이야기지만 축구팬들은 언제나 '성적'과 '경기내용' 두 마리 토끼 모두를 기대할 것입니다. 아직 동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본 적이 없는 우리대표팀은 2일 저녁, 중국과 첫 경기를 치릅니다.

[영상취재 / 편집 = 김영균]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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