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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오심 탓? 실력 탓?…'비틀비틀' 한국축구

SBS Sports 주영민
입력2016.10.21 13:03
수정2016.10.21 13:03


19세 이하 아시아축구선수권에서 우리나가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고 8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개최국 바레인과 사우디, 태국과 함께 A조에 편성된 우리나라는 첫 경기에서 태국을 3대1로 눌렀고, 바레인과 2차전에서 2대 1 역전승을 거두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사우디와 3차전에서 2대 1로 역전패했습니다. 바레인, 사우디와 함께 나란히 2승1패씩 기록한 우리나라는 세 팀 간 ‘다득점’에서 ‘한 골’차로 밀려 탈락의 쓴 맛을 봤습니다.

한국의 탈락에는 개최국 바레인과 2차전에서 나온 ‘오심 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11일 바레인전 후반 11분에 선제골을 내준 뒤 내리 두 골을 뽑아 역전승했습니다. 그런데 바레인의 선제골은 명백한 오심이었습니다. 당시 코너킥 상황에서 바레인의 등번호 18번 레다 자심이 발리슛을 날렸는데, 골키퍼 바로 옆에 있던 등번호 13번 바레인의 사예드 에브라힘의 머리에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었습니다. 당시 에브라힘 옆에는 골키퍼 외에 어떤 한국 선수도 없었습니다. 분명히 오프사이드가 선언돼야 했지만, 심판은 에브라힘의 골로 인정됐습니다.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은 "저 위치에서는 공격수 머리에 공이 안 맞았어도 골키퍼 플레이를 방해했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 없는 오프사이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게 오프사이드로 선언됐다면 우리나라는 바레인에 골득실에서 앞설 수 있었지만, 결국 오심으로 인한 이 한 골 때문에 탈락을 한 겁니다.

‘오심’이 원망스럽긴 하지만, 우리는 실력으로 극복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지난 경기의 ‘심판 탓’보다는 지금의 ‘실력 탓’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우디와 3차전에서 선제골을 뽑아내고도 연속골을 내주고 역전패를 자초한 무기력한 ‘수비 탓’이 더 클 테니까요.

이번 대회는 내년 5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20세 이하 FIFA 월드컵‘ 티켓이 걸린 경기였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개최국으로 자동 출전합니다. 티켓을 향한 절실함과 긴장감은 떨어졌지만, 아시아 8강도 들지 못하는 전력으로 내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자칫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20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원장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18일 언론 브리핑에서 “내년 월드컵을 한국 축구 재도약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날아온 탈락 소식에 대한축구협회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특히 지난 달 16세 이하 대표팀이 아시아선수권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데 이어 슈틸리케호의 연이은 부진까지 겹치면서 한국 축구는 불안한 미래와 처량한 현실을 절감하며 시련의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SBS 주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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