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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아스날-맨시티, 혈투 끝 무승부…'벵거 입지 흔들'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7.04.03 02:22
수정2017.04.03 02:22


프리미어리그의 두 거함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가 중대한 일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나란히 2골을 기록했지만 90분 혈투 끝에도 무승부에 머물면서 어느 팀도 웃지 못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출혈이 큰 쪽은 아스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팀을 지휘하고 있는 아르센 벵거 감독의 향후 입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3일 자정(이하 한국시간)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경기에서 홈 팀 아스날과 원정에 나선 맨시티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날 경기는 아스날에게는 리그 4위권 재진입, 맨시티에게는 4위권 수성 목표가 걸려 있는 중대 일전으로 시작 전부터 엄청난 이목을 집중시켰다. EPL는 해당 시즌 리그 4위에게까지만 차기 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데 빅클럽들에게 챔스 출전 유무는 막대한 재정적 영향을 끼친다. 출전 수익은 물론 중계 수익료 배당액이 천문학적인 액수이기 때문.

하지만 아스날은 리그에서 약 20년 넘게 유지해 오던 빅4' 명성에 최근 크게 흠집이 난 상태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을 반드시 리그 4위권으로 이끌었던 아스날의 벵거 감독은 최근 팬들로부터 거센 경질 요구를 받고 있을 정도로 입지가 흔들렸다. 홈에서 치르는 경기였던 만큼 이 날 맨시티전에서 자칫 대패라도 당할 경우 벵거 감독의 입지는 더욱 미궁 속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었다.

맨시티도 상황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 시즌 초반만 해도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되던 맨시티는 잉글랜드 무대에서 감독으로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과 팀 장악력이 도마 위에 올랐을 정도로 기복을 겪고 있다. 맨시티 역시 아스날 원정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추가해야 차기 시즌 챔스 출전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팀의 명운이 걸려 있었던 만큼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격렬한 양상으로 공방전을 주고 받았다. 아스날의 벵거 감독은 팀 공격의 핵인 산체스는 물론 지루, 월컷, 웰벡에 이르기까지 공격 최전방에 가용 자원들을 총동원했다. 중원 역시 에이스 외질을 중심으로 코를랭, 샤카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맨시티의 화려한 공격진에 맞섰다.

배수진을 친 아스날이었지만 선제골은 맨시티 쪽에서 나왔다. 아구에로, 데브라위너, 스털링 등 화려한 공격진을 앞세운 맨시티는 전반 5분 만에 런던 에미레이츠의 골망을 흔들며 기선을 제압했다. 데브라위너가 전방으로 올린 공이 아스날 문전으로 향하면서 이를 이어 받은 사네는 아스날 골키퍼 오스피나를 가볍게 제치고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승기를 선점한 맨시티는 이 날 경기가 원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 내내 아스날 골문을 향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순식간에 경기 주도권을 내준 아스날은 대량 실점 악몽으로 이어질 뻔 했던 상황을 골키퍼 오스피나의 선방으로 간신히 면했다.

일방적이던 경기 분위기는 전반 21분 아스날의 에이스 외질이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하면서 다소 균형을 찾았다. 아스날은 맨시티 측면을 공략해 들어가며 공격수 산체스 등이 최전방 뒷공간을 파고 드는 효율적인 움직임으로 맞섰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 날 부상 등으로 수비전력에 공백이 생기자 임시 풀백으로 나바스를 배치했지만 아스날이 왼쪽 측면 공략에 성공하면서 허점을 노출했다.

이른 시간 선제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공격 루트 확보에 성공한 아스날은 결국 전반 40분에 주어진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만회골을 만들어 냈다. 전방에 침투해 있던 월컷이 맨시티 수비진의 실수를 틈 타 경기 균형을 맞추는 1-1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승기는 채 1분이 되지 않아 다시 맨시티에 넘어갔다.
동점 상황 이후 빠른 역습에 나선 맨시티는 데브루위너가 아스날 측면을 빛의 속도로 허물며 전방까지 침투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다. 공이 골대에 맞고 튕겨져 나오자 문전으로 쇄도해 들어간 아구에로는 재차 슈팅을 날리며 절묘한 각도에서 2-1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맨시티는 후반 들어서도 쉴 새 없이 공격을 주도하며 승기를 가져가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 8분, 아스날이 다시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아스날은 코너킥 찬스에서 공격에 가담해 있던 수비수 무스파티가 날카로운 헤딩슛으로 맨시티 골망을 흔들며 상대의 허를 찔렀다.

다시 실점하며 수비가 여전히 허점을 보인 맨시티는 추가골을 넣기 위해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이 날 경기 초반부터 신들린 선방쇼를 펼친 아스날 골키퍼 오스피나가 번번히 상대 슈팅을 막아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양팀은 경기 막판까지 쉴 새 없는 공방전을 벌였지만 더 이상의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아 경기는 2-2 무승부, 승패를 가르는 데에는 실패했다.

승점 1점씩 나눠가진 양팀은 리그 29경기를 소화한 맨시티가 승점 58졈을 쌓으며 다소 안정적으로 4위 자리를 지키게 됐고, 리그 6위에 머무른 아스날은 승점 51점을 확보하는데 그쳐 차기 시즌 챔스 진출은 더욱 불투명해진 상태다. 아스날은 4위 맨시티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은 물론 이제는 승점 50점으로 7위에 올라 있는 에버턴의 추격도 피할 수 없게 돼 차기 시즌 유로파 리그 출전권 확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계속 되는 성적 부진으로 경질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아스날의 벵거 감독은 맨시티전 이후 팀과의 재계약 여부에 대한 입장을 내 놓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벵거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에도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Getty Images/이매진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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