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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손흥민, 英 무대 첫 해트트릭…토트넘 FA컵 4강행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7.03.13 01:07
수정2017.03.13 01:07


손흥민이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역사상 최초로 잉글랜드 무대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잠잠하던 득점포에는 다시 불이 붙었다. 약 한 달 만에 선발 출전 기회가 주어지자 보란듯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소속팀 토트넘은 대승을 거두며 FA컵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토트넘이 12일(이하 한국시간) 런던의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치러진 '2016/17 FA컵' 8강전에서 무려 6-0 대승을 챙겼다. 이 날 전반 31분에 터진 에릭센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토트넘은 이후 손흥민이 전반 막판과 후반에 연달아 골을 터뜨리며 3골 1도움으로 상대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만점 활약을 펼쳐 팀의 4강행을 이끄는 일등공신이 됐다.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가 한 경기 3골,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흥민은 이 날 밀월전에서 약 한 달여 만에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팀 최전방 공격을 책임졌다. 더욱이 토트넘은 전반 10분 팀의 주포인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갑작스레 교체 아웃되는 변수가 발생하면서 공격의 중추인 손흥민 등 최전방 자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손흥민은 팀이 1-0으로 앞서 있던 전반 40분, 상대 문전 앞에서 재치 있는 동작으로 수비수를 제친 뒤 침착하게 밀월 골망을 흔들며 귀중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영리한 드리블 동작으로 수비수를 교란시킨 손흥민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 구석을 노려 그대로 추가골을 꽂아 넣으며 자신의 시즌 12호골을 성공시켰다. 지난 1월 말 치러진 위컴비와의 FA컵 32강전에서 시즌 10호, 11호골을 기록한 뒤 약 한 달 반 만에 다시 터진 득점포다.
손흥민의 추가골로 2-0 리드를 만든 토트넘은 후반 초반 다시 손흥민의 발끝에 환호했다. 손흥민은 후반 9분에 후방에서 팀 동료 키어런 트리피어가 길게 올린 공을 그대로 이어 받아 슈팅으로 연결시키는 과감함을 선보였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손흥민이 강하게 때린 오른발 슈팅은 또 한 번 상대 골망을 흔들며 팀에 3-0 리드를 안겼다.

손흥민의 연속골로 완전히 경기 주도권을 가져 온 토트넘은 후반 내내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하며 델리 알리, 얀센까지 추가골을 기록해 후반 40분에 이미 5-0까지 크게 점수차를 벌렸다. 더 놀라운 것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손흥민의 득점력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40분 얀센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이미 2골 1도움을 기록한 뒤에도 득점 본능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 하는 분투를 선보였다.

손흥민은 후반 정규 경기 시간이 모두 종료된 뒤 주어진 추가시간에도 이미 큰 점수차로 경기 분위기가 다소 느슨해져 있었지만 쉬지 않고 상대 문전을 위협했다. 경기 종료 직전이었던 후반 추가시간 2분, 손흥민이 상대 문전 정면을 향해 때린 공이 밀월 골키퍼 킹의 손 끝에서 빠져나가 그대로 골라인 안쪽으로 흘러들어갔다. 주심이 득점을 선언하며 손흥민은 행운의 세번째 골을 기록했고,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역사상 처음으로 잉글랜드 무대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대기록에도 자신의 이름을 올리게 됐다.

사실 상대가 3부 리그 팀이기는 하지만 FA컵에서는 하위 팀들의 준결승, 결승 진출 이변이 종종 일어나는 만큼 이 날 밀월전은 토트넘으로서도 안심할 수 만은 없는 경기였다. 실제로 3부 리그 팀인 밀월은 16강까지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인 레스터 시티를 포함해 프리미어리그 팀들을 차례로 격파하는 이변을 일으켰던 팀이다. 그러나 밀월은 이 날 8강전에서 만난 토트넘에게는 고전을 면치못했다.
손흥민은 올해 초 애스턴 빌라와의 FA컵 경기에서 신년 축포를 쏘아 올리며 자신의 시즌 8호골을 기록했고, 이후 다시 1월 말 치러진 위컴비와의 FA컵 경기에서는 10·11호 멀티골을 기록하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 위업을 달성한 바 있다. 이후 리그에서는 좀처럼 선발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 손흥민은 약 한 달 만에 얻은 선발 출전 경기에서 무려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대활약을 펼치며 FA컵 무대에서도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가게 됐다.

밀월을 상대로 대승을 챙긴 토트넘이 FA컵 4강행 티켓을 가져오면서 결승행 다툼은 모두 프리미어리그 팀들끼리의 치열한 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11일 치러진 경기에서 강호 맨체스터 시티가 미들즈브러를 꺾고 첫번째 FA컵 4강 진출팀에 이름을 올렸으며, 12일 치러진 경기에서는 아스날이 하부 리그 반란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던 링컨 시티를 상대로 5-0 대승을 챙기며 4강 진출을 확정지은 바 있다. 토트넘까지 준결승에 합류한 가운데 마지막 FA컵 4강 티켓은 오는 14일 벌어지는 첼시와 맨유전 승자가 가져가게 된다.

경기 이후 축구통계전문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 평점 10점에 10점 만점을 부여했으며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은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에도 선정됐다. 최근 한 달 가까이 선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해 고전하던 손흥민은 한 달 만에 다시 선발로 나선 FA컵 경기에서 또 한 번 멀티골을 기록하는 대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입증하게 됐다.

[사진=Getty Images/이매진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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