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 골프

[U-20 STAR] 삼사자 군단의 미래, FW 도미닉 솔랑케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7.06.12 12:59
수정2017.06.12 12:59


전세계 축구계가 U-20 월드컵을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새로운 스타의 등장 때문입니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축구계의 전설적인 스타들이 이 대회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데뷔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자국 축구계가 자신들의 대표팀을 이끌어 갈 새로운 희망, 차세대 동력을 이 대회를 통해 발견하고 또 얻어갑니다. 월드컵은 그렇게 스타가 탄생하는 공간입니다.

지난 5월 20일 개막해 약 한 달 간의 기간에 걸쳐 우리나라에서 치러진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을 통해서도 여러 스타들이 잠재력을 폭발시켰습니다. 그 중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선수는 단연 축구종가의 공격수 도미닉 솔랑케입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상당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소속 선수들이 즐비한 잉글랜드 대표팀은 경기 외적으로나, 기량면에서나 대회 내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경기가 있을 때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우리 U-20 대표팀 다음으로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잉글랜드 대표팀 공격수 솔랑케는 대회 기간 중이었던 지난 달 5월 말, 영국 현지에서 이적사실까지 공식적으로 발표되면서 더욱 화제가 됐죠. 첼시 유스에서 성장한 솔랑케는 더 많은 출전기회와 대우를 위해 결국 자신을 키운 친정팀과 과감한 결별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리버풀이 공식적으로 선수 영입사실을 발표한 이후 솔랑케는 U-20 월드컵 무대에서 '펄펄'날기 시작했습니다. 백미는 지난 8일 치러졌던 4강전이었습니다. 대회 초반 예상외의 부진한 모습으로 '역시' 잉글랜드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많은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단숨에 바꿔 놓은 것은 솔랑케의 골들이었으니까요.

잉글랜드 선수들은 월드컵 같은 국제무대에서 언제나 불안한 '멘탈'을 보이기로 유명합니다. 전력상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토너먼트 단판승부가 주는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경기 중에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잉글랜드가 유독 월드컵 같은 대회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온 원인 중의 하나이기도 했고요. 아마도 패배 이후 자국에 돌아가 마주하게 될 국민적 '공분'에 대한 두려움도 그들에게는 늘 큰 부담일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탈리아전은 잉글랜드가 이번 대회에서 만난 가장 큰 고비였습니다. 50년 만의 월드컵 우승이 목전까지 왔지만 강호 이탈리아를 넘지 못하면 절대 다가설 수 없는 목표였죠. 그런데 잉글랜드는 당시 이탈리아전에서 경기 시작 2분 만에 실점하며 흔들렸습니다. 예상대로라면 일찌감치 선제골을 넣은 이탈리아가 전통의 '카테나치오'로 삼사자군단을 돌려보냈을 시나리오가 설득력이 높아 보이는 것도 사실었고요.

솔랑케는 선제골이 들어간 지 무려 70분 가까이 지난 후반 21분, 자국 축구 역사를 새로 쓰는 동점골을 터뜨렸습니다. 이 자신만만한 20살 공격수는 언제나 그라운드 위에서 스스로를 최고로 믿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향한 수많은 기대에 스스로의 가치를 골로 입증했습니다. 그렇게 에이스의 활약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잉글랜드는 루크먼과 솔랑케의 추가골을 보태 이탈리아를 상대로 짜릿한 3-1 역전승을 챙겼죠. 그리고 4강전에서의 그 드라마틱한 승리는 결승전에서 만난 베네수엘라의 끈질긴 추격을 무섭게 따돌리는 원동력이 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우리 대표팀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스타를 발견했습니다. 이승우, 백승호 같이 바르셀로나에서 성장한 천재적인 선수들이나 대학생 선수인 조영욱은 물론 K리그와 각자의 소속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많은 선수들이 우리 축구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자원들 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동시에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가 얼마나 많은 재능과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지도 목격했습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우승팀인 친정팀의 유니폼을 벗고 리버풀행을 택한 솔랑케의 선택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커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그가 택한 것은 단순히 자신 혼자만의 영광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를 상대로도 역전할 수 있고, 월드컵 우승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확인한 축구종가의 미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향후 몇년 동안 세계 축구계는 잉글랜드 대표팀에게서 눈을 뗄 수 없을 듯 합니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스포츠의 즐거움! SBS All Sports 와 함께 하세요'    페이지 방문하기 >클릭
          

ⓒ SBS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은혜다른기사
신개념 골프 콘테스트 프로그램, 스윙킹 24일 추석 첫방송
[아시안게임] '인맥축구 논란 끝' 김학범호, 바레인전 대승 큰 소득

많이 본 'TOP10'

    undefi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