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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연의 썸풋볼] 부상과 기복에 눈물 짓는 토트넘 잔혹사 손흥민은?

SBS Sports
입력2015.08.27 17:12
수정2015.08.27 17:12


부상과 기복에 눈물 짓는 토트넘 잔혹사. 손흥민은?

런던에 또 다른 한국인 프리미어 리그 선수가 탄생하기 직전이다. 많은 언론들이 손흥민의 토트넘 행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으며, 팬들은 벌써 손흥민의 이름을 넣은 응원가를 만들었다. 토트넘과 레버쿠젠의 비교 과정에서 의문을 품는 목소리도 있지만, 비교적 적절한 이적 타이밍으로 여겨진다. 다만,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맞는 팀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부상에 스러져간 토트넘의 기둥들

토트넘은 팀의 기둥이 될 만한 선수들을 부상으로 잃어 왔다. “Sicknote (병결계)”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유리몸으로 유명했던 대런 안덜튼까지 올라갈 필요도 없다. 강력한 리더가 되어준 레들리 킹은 일찍 선수 생활을 마감해야 했고, 흔들림 없이 팀을 지켜 줄 것 같던 허들스톤은 여러 차례 자신의 무릎의 강타한 부상과 수술로 인해 제대로 재능을 꽃피워 보지도 못했다. 역시 주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던 유네스 카불은 무릎 부상으로 59경기 결장, 엉덩이 부상으로 12 경기 결장 등 수비에 큰 공백을 초래하면서 결국 주장 완장을 골키퍼 요리스에게 넘기고 선덜랜드로 떠난 상태이다.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 역시 부상을 피해 가지 못했다. 토트넘에서의 쏠쏠한 활약을 바탕으로 브라질 대표팀에까지 승선했던 산드로는 부상의 여파로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해 버렸다. 부상당한 리오 퍼디난드를 대신해 잉글랜드 대표팀에 합류하기도 했던 마이클 도슨 역시 토트넘에서 기대를 받던 수비수였으나, 아킬레스건과 무릎에 발생한 문제로 세 시즌 동안 40경기를 놓치고 결국 팀을 떠나야 했다.

토트넘에서 반복된 부상으로 신음한 선수들은 상당수가 신체 조건이 좋으며 수비를 맡는 위치에 집중되어 있다. 팀의 중심을 잡아 줘야 할 수비수들이 자리를 자주 비운다는 것은 팀의 안정성에 좋을 리 없다. 또한 팀 전체적으로 봤을 때 부상 병동이라고 일컬어 질 수준은 아니지만, 특정 포지션과 신체 조건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은 클럽의 의료 시스템에 의문을 표할 수도 있는 문제이다. 손흥민이 수비수가 아니라는 점에 안도를 표하고 말 일은 아니라는 얘기.


굴곡진 기복의 역사
베르바토프가 떠나고 해리 케인이 혜성같이 등장하기 전까지 토트넘은 수많은 공격수들을 영입하고, 또 내보냈지만 만족한 적이 없었다. 심한 기복으로 실망을 안긴 것은 공격수 뿐만이 아니다. 미드필드의 저메인 제나스, 아론 레넌 역시 극심한 기복으로 인해 팬들에게 환희와 좌절을 번갈아 가며 안긴 주인공 들이다.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한 채 떠나 보냈거나, 혹은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솔다도와 라멜라에 대한 아쉬움은 물론이고, 반짝 강력한 활약을 선보인 뒤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사라진 윌슨 팔라시오스의 기억도 남아 있다.

선수들의 기복은 토트넘의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되도록 스물 초반의 어린 유망주를 영입하지만, 이미 기량이 만개하였고 안정된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들은 더 큰 클럽에서 선점을 해 둔 상태였다. 결국 토트넘은 꾸준한 성장이 담보되지 않은, 모험을 건 영입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클럽의 회장이자 이적 시장에서 전권을 쥐고 있는 다니엘 레비 역시 기복의 이유라 할 수 있다. 감독 교체가 잦고, 선수 영입에서 감독의 판단보다는 자신의 결정을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선수와 감독의 궁합이 파도처럼 출렁거릴 수 밖에 없다.

지난 시즌 팀의 득점을 책임졌던 해리 케인이 두 번째 시즌을 마주한다는 점도 2년차 징크스에 의한 기복을 걱정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손흥민 역시 (이적이 확정될 경우) 토트넘에서의 성공을 위해 경기력의 기복이라는 측면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경기 준비 상태에 따라 작지 않은 기복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손흥민에게 있어 (자국 선수를 제외하고) 적응과 회복을 위해 길게 기다려 주지 않는 토트넘의 분위기가 달갑지만은 않다.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까?

병역 혜택을 위해 2016년 올림픽 대표팀 와일드 카드가 절실한 손흥민이기에 새로운 팀에서 적응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나아가, 더 큰 클럽으로의 이적에 있어 프리미어 리그에서 꾸준히 유로파 리그 레벨을 유지해 온 토트넘에게서 선수를 영입하려는 팀은 레버쿠젠을 상대할 때보다 더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꾸준히 발전을 계획하고 있는 토트넘에서 긴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안정된 수비진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포체티노 감독은 여전히 신임 받고 있고, 클럽에서 자체적으로 길러낸 유망주들의 성장세가 주목할 만 하다. 또한 새로운 구장 신축을 위한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는 토트넘은 미식 축구 경기를 유치하며 재정적인 발전도 꾀하고 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두 시즌 정도만 머물며 더 높은 도약을 계획한다면, 쉽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다. 현재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는 에릭센 이상의 활약을 지속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토트넘을 만족시킬 만한 액수를 제시하는 클럽이 나오기 어렵다. 잉글랜드의 아이콘이 될 가능성을 보여 준 해리 케인을 노리는 빅클럽이 있다는 점 역시 손흥민의 이적에는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만약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오랜 기간 머물며, 팀이 길러낸 유망주들이 안정되고 빅클럽들과의 경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재정적인 발전을 이뤄내기 까지 기다린다면 다른 분위기가 연출될 수도 있다. 잉글랜드 내에서만큼은 인기가 높고, 팬 충성도가 강하기로 잘 알려진 클럽이라는 점도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호재다. 다만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손흥민의 빠른 적응과 부상 없이 안정된 활약을 전제로 함은 물론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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