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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WC] '이번엔 카타르 참사' 슈틸리케호, 충격의 2-3 패

SBS Sports 이은혜
입력2017.06.14 06:29
수정2017.06.14 06:29

축구대표팀이 카타르 원정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했다. 슈틸리케호는 지난 3월 중국 창사에서 당한 패배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 축구에 있어 기적의 땅이라 불리던 도하에서도 비극이 계속됐다. 대표팀 경기력은 또 한 번 무기력했고,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은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됐다.

1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치러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 경기에서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카타르에 2-3으로 패했다. 우리 대표팀은 이날 패배로 승점 13점에 머물며 A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불안한 2위다. 하루 전 경기를 치른 조1위 이란이 우즈베키스탄에 승리를 거두면서 3위에 머문 우즈벡(승점 12점)과 크게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찬스였지만 슈틸리케호는 또 한 번 자멸했다. 3위 우즈벡과 승점 차이가 1점 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 되면서 월드컵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우리나라는 오는 8월 31일 홈에서 이미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이란을 불러들여 최종예선 9차전 경기를 치른다. 그러나 이후 9월 5일에 예정된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는 조 2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여서 승리를 확신하기 힘들다. 6월 현재 A와 B조에서 각각 5개씩 총 10개 국가가 치르고 있는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은 각 조의 1, 2위를 차지한 팀들이 먼저 4장의 티켓을 가져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승점 20점을 쌓아 A조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란은 이미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본선행을 확정지은 상태다.

아시아지역에는 총 4.5장의 월드컵 본선 티켓이 배정되어 있으며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조 2위를 확보해야 한다. 슈틸리케호는 이날 카타르전에서 승리할 경우 조 3위 우즈베키스탄을 승점 4점 차이로 따돌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지만 또 한 번 무기력한 전술과 불안한 경기력으로 호재를 날렸다.
A와 B조에서 3위를 기록한 팀들은 남은 0.5장의 티켓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며 이 대결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다시 한 번 북중미 지역 최종예선 4위 팀과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한다. 결국 조 3위로 최종예선을 마칠 경우 0.5장의 본선행 티켓을 가져오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하며 더욱이 본선행을 장담할 수도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회심의 승부처였던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최전방에 젊은 피 황희찬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손흥민, 지동원은 물론 기성용과 이재성을 2선으로 받치는 공격적인 전략을 택했다. 중원에서 한국영이 공수 조율에 나선 가운데 포백 수비 라인은 베테랑 곽태휘를 필두로 김진수, 장현수, 최철순이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전반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확실한 기선제압에 실패한 우리 대표팀은 오히려 중앙의 곽태휘와 측면수비가 상대에 허점을 노출하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전반 25분 중앙 수비수 곽태휘가 결정적인 패스 미스로 카타르에 위협적인 공격 찬스를 내줬고, 결국 이를 저지하기 위해 일대일 대결을 벌이던 최철순이 파울을 범하며 프리킥을 허용했다. 카타르는 키커로 나선 하산 알 하이도스의 킥이 우리 수비벽을 넘어 그대로 골망으로 빨려 들어가며 순식간에 득점에 성공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이른 시간 실점한 우리 대표팀은 이후 더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조 2위 사수를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지만 악재는 계속됐다. 전반 34분 공격을 시도하던 손흥민이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다 착지하는 과정에서 오른 손목을 크게 다치며 교체 아웃됐다. 부상 직후 현지에서 병원으로 이송된 손흥민은 오른 손목이 골절돼 깁스를 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슈틸리케호는 대표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손흥민이 빠지면서 공수 밸런스가 크게 무너졌고 손흥민을 대신해 교체투입된 이근호 카드도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근호는 전반 40분 회심의 슈팅을 시도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한 골을 먼저 넣은 뒤 탄탄한 조직력을 보인 카타르는 오히려 골키퍼 선방 장면까지 나오며 한국을 압도했다.

무기력하게 전반을 마친 우리 대표팀은 후반 시작 6분 만에 다시 어이없는 실점 장면을 연출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카타르의 아크람 아피프가 우리 오른쪽 측면 진영을 매섭게 돌파해 내며 완벽한 골 장면을 연출했다. 첫번째 골의 주인공이었던 알 하이도스는 두번째 골장면에서도 아피프와 빠른 템포의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며 우리 수비진을 완전히 농락했다. 속수무책으로 두 골이나 내준 우리 대표팀은 이렇다 할 대책을 찾지 못하고 급격히 흔들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동원을 빼고 또 다른 공격수 황일수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이 역시 결정적 승부수가 되지는 못했다.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황에서 경기가 이어지면서 우리 대표팀이 세밀한 공격 전개에 번번히 실패한 반면 카타르는 한 수 아래 팀이라고는 보기 힘든 침착한 경기력으로 2-0 리드를 안정적으로 지켜나갔다. 우리나라는 후반 17분 기성용이 이재성으로부터 연결된 패스를 한 번에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드는 놀라운 장면을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역시 무용지물이 됐다.

1-2로 한 골을 따라 붙은 우리 대표팀은 채 10분이 되지 않아 최전방의 황희찬이 추가골까지 만들어 내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 다시 한 번 절호의 찬스를 맞았다. 교체투입 이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던 이근호가 측면 돌파에 성공한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이어 받은 황일수가 헤딩으로 문전에 공을 떨구며 찬스를 만들었다. 황희찬은 침착한 왼발 발리 슈팅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대표팀 막내 황희찬이 성인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데뷔골을 기록하는 기쁨을 누리며 2-2 동점을 만들었지만 후배의 고군분투 역시 허사로 돌아갔다. 동점골이 들어간 지 다시 채 10분이 되지 않아 실점이 이어진 것. 이날 측면에 이어 중앙 수비까지 집중력을 잃고 흔들리면서 완전히 무너진 우리 대표팀은 카타르의 첫번째 골을 성공시켰던 알 하이도스에게 다시 한 번 실점하며 패배를 자초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세 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 후반 35분 한국영을 빼고 남태희를 투입했으나 승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먼저 2골이나 내주고, 다시 2골을 넣고도 또 실점한 슈틸리케호는 지난 3월 중국 원정 패배에 이어 또 한 번 최악의 졸전을 이어갔다. 계속되는 원정경기 무승과 이어지는 졸전으로 자신감을 상실한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행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의 입지 또한 사면초가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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