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데뷔 선발승' 이대은, 가능성과 숙제
SBS Sports
입력2015.11.12 19:32
수정2015.11.12 19:32

[스포티비뉴스=타오위안, 박현철 기자] “중남미 타자들은 완전 빠르거나, 아니면 완전 느리거나. 이런 공에 강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이)대은이에게 커터나 포크볼 같은 빠르게 변하는 공을 주문하려고 합니다.”(포수 강민호)
역시 구위는 뛰어났다. 그러나 포심 패스트볼이 약간 높았고 떨어지는 포크볼의 스트라이크-볼 차이도 큰 편이었다. 들어오면 몰렸고 유인구는 너무 뚝 떨어졌다. 첫 국가대표팀 승선 후 데뷔전을 선발로 치른 미남 우완 이대은(26, 지바 롯데)은 값진 경험을 했다.
이대은은 12일 대만 타오위안국제야구장에서 열린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B조 예선 베네수엘라전 선발로 등판, 5이닝 88구 6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2실점으로 제 몫을 하며 선발승을 거뒀다. 팀은 13-2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고 넉넉한 타선 지원 속 선발승 영광은 이대은에게 돌아갔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3km에 이르렀고 컷 패스트볼-포크볼-커브 등을 던졌다. 전날(11일) 도미니카 공화국전에서 환상 리드로 장원준(두산)의 7이닝 1실점 선발승을 도왔던 포수 강민호(롯데)에게 경기 전 이대은을 어떻게 리드할 것인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강민호는 “대은이의 좋은 구위를 살리며 패스트볼 변종으로 빠르고 짧게 변하는 공을 적극적으로 주문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방망이를 끌어내고 경제적인 투구로 빠른 템포의 호투를 노리는 강민호의 전략이었다.
전략은 반 정도 성공했다. 일단 이대은은 자신의 구위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힘껏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탈삼진 6개는 포심에 이은 시속 130km대 후반의 포크볼이 조화를 이뤄 만든 결과. 그러나 커브 등 변화구가 높게 몰려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이것이 안타로 이어졌다. 이대은이 고전했던 이유. 다행히 볼넷은 단 하나에 불과했다.
가장 위기는 바로 5회초였다. 2사 1루에서 상대 4번 타자 후안 리베라는 볼카운트 1-2로 불리했던 순간 연속 파울 커트로 이대은의 진을 뺀 뒤 결국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이대은은 리베라 타석에서만 12개의 공을 던졌고 후속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 타석에서 폭투로 2사 2,3루까지 몰렸다. 다행히 포크볼(시속 139km)로 헛스윙 삼진을 뽑으며 선발승 요건을 충족했다.
자신이 좋은 투수라는 점은 이 5이닝 동안 보여 준 이대은이다. 베네수엘라 타선은 10일 미국을 7-5로 꺾었을 정도로 만만하지 않기 때문. 그러나 변화구 제구가 몰리거나 매우 낮게 떨어지며 어려운 경기가 되었다. 만약 경기가 박빙으로 흘렀다면 이대은의 강판은 좀 더 빠를 수도 있었다. 많은 재능을 지닌 이대은은 다음 경기에서 자신의 가슴에 박힌 태극마크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인가.
[영상] 경기 후 이대은 인터뷰 ⓒ 타오위안, 배정호 기자.
[사진] 이대은 ⓒ 타오위안, 한희재 기자.
박현철 기자 phc@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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